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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담] 정치판 성과제 도입을 제안한다

오주한

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 소견 담은 담론

세상천지 無노동 無임금인데 정계만 예외

‘X놀고 싶으면 나가라’ 명문화‧법제화해야

 

<일 싫고 돈 좋다던 주나라 여왕>

 

“두 명의 소련여자가 감자를 배급받으러 줄 서 있었다. 그런데 감자는 없고 굶은 사람은 많아서 일주일이 지나도록 줄은 짧아질 생각을 안했다. 결국 폭발한 한 여자는 ‘못 참겠어. 모스크바에 가서 공산당 놈들을 다 죽여버리겠어!’ 뛰쳐나갔다. 그런데 한달 뒤 그 여자는 풀 죽은 모습으로 돌아와 다시 줄섰다. 다른 여자가 물었다. ‘어떻게 됐어?’ ‘크렘린궁에 비하면 여기 줄은 줄도 아냐’”

 

사회주의 해악(害惡)을 풍자한 공산주의유머 소련편에 나오는 한 꽁트(콩트)다. 하라는 민생(民生)은 안 챙기고 정쟁(政爭)‧부정축재(不正蓄財)에만 몰두하는 소비에트정권을 비꼰 내용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사회는 성과제(成果制)다. 하늘에서 돈 쏟아지고 땅에서 돈 솟아날 리 없으니 회장‧사장 아들딸 등 상류층 2~3세나 일부 공공기관‧공기업‧강성노조가 아닌 이상 부여된 업무처리 못 하거나 게으른 사람에게 밥 먹여줄 기업은 없다.

 

주(周)나라 여왕(厲王) 희호(姬胡‧생몰연도 ?~기원전 828)는 무능하고 게으른 주제에 잔인하고 탐욕스런 인물이었다. 그는 영이공(榮夷公) 등 아첨하는 무리들 끼고 놀아제끼는가 하면 마치 대장동 및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처럼 산림천택(山林川澤‧산과 숲과 내와 못) 즉 국토(國土)를 멋대로 사유화(私有化)했다.

 

고대 시대상 온 천하는 물론 임금의 소유물이었지만 정상적인 인물 치고 정말로 “이거 다 내꺼. 내가 침 발랐으니 건들지 마” 한 미친 임금은 없었다. 범군(凡君) 쯤만 돼도 백성이 농사짓고 벌목하며 물 떠다 마실 수 있게끔 산림천택을 개방했다. 약 600년 뒤 한(漢)나라는 염철전매제(鹽鐵專賣制)를 통해 제염‧철강 산업만 국가가 독점하고 군비(軍費) 등을 마련했다. 황제 사유재산은 국고(國庫)와 엄격히 분리했다.

 

약 2천수백년 뒤 등장하는 사회주의 시스템처럼 백성이 오로지 국가에 의존해야만 생존할 수 있게끔 만든 희호는 반대파를 무자비하게 때려잡았다. 그는 감시‧처벌을 강화해 누구도 입도 뻥긋 못하게 억눌렀다.

 

심지어 한반도의 후배 폭군 궁예(弓裔)의 관심법(觀心法)이 부러웠는지 점을 쳐서 걸린 이들도 “반역도당” 목을 날렸다. 백성들은 가족‧친구 만나도 눈빛으로만 의사소통했다. 공포에 질린 각지 제후(諸侯)들이 입조(入朝) 거부함에 따라 봉건제(封建制) 주나라는 사분오열(四分五裂) 위기에까지 처했다.

 

<여왕 퇴위로 태동한 공화시대>

 

당연히 도탄(塗炭)에 빠진 백성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이 프로페셔널 사이코 좋게 보는 이는 간신들 빼고 없었다.

 

소목공(召穆公)이란 신하가 “방민지구심우방천(防民之口甚于防川)” 즉 “만인(萬人)의 입을 막는 건 시냇물 막는 것보다 어렵다. 냇물 막은 둑이 터지면 둑을 쌓은 자들은 반드시 해를 당할 것” 경고했으나 희호는 “천자(天子)가 하는 일에 미천한 가붕개들이 감히 시끄럽다” 물리쳤다. 참고로 소목공의 말에서 중구난방(衆口難防)이란 고사성어가 생겨났다고 한다.

 

이 지경이 되자 민심(民心)은 기어이 폭발했다. 백성들은 “수도 호경(鎬京‧장안)에 가서 저 공산당 놈들 다 없애버리겠다” 봉기했다. 기원전 841년의 이 국인폭동(國人暴動)에서 희호는 길바닥으로 내쫓겼다.

 

다급해진 희호는 “군사를 보내 막아라” 외쳤으나 측근은 “병사들 전부 백성 중에서 징발하는데 병사는 무슨 얼어 죽을 병사” 손가락질했다. 주나라는 농민이 군역(軍役)을 지는 병농일치(兵農一致) 국가였다. 죽음이 눈앞에 닥친 희호는 호경을 탈출해 잠적했다.

 

주나라에는 소목공‧주정공(周定公)이 민주적으로 다스린 공화시대(共和時代)가 기원전 841년부터 기원전 828년까지 이어졌다. 열심히 일해 혼란을 잠재우고 나라를 재건한 두 능신(能臣)은 희호의 아들 희정(姬靜)에게 미련 없이 옥좌(玉座) 내줬다. 이 공화시대에서 영단어 리퍼블릭(Republic)의 한역어(漢譯語) 공화국이 파생됐다.

 

<“공공선(公共善) 헌신” 정신 살려야>

 

세상천지가 성과제이자 무(無)노동 무임금 원칙인데 유독 대한민국 정치판만 열외‧치외법권(治外法權)이자 신성불가침(神聖不可侵)의 영역이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철밥통’들이 넘쳐난다.

 

필자 소견엔 성과제가 없기 때문이다. 부여된 민생행정‧민생법안 등 수행‧발의‧처리 얼렁뚱땅 해도 직(職)이 유지되고 정계은어로 ‘월천(월 천만원)’ 굴러들어오니 만사태평(萬事太平)이다. 직업이 뭐고 경력은 뭔지 정체불명의 철부지 친구들은 ‘금배지’ 달 생각에 들떠 그 의미조차 제대로 모르는 “민생 민생” 떠들며 여의도 기웃거린다.

 

막상 대통령실‧국회 등 입성이라는 제 목표 달성하면 “민생 그거 먹는 건가요. 우걱우걱” 되물으며 허연 배 어루만진다. 생산적인 일을 해본 적 없으니 그들에게 뭘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긴장감 갖고 그들이 임하는 분야는 오로지 제 밥통‧권세 위한 정쟁‧비리다.

 

앞으론 정치판에도 유(有)노동 유임금 원칙 적용할 때다. 탄핵이다 재판이다 사퇴시위다 뭐다 난리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국민적 갈등만 유발되니 아예 ‘매달 얼마만큼의 어떠한 업무를 처리한다. 못 하면 옥상‧화장실에 책상 옮겨 놓을 테니 내일부턴 그리로 출근하라. 재출마 또는 회전문인사는 꿈도 꾸지 마라’ 식의 업무할당량을 명문화(明文化)‧법제화(法制化)해야 한다. 그래야 “공공선(公共善)에 대한 헌신”이라는 대한민국 공화주의도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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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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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만의홍떡

    정치인들중에 일 잘하고 똑똑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 많음

    단지 보도가 잘 안 될 뿐이고 의정활동 순위 보면 100% 아니어도

    어느정도 판단가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