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기까지 수십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예측해 양자컴퓨터 관련주들이 폭락하자 관련 기업 대표가 황 CEO가 완전히 틀렸다면서 반박하고 나섰다.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일까.
2011년 세계 최초로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성공한 디웨이브 퀀텀의 앨런 바라츠 CEO는 8일(현지시각) CNBC방송에 출연해 "(황 CEO의 예측은) 완전히 틀렸다"면서 "그가 틀린 이유는 현재 디웨이브가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웨이브는 큰돈을 지불하는 고객사를 갖고 있다면서 "마스터카드와 일본의 NTT 도코모 같은 기업들이 현재 사업을 할 때 우리 양자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웨이브의 양자솔루션은 항공 우주, 자동차, 금융, 물류,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 맞춤형으로 제공되고 있다. 주요 고객사로 △마스터카드 △딜로이트 △지멘스 △NEC(일본전기주식회사) △덴소 △록히드마틴 등을 두고 있다.
바라츠 CEO는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은) 지금부터 30년 후, 20년 후, 15년 후가 아니라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황 CEO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양자컴퓨터 발전에 관한 질문을 받고 "매우 유용한(useful) 양자컴퓨터가 나오는 데 15년이 걸린다고 하면 아마도 초기 단계에 속할 것"이라며 "30년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후기 단계에 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20년이라고 한다면 우리 중 많은 사람이 믿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는 데 20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황 CEO의 발언이 나온 이후 양자컴퓨터 관련주들은 폭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리게티컴퓨팅(RGTI) 45% △아이온큐(IONQ) 39% △디웨이브퀀텀(QBTS) 36% △퀀텀컴퓨팅 43% 등이 하락 마감했다.
양자컴퓨터는 암호해독이나 난수 생성, 대규모 시뮬레이션 등 현재 컴퓨터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 대학의 연구자들이 양자컴퓨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구글이 양자컴퓨터 관련 자체 시뮬레이션 기술을 발표하면서 양자컴퓨터 관련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구글은 100만 큐비트로 양자시스템을 구축하는 6단계 전략 중 두 번째 단계인 100큐비트 칩을 완성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많은 투자자가 챗GPT의 등장으로 AI가 부상한 이후 이 분야가 차세대 기술 열풍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디웨이브 주가는 지난해 11월에 185%, 12월에 178% 급등하기도 했다.
바라츠 CEO는 게이트 기반으로 양자컴퓨팅에 접근할 경우 수십년이 걸릴 수 있지만, 어닐링 접근법을 사용하면 지금 당장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자 어닐링은 '여러 가능성을 한 번에 고려해서 더 빠르게 좋은 답을 찾는 방법'으로, '수학적 최적화'와 유사한 개념이다.
뿐만 아니라 디웨이브 시스템이 엔비디아의 용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언제 어디서든 젠슨 황과 만나 이런 격차를 메울 수 있도록 기꺼이 돕겠다"고 했다.
디웨이브 외에도 'CES 2025' 간담회에 참석한 양자 분야 리더들은 양자컴퓨팅 기술은 이미 산업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고, '유용한' 양자컴퓨터 탄생에는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간담회에서 존 니시 MS 성장 및 전략기획 책임자는 "우리는 양자컴퓨팅이 수십년 후가 아닌 몇년 내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함께 2033년까지 유틸리티 규모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MS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이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양자컴퓨터 관련 스타트업 아이온큐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마가렛 아라카와는 "고객사로 미국 공군연구소나 아마존웹서비스(AWS), 현대자동차그룹, 에어버스 등이 있고 사업에 고객이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우리는 매년 매출을 두 배로 증가시키고 있고, 이는 양자컴퓨팅 기술이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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