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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담] 대만은 보는데 우리는 못 보나

오주한

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 소견 담은 담론

경제보다 안보 택한 대만… 우리의 선택은

 

13일 치러진 16대 중화민국(대만) 총통선거에서 반중(反中)파인 민주진보당이 승리했다. 라이칭더(賴淸德) 민진당 후보는 최종 득표율 40.05%로 친중(親中)파인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33.49%), 대만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 후보(26.46%)를 누르고 당선됐다.

 

지난 민진당 정부에서 경제가 악화됐기에 민진당‧국민당 승부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친중파 정부가 들어서면 대중(對中) 교류를 통해 당장의 가시적 경제부양 효과는 다소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대만 유권자들은 경제에 앞서 안보의 손을 들어줬다.

 

까닭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는 대만인, 특히 대륙과는 인연이 거의 없는 본성인(本省人)들이 그간 목격해온 중국의 실체도 이유일 것으로 본다.

 

본성인들은 전체 인구의 약 73%(외성인은 약 12%)를 차지해 이번 총통선거의 최대 승부처였다. 이들 상당수가 “친중파 집권 시 적화(赤化) 가능성이 커지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홍콩인들처럼 중공(中共)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란 게 필자 추측이다. 중국의 수년 내 침공 위협이 고조되고 마잉주(馬英九)의 “시진핑(習近平) 믿어야” 등 위험한 발언이 나온 가운데 말이다.

 

그렇다면 대만인들이 간접적으로 목도해온 중국의 실체는 어떠할까. 우리도 친히 아는 천안문(天安門)사태나 위구르족(Uighur) 인종청소, 공안(公安‧경찰)의 백지시위 참가자 추적‧탄압 등 그 사례는 무수하다.

 

위구르족 인종청소를 예로 들면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현재 ‘재교육 캠프’라는 강제수용소가 운용되고 있다. 2016년부터 해당 수용소에서 중국어 교사로 강제로 일하다 유럽으로 망명한 칼비누르 시딕(Kalbinur Sidik)에 의하면 수감자들은 정신개조나 고문‧윤간 등 인종청소에 내몰리고 있다.

 

일부 여성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약물이 억지로 투여된 뒤 모두 월경이 멈췄다. 일부 수감자는 칭하이성(靑海省) 등 외지로 이감돼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다. 2022년 5월 영국 BBC,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 등이 입수한 중국 기밀자료에 의하면 자오커즈(趙克志)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과 신장 자치구 당서기인 천취앙궈(陳全國)는 회의에서 “(수감자들이)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면 발포하라”고 명령했다.

 

수용소 외부에서도 인종청소는 이뤄지고 있다. 위구르인 처녀들은 생면부지(生面不知)의 한족(漢族) 남성에게 인신매매되다시피 시집 가 한족의 핏줄을 낳게 된다. 산아제한‧학살도 공공연히 이뤄지는 것으로 국제사회는 보고 있다.

 

대만 본성인들로선 이렇듯 극악무도한 위구르족 사태가 강 건너 불난 집 일만은 아닐 공산이 크다. 타이위(臺語·민난어)‧객가어(客家語)를 쓰는 본성인들도 언어‧문화 등에서 마치 위구르족처럼 본토(本土) 한족들과는 민족성이 달라진지 사실상 오래다.

 

본성인들은 수백년 전 중세에 정성공(鄭成功) 등을 따라 대륙을 떠나 대만섬에 정착했다. 게다가 대륙인들마저도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 등을 거치면서 고전적 의미의 한족 개념과는 적잖이 달라졌다. 당장 혁명 때 소실된 유교(儒敎)를 배우러 한국‧대만으로 향하는 게 지금의 대륙인들 실정이다.

 

필자는 이번 대만 총통선거를 보면서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을 여실히 느꼈다. 향후의 각종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대한민국 유권자 상당수는 당장의 유혹보다는 장기적 생존 즉 안보를 택한 대만인들과는 반대인 분위기다.

 

까닭은 무엇일까. 필자는 목격한 자(者)와 목격하지 못한 자(者)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못지않게 북한에서는 수많은 인권유린이 벌어지고 있다. ‘절대존엄’에 대한 강제적 세뇌교육은 기본이요, 혈통세습 독재정권에 의한 사법살인(司法殺人)‧고문‧성범죄가 아무렇잖게 자행되고 있다.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 이래 지난해 초 처음 공개된 북한인권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영상물 시청이나 종교행위마저도 단두대로 보내지는 게 북한이다. 2015년 강원도 원산에서는 청소년 6명이 한국 영상물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총살됐다. 2017년에는 자택에서 춤추다 손가락으로 김일성 초상화를 가리켰다는 이유만으로 임신 6개월 임산부가 공개처형됐다. 정신질환자‧지적장애인에 대한 생체실험도 비밀리에 이뤄지며 정치범수용소(관리소)도 여전히 운용되고 있다.

