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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를 사랑하는 한 경제학자의 피끓는 직언 "전라도는 스스로 망한다" [이양승 칼럼]

뉴데일리

<민주당이 외치는 ‘균형발전’이란?>

요즘 [메가 시티]가 화두다. 서울과 수도권은 이와 입술이다. ‘순망치한’ 즉, ‘전략적 보완 관계’이다. 서울 때문에 수도권이 성장했고, 수도권 때문에 서울은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

‘몰림과 쏠림’을 통해 ‘집적 이익’이 실현된다. 시장이 커지고 더 큰 이윤창출 기회가 열린다. 경쟁으로 인해 더 많이 노력할 유인이 발생한다. 그 노력은 혁신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이 모이면, 이상한 이들도 많지만 똑똑한 이들도 많다.

[메가 시티]에서 신지식이 만들어지고 더 빨리 전파된다. 대체로 [메가 시티] 지역에서 생산성이 높고 임금수준이 높은 이유다. 하버드대 에드워드 글레이져 교수 표현대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도시일 수도 있다.

■ 민주당, '균형발전' 말할 자격 없다

한국에서 그 ‘몰림과 쏠림’은 서울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메가 시티]는 현실이다. 그리고 행정구역 조정 여부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선택일 것이다. 중구난방 식으로 나서서, ‘감놓으라 배놓으라’ 할 일이 아닐 것 같다.

이 와중에 [균형발전]을 외치며 [메가 시티] 계획을 조롱하는 민주당을 보면, 영화 <베테랑>의 대사가 생각난다. “어이가 없네.”

민주당은 [균형발전]을 말할 자격이 없다. 민주당의 주된 권력 기반은 누가 뭐래도 전라도다. 전라도에선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다. ‘공천 칼부림’이 일어나는 이유다.

■ 전라도 권력, 바뀐 적 없다

민주당 일극 체제 전라도는 [균형발전] 했을까? 연구를 하며 깨달은 게 하나 있다. 전라도는 스스로 망한다. 변화가 없어서다. 전라도 내 권력은 바뀐 적이 없다.

‘민주주의’는 외침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통해 실현되는 것이다. 정치도 시장원리가 필요하다. ‘정치 서비스’ 공급경쟁을 위해서다. 모든 선진적 자치 지역들 모두 그 원리를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G8 강국’의 전라도는 예외다. 역설적이게도 ‘민주주의’를 가장 크게 외치는데, 정작 ‘정치 서비스’ 공급경쟁은 없다. 특정 정당에 의한 시장 독점상태다. 그러한 상황에서 ‘정치 서비스’ 품질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그 서비스 수요자들인 주민들의 후생 수준이 높을 수 없다.

■ 전라도의 시스템 불량, 누구 탓인가?

문제는 또 있다. 시스템 불량과 그로 인한 ‘역선택’이다. 자원부족 때문에 망하는 것이 아니고, 자원배분 시스템이 불량해서 망하는 것이다.

서유럽 선진국들 대부분은 자원부족을 겪었던 나라들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다렌 아세모글로 교수가 자신의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통해 강조하는 바이다. 역설이다. 전라도 정치인들에게 꼭 읽혀야 할 책인데, 결코 읽히지 않을 것 같다. 미국 경제학자가 썼고, 주로 선진국 시스템을 칭찬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예이다. 모임을 다녀온 이들에게서 다음과 같은 푸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매너 좋은 사람들은 아쉽게 그 자리를 빨리 떠나고 매너 나쁜 사람들은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더라고.”

당연하다. 그 매너 좋은 이들은 불러주는 곳이 많기에 그 자리를 빨리 뜨는 것이다.그 매너 나쁜 이들은 불러주는 곳이 없기에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 ‘역선택’ 문제의 시작과 끝은 무작정 ‘관대’하기 때문이다. 스크리닝(screening)이 없다는 뜻이다.

■ 좋은 상품·인재, 전라도를 떠난다··· 왜?

상품시장도 마찬가지다.스크리닝이 없으면, ‘고품질’ 상품과 ‘저품질’ 상품이 구분되지 못하고 같은 가격이 붙여진다.

그 경우 수혜자는 역설적이게도 ‘저품질’ 상품을 보유한 ‘꾼’이고, 피해자는 ‘고품질’ 상품을 보유한 이다.그 결과 ‘고품질’ 상품은 그 시장을 빠져나가고, 그 시장의 평판은 추락한다.고객들은 그 시장을 외면한다.그로 인해 수요가 부족해지면, 그나마 나은 상품들이 시장을 또 빠져 나간다.그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그 시장엔 ‘저품질’ 상품들과 ‘꾼’들만 남는다.

노동시장도 마찬가지다.

지금 전라도가 처한 모습이다.‘고품질’ 상품을 보유하고 있어도, ‘높은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한다.

역선택이다.좋은 상품과 훌륭한 인재들이 모두 지역을 떠난다.불량시스템 때문이다.

그게 문제의 초점이다.예산 더 내놓으라고 외칠 때가 아니다.

■ 불량 시스템, 부패 시스템 된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그 불량 시스템은 부패 시스템으로 이어진다. 부패 시스템은 ‘끼리끼리’ 부패 고리를 만들어 자원을 배분한다.

‘부패’와 ‘부패 시스템’은 다르다. 부패는 윤리의식이 부족한 사람이 저지른다. 부패 시스템은 정상적인 사람들도 같이 저지르게 된다. 홀로 청렴하면 그에게 불이익 또는 해코지가 돌아가기에, 부패에 가담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모두가 같이 부패를 저지르고, 모두가 같이 나눠 먹고, 모두가 같이 은폐하고, 모두가 같이 평판을 공유한다.그것이 ‘부패 시스템’인 것이다.

■ 전라도의 시스템, 경쟁력 있는가?

전라도 시스템은 어떨까? 누군가는 자신의 고향이 발전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꼭 물어야 한다. 전라도 시스템은 경쟁력이 있을까?

중요한건 정보 대칭화기능이다. 정보가 공개되면, ‘노력’만큼 대우를 받게 된다. 다시 말해, 정보가 대칭적인 시장이 정보가 비대칭적인 시장보다 더 경쟁력을 갖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엔 훌륭한 인적자원들이 몰려들 유인이 발생하지만, 후자의 경우엔 훌륭한 인적자원들이 떠나갈 유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금 전라도가 마주한 고민거리이다.

지금 전라도 시스템 불량과 부재 상황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정치독점 상태이다.‘민주주의’도 외침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듯, [균형발전]도 외침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전략이 있어야 한다. 예산을 내놓으라고 떼 쓸 때가 아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11/07/20231107004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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