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보수당이 먼저 청년의 성(性)문제를 정치화 해야 한다.

<보수당이 먼저 2030 남녀의 성(性)문제를 정치화 해야 한다.>

 공산당원이었던 빌헬름 라이히는 정치 혁명에 있어서 '성(性)문제'를 도외시하고 성공하기란 참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주제인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눌려있던 젊은이들의 욕구를 풀어주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후 그는 젊은 세대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없고 정치혁명도 쉽게 해 나갈 수 있었다. 

 좌파 학생운동의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반드시 그 중심에는 '성의 해방'이 자리잡고 있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럽 역사를 뒤바꾼 68혁명 또한 청소년의 성문제 해결과 프리섹스를 주장하던 대학생들이 여학생 기숙사에 남학생이 출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그 도화선을 당겼다. 우리나라의 주사파 운동권 학생들도 혼숙을 하며 일종의 성(性)공유제를 해왔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하지만 좌파들만 자신들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도구로 성(性)을 이용해왔던 것은 아니다. 좌파 학생운동과는 비교할 수 없이 건전한 방식이지만, 보수에서도 '성(性)'을 이용한 전략을 펼쳐 성공한 역사가 있다. 처칠은 노령화 되어가던 영국의 보수당을 살리기 위해 당이 지원하는 지역 젊은이들의 사교 파티를 정기적으로 열도록 하였다. 이 파티에서 미혼 남성과 미혼 여성들이 많이 매칭되었으며 정치에 무관심하던 젊은이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어, 마침내 보수당의 세대교체를 이룰 뿐만이 아니라, 지금의 탄탄한 조직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예전에 비해서는 성적으로 많이 개방되있긴 하지만 극심한 남녀갈등과 대립, 경제적 문제로 인해서 이성을 만나거나,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통로가 많이 막히게 된 것은 사실이다. 또한 그나마 성문제를 정치화하려는 정의당에서 조차 거의 레즈-게이-트랜스젠더와 같은 성소수자의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남성-여성의 만남이나 성문제에 있어서는 어떤 정당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만약 보수당에서 먼저 치고 나가서 이런 일반적인 남녀의 성문제를 정치화하고, 헤게모니를 잡은 뒤 정치색은 줄이면서도 2030 남성과 여성이 모두 끌릴만한 적극적인 남성-여성의 소통과 만남의 장을 열어주면 어떨까? 만약 보수주의가 낡아버린 586운동권이나 PC주의자들과는 다르게 전반적인 성생활의 즐거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남녀 당원들도 많이 늘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탄탄한 보수정당 지지기반도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청년의 꿈이 이러한 역할도 감당할 수 있기를 한 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