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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태고적 인류의 기억

오주한

우주發 대재난을 ‘단합’으로 극복한 인류

야당發 재난 앞 洪 징계 현명히 판단해야

 

1만3000년 전의 공동체 유적

 

1994년부터 튀르키예 남동부 샨르우르파(Sanliurfa) 일대에서 시작된 발굴조사 과정에서 집단공동체(共同體) 유적(遺跡)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름은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 그런데 수년 간의 연구 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유적 조성시기가 석기시대(石器時代)인 지금으로부터 약 ‘1만2000~1만3000년’ 전인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학계는 발칵 뒤집혔다. 기존 학설(學說)에 의하면 1만2000~1만3000년 전은 이제 막 원시적 농경(農耕)이 어느 정도 규모로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이후 농경기술이 발달하고 농사가 일상화되자 성읍(城邑)‧도시국가 등 집단공동체가 비로소 조성됐다는 게 정설(定說)이었다. 농경은 수렵‧채집 등에 비해 인구부양력이 높아 인구폭증을 가능케 한다. 또한 수렵‧채집 등에 비해 막대한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1만2000~1만3000년 전에는 상당 규모 집단공동체가 존재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같은 기존 학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괴베클리 테페가 떡하니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때문에 학계 일각에선 ‘수렵‧채집→농경시작→인구밀집→집단공동체 조성→문명발달’이 아닌 ‘수렵‧채집→인구밀집→집단공동체 조성→농경시작→문명발달’ 등으로 인류역사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조심스레 일고 있다.

 

지정(指定)면적 약 1.26㎢의 이 유적은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뒤 지구촌 관광객들에게 개방됐다. 괴베클리 테페 주변에서는 카라한 테페(Karahan tepe) 등 괴베클리 테페와 동(同)시대이거나 더 오래 전 만들어진 다수 유적들이 지금도 지속 발굴되고 있다.

 

“원시종교가 먼저 있었다”

 

괴베클리 테페 유적의 가장 깊은 지층(地層)에선 높이 3~5m의 T자 모양 돌기둥 등이 대거 출토(出土)됐다. 한 개 당 10~20t 무게의 이 돌기둥들은 타원형 형태로 배열돼 있고 각 타원형 지름은 10~30m다. 하나의 타원형 안에는 200여개의 돌기둥이 세워져 있다.

 

대부분의 돌기둥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상형문자(象形文字)들이 새겨져 있다. 중장비(重裝備)는 고사하고 조잡한 석기도구만 있었으며, 바퀴 등 사용 흔적조차 없는 괴베클리 테페에서 고대인들이 이 무지막지한 돌을 어떻게 깎고 옮겼는지는 미스터리다.

 

다음으로 깊은 지층에선 작은 직사각형 방들이 발견됐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Radiocarbon dating) 결과 이 방들은 돌기둥보다는 후대(後代)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됐다. 방의 중앙에는 마찬가지로 높이 약 1.5m의 T자 돌기둥들이 세워져 있다. 가장 얕은 지층은 수천년 동안 농지(農地)로 쓰여 왔기에 훼손정도가 가장 심하다.

 

학계의 일반적 견해에 의하면 괴베클리 테페는 원시신앙을 위한 신전(神殿)으로 사용됐다. 곡식 파종(播種)‧수확 시기 등을 제외한 대부분은 이곳에 머물며 사자(死者)의 명복 등을 빌었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수렵‧채집→종교‧문자 출현→인구밀집→괴베클리 테페와 같은 집단공동체 조성→이들을 전부 먹여 살리기 위한 농경시작→문명발달’ 순으로 인류사회가 발전했을 것이란 가설(假說)이다.

 

“인류단합 계기는 재난”

 

