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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평양 김가네 핵무기》보다 강하다

뉴데일리

■ 한강의 충격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생각한다. 1980년의 《광주》를 그는 이렇게 그린다.

“이해할 수 없었던 한 가지 일은, (군인들이 쏜 총을 맞고 죽은 광주 시민들의) 입관을 마친 뒤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사실이었다.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은숙이 누나가 동그란 눈을 크게 뜨며 대답했다. 군인들이 한낮에 사람을 때리고 찌르고 총을 쐈잖아. 그렇게 (사살)하라고 그들(신군부)이 명령한 거야. 그 사람들을 어떻게 나라라고 부를 수 있어?”

소녀 한강이 받은 충격이 아마 엄청났던 것 같다. 국가를 상징하는 국군이 자기 나라 어린 소년을 쏴 죽였는데, 그 부모가 관을 태극기로 덮다니?

■ 5.18에 깃든 두 얼굴

이런 난해한 광경을 한강이 역사상 처음 목격한 건 아니었다. 《프랑스 혁명》 때도, 《러시아 혁명》 때도, 《중국과 한반도 현대사》에서도, 정치범 가족들은 어김없이 그런 경우를 겪었을 법하다.

아들의 관을 덮으면서 어떤 가족들은 “그래도 이 나라는 내 나라”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또 어떤 레닌 같은 극렬 《혁명가 동생》은 “내 형을 죽인 이따위 나라는 내 나라가 아니다”라고 저주했을 것이다.

《광주》의 부모들은, “그래도 이 나라는 내 나라다”라고 생각했던 국민이었다.

필자는, 그 이상은 읽는 걸 일단 멈추기로 했다. 왜?

■ 《간단치 않은 논점》의 《되새김질》

한강 자신이 그 논점을 어떻게 다뤄왔고, 다뤄갈지를 대번에 알려 하지 않았던 때문이다.

필자는 한강이 아직 젊다고 생각했다. 그가 《이 역사적 현상과 논점》을 긴 세월에 걸쳐 천천히 충분히 《되새김질》하고, 《숙성시키고》, 《정리》하길 바랐기에.

한강의 부모 세대급인 필자 자신은 대충 이렇게 정리했다.

“2차 대전 때 프랑스 레지스탕스(저항운동)는 국민적 의병투쟁이었다. 그렇다고 그것이 본연의 프랑스 《자유공화국》을 벗어났나? 노(no)! 그것을 그것을《계승》했다.”

“혁명은 프랑스에도 있었고, 러시아에도 있었다. 《프랑스 혁명》은 《자코뱅 단두대 피바다》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벗어나지 않았다. 《러시아 혁명》은 《전체주의》로 가버렸다.어느 게 탁월한 귀결이었나?《광주》 민주시민들이 아들의 관을 태극기로 덮은 것은, 이래서 위대한 선택이었다.”

“그렇다. 《광주 민주화 운동》 주류는 이거다. 《자유·민주·인권의 대한민국》 재확인, 모든 종류의 《전체주의 일당독재》를 거부한 《대한민국 헌법정신》 재확인이었다.” 이것을 어떤 《다른 것》으로 끌어가선 안되리라.

■《종합(綜合)화의 성숙》있었길

한강이 지금쯤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승화했는지 확실히는 모르겠다.

다만 동영상 속 그의 품격있는 자태를 보면서 필자는 이렇게 읽었다.

“386~586세대에, 그들의 문화에, 일반적으로는 기대하기 힘든 《종합(綜合)화의 성숙》이 그녀에겐 있었고 있을 것이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선진화》에 어울리는 《높은 문화적 품격》을 세계가 인증한 사건이었다.

이건 《핵(核)무기》보다 강하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0/12/20241012000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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