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전 타 사이트에 썼던 칼럼인데 공유하고 싶어서 가져왔습니다. 본선이 아직 물이 오르지 않아 소재거리가 마땅히 없네요. 생기는대로 새 칼럼도 써보겠습니다.
1) 이대남의 등장
재보궐 선거 이후 대선 정국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이대남에 대한 관심과 집중이 뜨겁습니다. 기존에 없던 이대남이라는 용어까지 만들어가며 온갖 언론에서 주목했고, 과거 20대 GSGG론의 확장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대남 GSGG론, 이대남 일베론 등의 세대 비하 발언까지 모 사이트들에서 제기되는 등 좋으나 싫으나 이대남은 이미 정치권의 떠오르는 키워드입니다.
최근에는 홍준표 후보의 상승세의 주역으로 떠오르기도 했죠.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이대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접근하는 듯 합니다. 진석사님의 재밌어서 지지한다 발언, 이대남은 부동산 때문에 오세훈을 지지했다라는 분석, 이대남이 극우화 되었다 등등의 분석은 모두 틀린 분석입니다. 저도 20대 남성인 입장에서 최대한 현실에 맞게 분석하려 노력했으니 제발 정치권에서 이 글 한줄이라도 읽고 정확히 좀 알고 이대남에게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대현 앵커님께서 얼마 전 이런 말씀을 페이스북에 올려주신 바 있습니다. 이번 이준석 신화를 일으키고 있는 20대 청년들이 80년대 군사독재에 저항하던 청년들, 보수 정권에 맞서 노무현 신화를 일으킨 청년들과는 달랐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분석입니다.
2) 과거와 다른 이대남들
역시 얼마전 이준석 대표가 이대남을 농민군에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게 아주 정확하게 이대남을 분석한 것이라고 봅니다. 과거 독재와 정권에 저항했던 청년들의 성격은 혁명군이었습니다. 잘못된 체제와 압제에 분연히 들고 일어나 세상을 뒤엎고 고쳐보겠다는 일념 하에 그들은 돌을 집어 들었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들에겐 조직이 있었고, 대의명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이들은 혁명의 성공 이후 많은 혁명가들이 빠지는 선민주의와 우월감에 젖어 이른바 꼰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대남에게 있는 것은 거창한 조직이나 대의명분이 아니라 악에 받힌 울분과 위협에 따른 절박감입니다. 코너에 몰린 쥐가 고양이라도 물어뜯어보려 발버둥 치는 것에 비유하면 알맞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철저히 실용 실리주의적입니다.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버립니다. 불과 1년 사이에 안철수, 윤석열을 거쳐 이젠 홍준표를 지지하는 이들은 앞선 둘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철저히 버렸습니다. 혹자는 이준석에게 반기를 든 둘이기에 버려진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재보궐 경선 당시까지만 해도 이대남은 안철수를 지지하며 이준석을 비토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이준석 신드롬은 오세훈이 당선되고 전당대회가 열리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이 시간 순서를 헷갈리면 안되겠습니다. 현재 이대남이 이준석을 지지하는 이유는 그것이 가장 이대남에게 이득이 되고 또 이준석이 자신들을 대변해주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치권이 현재 이대남 현상을 분석하기 어려워 하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과거와는 달리 전혀 조직이나 선동, 프로파간다가 눈에 보이지 않음에도 70퍼센트가 똘똘 뭉쳐 이해되지 않는 단결력을 보여주니까요. 또 이들은 특정 정치 세력이나 인물을 지지하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 이준석 대표가 이대남의 아이콘으로 급부상 했지만 불과 몇 달전만 해도 준청래 등의 비하발언을 들으며 비토의 대상이었다는걸 알아야 합니다. 만약 당장 내일이라도 이준석 대표가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다면 누구보다 먼저 죽창을 집어들고 이준석을 찌를 자들은 이대남입니다.
3) 이대남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책의 내용은 이대남의 생각과는 정 반대의 입장이지만 역설적으로 현 이대남의 정서를 잘 드러내주기에 가져왔습니다. 이대남의 키워드는 “공정”입니다. 페미니즘, 부동산, 조국 등등은 결국 이 공정이라는 대전제 카테고리 안에 포함되어있습니다. 또한 이 공정은 능력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 간 문재인 정권 하의 공정은 결과의 공정이었습니다. 다만 이 공정 또한 소수의 운동권, 권력자, 여성계, 노동계, 환경계 등 시민단체에게만 유리한 결과의 공정이었습니다. 조국 윤미향이 그러했습니다. 페미니즘과 여성 인권이라는 미명 하에 여성계는 권력의 중심부에 입성했으며, 시민단체는 눈 먼 세금을 타갔습니다. 이 모든 것에서 이대남은 유기견이 되어 철저히 소외되었습니다.
