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 소견 담은 담론
‘자뻑’하며 경국지색 따라한 경국지X 전설
학계 “지금의 韓, 전형적 망국 직전 상황”
서시(西施‧생몰연도 미상)는 기원전 5세기경 춘추시대(春秋時代) 강남 지역에 소재했던 월(越)나라 여성이다. 본명은 시이광(施夷光)인 것으로 알려진다.
서시는 이른바 4대 미인 중 한 사람으로서 특히 청순미(淸純美)‧병약미(病弱美)의 대명사다. 나라를 기울게 할 만한 아름다움이란 뜻의 경국지색(傾國之色)도 서시로부터 비롯됐다.
후한(後漢)의 조엽(趙曄)이 쓴 오월춘추(吳越春秋) 등에 따르면 서시의 별명은 침어(沈魚)와 경국(傾國)이었다. 경국은 상술한 대로 임금이 일손을 놓게 할 외모라는 뜻이고, 침어는 물고기도 넋이 나가 가라앉는다는 의미다. 과장이 크게 보태졌겠지만 서시가 세수 위해 강물에 얼굴 드리우니 지나가던 잉어가 헤엄치는 것도 잊어버렸다고 한다.
후일 서시가 정략적 목적으로 정단(鄭旦)이란 여인과 함께 오(吳)나라 임금 부차(夫差)에게 시집가자 구경 나온 백성들로 인해 성문이 무너져 내렸다. 오나라 중신 오자서(伍子胥)는 “정단은 성이 허물어지게 할 미모(경성지색‧傾城之色)라 받아들여도 괜찮으나 서시는 경국지색이니 반드시 오나라를 파멸시킬 것이다” 예언했고 그대로 적중했다. 그만큼 서시의 미모는 대단했다고 한다.
그런 서시에게 얽힌 효빈(效顰‧얼굴 찡그림을 따라하다)이란 이야기가 하나 있다. 본 고사는 일부 래디컬 페미니스트(급진적 여성인권주의자) 분들에게 불편할 수 있으므로 자체 필터링하시길 권한다.
장자(莊子) 천운편(天運篇)에 의하면 서시는 평소 가슴을 앓는 병이 있었다. 때문에 그는 수시로 하는 일 멈춘 채 가슴에 손 얹고 얼굴을 찌푸렸다. 그런데 그러한 모습이 더더욱 청순미‧병약미 가중시켜 온 도성(都城) 남정네들 애간장을 태웠다.
도성에는 동시(東施)라는 여인이 살았다. 그는 온 남자들 시선이 서시에게로 향해 질투가 났다. 동시에 자신도 서시처럼 가슴에 손 얹고 울상 지으면 ‘퀸카’가 될 거라 여겼다. 동시는 아무 노력 없이 서시 미모에 무임승차하고자 그 날로 표정 짓이긴 채 24시간 365일 도성을 돌아다녔다.
그런 동시를 본 남정네들은 모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돈 깨나 있는 이들은 언덕 너머 동시가 보이기만 하면 온 집안 대문 걸어 잠근 채 숨 죽였다. 가난한 이들은 이웃고을‧이웃마을로 하염없이 달아나는 난민신세가 됐다.
동시는 “내 미모가 그렇게 숨 막히는가” “난 강남의 팜므 파탈(femme fatale)” “내가 좋다면 좋다고 고백하면 될 것을 부끄러워하긴, 하여간 남자들이란” “서시 너 나와” ‘자뻑’하며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도성을 유령처럼 배회했다.
내년도 예산안이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야당 단독으로) 수정안을 통과시킬 것” 엄포 놨다. 며칠 뒤인 28일 본회의에선 이른바 쌍특검이 처리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우리가 최대한 선처(善處)해서 나랏돈 주마. 대신에 영부인 특검은 꼭 하자”는 식의 태도다. 민생(民生)을 볼모로 정쟁(政爭)을 하는 듯한 모습이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이달 중순 출범할 예정이었던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특검법 대응 때문에 미뤄질 수 있다는 풍문(風聞)이 파다하다. 당이 한 사람의 소유물이 되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얼굴에 철판 깔고 제 모습이 ‘정의(正義)’인 줄 자뻑·착각한다. 국민의, 국민에 의해, 국민을 위해 행해져야 할 정치가 아무렇지 않은 듯 사유화(私有化)되고 있다. 정작 대다수 밑바닥 민심은 “저런 염X” 쌍욕을 내뱉고 있는데 말이다.
오월 임금들도 동시를 건드리지 못했듯, 이런 망국(亡國)적 사태를 뭘 어떻게 근본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엄두가 안 난다. 필자 주변 학자들 상당수는 입 모아 말한다. “전형적인 나라 망하기 직전 상황이다” 정말 이런 경국지X도 없다. 답이 없다.
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