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도럼이란 영화가 있다. 매니악한 영화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세상이 대충 망해버린 서기 2xxx년. 인류는 새 둥지에 터전 꾸리려고 수천명의 각계 기술자들 싣고 거대 우주선 띄운다.
가는 데만 수백년. 때문에 승조원들은 모두 동면 들어가고 배 운전에 꼭 필요한 해군(우주군)만 몇명 단위로 교대로 깨어난다.
그런데 지구로부터 수신된 통신. "지구는 문자 그대로 망했다. 여러분이 유일한 인류다. 건승 빈다"
돌아갈 곳이 없어졌단 사실에, 나를 품어줄 곳이 사라졌단 사실에, 고향에 두 번 다시 못 간다는 사실에 승조원들은 미쳐버린다. 안 그래도 팍팍한 삶에 겨우 정신줄 잡고 살아왔는데 더 미쳐 버린다. 그리고 수신 당시 깨어 있던 승조원들은 엄청난 짓을 저질러버리는데.. (이하 생략)
문득 지금의 대한민국, 여야가 영화 팬도럼의 주무대 같진 않은가 싶어 써봤다.
감히 소견에 생각컨데 상당수 국민 당원은 더 이상 자신을 품어줄 곳이 없다는 냉혹한 현실에 허탈해하고 각자도생 꿈꾸는 건 아닌가 싶다. 필자가 틀렸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필자는 참 허탈하고 넋 나가는 게 사실이다.
영화 팬도럼은 그래도 해피엔딩이다. 그래도 필자는 남의 집안에 얹혀 살고픈 생각은 없다. 실상 나라 없는 민족, 소속 없는 인간은 인간취급도 못 받는 게 냉혹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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