이 나라가 세대별로 전혀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는 분석을 해주신 분이 있던데 저 역시 공감합니다. 이미 노년 세대인 6070, 문재인 정권 하에서 손쉽게 자산을 불려나간 4050, 여성계가 뿌려주는 자잘한 미끼와 쇼, 인권 등의 허울에 취한 일부 2030 여성들을 제외한 2030 남성들은 그 누구도 신경써주지 않는 철저히 정치적으로 고립된 5년을 보내왔습니다. 그 5년간 이대남에게 떨어진건 그나마 군 기간 단축, 핸드폰 사용정도 뿐입니다. 다른 세대들이 공정한 세상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갈 때 이대남은 악에 받힌 울분이 쌓여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에 쌓인 울분의 대상은 문재인과 민주당입니다.
그렇기에 능력주의와 기회의 공정을 말한 이준석 대표는 이대남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윗 세대는 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다 같이 잘살자는데 왜 능력주의를 말하느냐, 엘리트 주의로 돌아가자는 것이냐, 소수만 잘 살고 부자만 잘 사는 능력주의를 지지하는 이대남을 이해할 수가 없다 등의 식입니다.
그러나 이대남은 최근 5년을 통해 국가 시스템에 대한 강한 불신감이 쌓인 상태입니다. 국가 시스템이 말하는 다 같이 잘살자가 결국에는 다 같이 못사는 결과를 낳았으며, 복지 확대라는 명분으로 걷어간 세금은 선심 쓰듯 던져주는 푼돈으로만 돌아오고, 소수의 특권층만이 결과의 공정이라는 미명하에 뒷구멍으로 능력을 넘어선 출세를 하는 것을 똑똑히 보아온 세대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능력주의를 주장합니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못사는건 인정하겠지만 능력을 키워 올라갈 기회를 달라는 겁니다. 나보다 능력 없는 사람이 부모 잘만나 올라가는건 눈뜨고 못보겠다는 겁니다. 능력과 상관 없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들에게만 취업 특혜 가산점을 주는 것, 약대 정원 주는 것 못참겠다는 겁니다. 능력있는 부자, 능력있는 여성이 자신들 위로 올라가는 것에 이들은 전혀 거부감이 없습니다. 어딜 부자가, 감히 여자가 위에 있다는 것이 불편한 것이 아니라 능력없는 사람이 위에 있는 것을 못견디는것, 이것이 이들의 공정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처음 정치권에서 주장한 이준석 대표는 전무후무한 30대 제 1야당 대표가 되었습니다.
4) 홍준표에게 뭉친 청년들
그래서 이들은 다시 한번 홍준표에게 뭉칩니다. 홍준표 후보는 이대남을 위한 그 어떤 선심성 정책을 내놓은 적이 없습니다. 모병제요? 이대남들도 반대하는 사람 많습니다. 얼마전 윤석열 캠프에서 이대남을 위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발언을 흘렸는데 전혀 핀트를 못잡은 발언입니다. 왜 이대남 사이에서 돈 줘서 찍을거면 이재명을 찍지 윤석열을 찍겠냐는 조롱섞인 비판이 나오는지에 대한 반성이 결여된 발언입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나라의 정상화와 공정한 시스템입니다. 이대남은 홍준표가 이를 이루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 전략적으로 홍준표를 지지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특정 세대, 특정 성별에서 70을 뛰어넘는 과반의 몰표가 나오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그 18대 대선에서도 박근혜에 대한 60대 이상의 표 비율은 2:7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좌파 성향이 강할 젊은 세대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정치 공학적으로도 연구해볼만 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이대남의 반란
이대남을 중심으로 뭉친 청년들은 다시 한번 칼을 빼들어 기존 정치 세력들과 기득권 세대들에 대한 반란을 준비 중입니다. 이 반란은 길고 긴 싸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와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승리해야만 하는 싸움이기도 합니다. 그 날을 위해 차분히 준비해 봅시다.