 

같은 ‘김일성민족’을 상대로도 이렇게 잔혹할진대, 적화 후 2등 시민이 될 ‘한(韓)민족’에 대한 처우가 어떠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북한은 ‘김일성민족’으로 자칭(自稱)한다. 북한정권에게 있어서 한반도 남반부 사람들은 돈이 많든 돈이 적든, 자본계급이든 노동계급이든 그저 ‘배부른 자본주의 괴뢰’일 뿐이다.

 

그러나 많은 우리 국민은 이를 목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몇 정부에서의 선동 영향으로 남북이 같은 한민족인줄 아직 착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주요 대도시에 북한 인민군 장갑차량이 진주(進駐)하면 아무 일도 없을 것으로 오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물론 경제도 중요하다. 매우 중요하다. 경제악화 속에서 사람답게 살 순 없다. 그건 필자도 마찬가지다. 분배도 무시하긴 힘들다. 그러나 안보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어쩌면 더 중요하다.

 

안보가 무너지면 사람답게 못 사는 걸 넘어 2등 시민, 노예가 되고 만다. 대한민국에서 늘 하던 대로 습관처럼 지도자(김정은) 욕 했다간 구족(九族)이 공개처형되거나 수용소에서 생체실험 도구가 되는 세상이 도래하고 만다. 굶주림‧아사(餓死)는 기본이다. 요행히 해외로 도피한다 해도 나라 없는 민족의 설움을 겪어야 한다. 난민의 삶이 어떠한지는 조금만 해외뉴스를 찾아봐도 알 수 있다.

 

한 때 ‘아시아의 네 마리 용(龍)’으로서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대만의 경제발전을 대한민국이 훨씬 추월한지는 오래다. 정치적으로도 대만이 한 것을 우리가 못 할 이유는 없다. 근래 북한의 도발행위가 심상찮다. 내부적으로도 간첩 의심 단체들이 속속 적발되고 있다.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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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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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영도위원회

    대만의 본 주인인 남도민족들은 본성인들과 외성인들보다 더욱 극심하게 민족적 정체성과 문화를 탄압받고 살아가야 했죠

     

    위글족, 내몽골인들에 비견될 민족들은 바로 이들인듯 합니다

  • 국가영도위원회
    오주한
    작성자
    2024.01.14
    @국가영도위원회 님에게 보내는 답글

    본 칼럼 주제는 안보이고 대만 대다수 국민의 선택에서 얻을 교훈 그리고 우리가 대만 국민들보다 못할 게 무엇인가 입니다만, 갑자기 뭔가 확 던지시어 당혹스럽습니다만, 대만 소수민족 원주민들에게서 우리가 얻을 안보적 교훈은 무엇인지요. 갑자기 말씀하시니 궁금해서 여쭙습니다. 소수민족 고초 많은 줄 압니다만 그것을 우리 한민족 안보와 결부시킬 뭔가 있는지요. 혹 대한민국에도 소수민족이 있다는 말씀이신지요.

  • 오주한
    국가영도위원회
    @오주한 님에게 보내는 답글

    지금의 대만인들이 처한 상황이 도래하기 이전 대만 원주민들도 이와 같은, 그보다 더한 상황(대만청치시기, 대만일치시기)에 처해왔었고, 결국 그들이 받아온 핍박을 지금의 대만 외성인 본성인들이 친중정권이 들어서면 고스란히 이어받을 수도 있었다는 취지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 오주한
    작성자
    2024.01.14

    제가 알기로 대한민국엔 본성인 외성인 등 차이는 없는 줄 압니다. 어느 지역이든 다 같은 한민족이지 않겠습니까. 한민족이라면 모든 분들이 하나뿐인 우리 삶터 나라를 걱정하시리라 믿고 싶습니다.

  • 풀소유

    사람에게는 건강이 제일,

    국가는 안보가 제일입니다.

  • 켈켈켈
    2024.01.15

    우리나라도 제발 대만처럼 즉석 수개표 방식으로!

  • 켈켈켈
    오주한
    작성자
    2024.01.18
    @켈켈켈 님에게 보내는 답글

    세계의 한 축을 선도하던 대한민국인데 이렇게까지 논란 속에 추락하니 개탄스럽습니다. 다시금 위대해지리라 믿습니다. 메이크 코리아(대한민국) 그레이트 어게인입니다. MKGA입니다.

  • 오주한
    작성자
    2024.01.18

    뒤늦게 부연합니다만, 대다수 탈북민들은, 탈북민 사칭 중국 이북 간첩 등은 빼고,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저는 당연히 여기고 있는데 혹 오해하시는 분들 계실까봐 부연합니다. 특히 대다수 탈북민 단체장님들은 희생하시는 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