키워드 공정 공감합니다
와 100% 공감하고 정확한 통찰력 입니다. 저 또한 위에서 말한대로 고대로 기분 100% 입니다. 여기 칼럼 만큼 지금 현 MZ 세대를 이해하는글이 없는거 같네요 하나 추가 하자면, 우리나라 여성분들도 진짜, 페미가 싫고 실력으로 하자라는 멋진 여성분들도 많습니다. 이 여성분들도 나도 열심히 하니 올라 가는데 굳이 왜 여자라고 노력 없이 제가 무임승자해
라는 분들도 정말 많습니다. 아마 이대남 이라기 보단 MZ 세대 전체를 공정의 틀로 남여 나누지 말고 같이 생각 하는게 포인트 같습니다.
우리가 원하는건 해줘가 아닌 하지마
키워드 공정 공감합니다
우리가 원하는건 해줘가 아닌 하지마
와 100% 공감하고 정확한 통찰력 입니다. 저 또한 위에서 말한대로 고대로 기분 100% 입니다. 여기 칼럼 만큼 지금 현 MZ 세대를 이해하는글이 없는거 같네요 하나 추가 하자면, 우리나라 여성분들도 진짜, 페미가 싫고 실력으로 하자라는 멋진 여성분들도 많습니다. 이 여성분들도 나도 열심히 하니 올라 가는데 굳이 왜 여자라고 노력 없이 제가 무임승자해
라는 분들도 정말 많습니다. 아마 이대남 이라기 보단 MZ 세대 전체를 공정의 틀로 남여 나누지 말고 같이 생각 하는게 포인트 같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다만 저도 20대 남자이다보니 섣불리 20대 여성분들을 재단하기 어려워 일부러 중심 주제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우리들도 다 알죠. 지금 100만원 200만원 받아봤자 나중에 갚아야한다는 것을
저도 200% 공감합니다. 제가 말로 표현하지 못한 것을 정확히 말씀해주셨네요.
속이 뻥! 울컥울컥 ㅠㅠ
통찰력있으시네요~! 좋은 글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립니다~
공감합니다. 흔히들 윗사람들이 하는 오해가 "얘네들은 이준석 광신도들이다. 홍준표를 지지하는 이유도 홍준표가 이준석의 편을 들어준일이 있기 때문이다." 라는 분석인데 우리는 이준석이 우리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하는 정치인이기때문에 지지한 것이고 홍준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홍준표가 당시 이준석의 편을 들고 윤석열과 같은 정책을 들고 왔으면 절대 지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당을 지지하지 않고 우리의 신념에 맞는 사람을 지지합니다. 우리는 철저하게 우리의 신념에 따라 정치적판단을 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참 똑똑합니다. 부디 미래를 잘 이끌어주시길..
이 분이 칼럼 맛집이시네
청년공약 다른거 필요 없습니다
'공정' 하나면 됨니다
성별 세대 지역 갈라치기 하지 마세요
저희는 그냥 사람대 사람으로 보여지고
사람대 사람에 선의의 경쟁을 원할뿐 이에요
아주 공감 가는글입니다. 예시로 25살 박성민 청년비서관을 임용한 것만 봐도 현 정권은 공정과는 거리가 멉니다.
아주 공감합니다. 다만 첫번째 사진이 깨졌네요..
아주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멋진 글입니다^^
우리가 뭘 바라나요 ?
나라의 정상화&공정한 시스템!!
참고로 저는 여자이며 제 친구들도 무야홍을 외쳤답니다.
제 평소 생각과 놀랄 정도로 똑같습니다. 쉽고 명료하게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또 뵙는군요
이 정도 글 수준이면 전문가 컬럼으로 옮겨야 하는 것 아니야.
전문가라는 하는 인간들이 신문에서, TV에서 헛소리만 하는데.
정성추
추천 한개밖에 못하는 아쉬움추
문재인 정부의 공정은 듣기만 해도 치떨림
"돈 줘서 찍을거면 이재명을 찍지 윤석열을 찍겠냐는 조롱섞인 비판이 나오는지에 대한 반성이 결여된 발언입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나라의 정상화와 공정한 시스템입니다. "
ㄹㅇㅋㅋ 공정한 시스템?
빚쟁이가 공정할 리가 없죠. 당장 빚부터 쌓여있는데 공정이고 뭐고 신경 쓸 수 있겠어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