이러한 학설이 사실이라고 가정할 때, 편히 열매나 따먹고 이따금 동물이나 사냥하던 인류가 “어떻게 왜” 종교를 갖게 됐고, 한 곳에 모여 집단공동체를 형성했으며, 농사라는 중(重)노동을 번거롭게 행해야 했을까. 원시신앙 기원(起源)의 의문을 풀어줄 연구결과가 지난 2021년 6월 영국에서 발표됐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Edinburgh)대의 마틴 스위트먼(Martin Sweetman) 교수팀에 따르면 북미‧그린란드 등지의 1만3000년 전 지층에선 초고경도(超高硬度) 나노다이아몬드(Nanodiamond)가 출토됐다. 나노다이아몬드 등은 고온(高溫)으로 생성된다. 실제로 조사현장에선 백금(白金) 등도 녹일 수 있는 초고온 흔적이 발견됐다. 백금의 녹는점은 약 1700℃로 알려진다. 일반 금은 약 1000℃, 강철은 약 1500℃라고 한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1만3000년 전 혜성(彗星) 또는 유성우(流星雨)가 지구에 충돌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스위트먼 박사는 “이 중대한 우주재앙은 서남아시아의 비옥한 초승달지대(Fertile Crescent) 문명과 관련 있는 세계 최초의 사원 괴베클리 테페의 거대한 돌기둥에 기념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구 전역을 화염(火焰)‧유독가스 등에 뒤덮이게 한 거대충돌이 있었고, 생존자들이 지금의 샨르우르파 지역으로 대피해 통곡하며 집단공동체를 이루고 원시신앙을 통해 떠나간 이들의 명복을 빌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사 주장대로 괴베클리 테페 유적에는, 진위여부는 찬반이 오가지만, 밤하늘 별자리 중 황소자리(Taurus) 플레이아데스성단(Pleiades star cluster)을 연상케 하는 그림이 존재한다. 황소자리 유성군(流星群)은 지금도 매년 10~12월 사이 출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캘리포니아주(州)의 한 시골농장 화재원인이 황소자리 유성우일 것으로 추정했다. 학계 일각은 1만3000년 전 황소자리 유성우가 극대기(極大期)에 돌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대의 대(大)재난 가능성은 다른 연구결과에서 교차검증된다. 2009년 1월 미 오리곤(Oregon)대 더그 케넷(Doug Kenneth) 연구팀은 북미지역 6곳 지층에서 1만3000년 전 혜성 연속충돌로 형성된 나노다이아몬드를 발굴했다며 “(대폭발로 인한 먼지‧유독가스가 태양빛을 가려) 한파(寒波)가 급습해 매머드(Mammoth) 등이 멸종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3월 미 로체스터(Rochester)공대 앤드류 무어(Andrew Moore) 박사 등은 논문에서 “혜성 파편덩어리의 광범위한 공중폭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화재 흔적, 나노다이아몬드‧용융유리(溶融琉璃) 등을 시리아 북부 아부 후레이라(Abu Hureyra) 유적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아부 후레이라는 1만3000년 전 빙하기(氷河期)를 맞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시리아는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단합 결과 마침내 ‘小행성 요격’ 성공한 인류

 

괴베클리 테페에 얽힌 슬픈 전설(傳說)이 사실이라고 할 때, 인류는 그 때로부터 1만3000년이 지난 지금 소행성을 ‘요격’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러 우주로부터의 재난을 극복 중이다.

 

지난해 10월12일(현지시간) 나사는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에 우주선을 충돌시켜 비행경로를 바꾸는 ‘이중 소행성 경로 변경실험(DART‧다트)’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나사에 의하면 자동판매기만한 크기에 무게 570㎏인 다트 우주선은 약 1년간 비행해 지구에서 1120만㎞ 떨어진 디모르포스에 시속 2만2530㎞의 속도로 정확히 부딪혔다. 충돌 전 장면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비록 지구로 달려온 건 아니지만, 지름 160m, 중량 500만t의 디모르포스는 지구충돌 시 대재난을 일으키게 된다. 국제사회는 다트프로젝트 완수로 인해 인류가 외계로부터의 멸망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빌 넬슨(Bill Nelson) 나사국장은 “행성방어 계획과 전 인류에게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만3000년 전 쏟아지는 별빛을 올려다보며 두려움에 떨었을 태고(太古)적 인류가 하나로 뭉친 결과, 우리는 도리어 우주를 정복(征服)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 징계심사 개시여부 판단일(20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야당은 여전히 위세(威勢)부리며 대한민국을 위협 중이다. 이러한 대재난 때 필요한 건 무엇보다 ‘단합(團合)’과 집단지성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윤리위원회의 현명한 판단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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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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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dol7707

    지금 국짐 꼬라지 보면 솔직히 가망이 없습니다. 바로 위의 경북은 최다 사망자가 났음에도 도지사가 친윤이라 쉬쉬하는 것 같습니다. 소위 틀딱들의 무지성 지지로 인해 경북의 소득은 하위권인데, 지지율은 상위권인 극악의 괴리감이 느껴지는 게 현실입니다.(참고로 필자가 경북 포항에 삽니다)

    이런 무지성 지지를 벗어나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선은 국힘 지도부를 당대표를 조경태 형님으로 바꾸는등 갈아엎는게 가장 이상적이기는 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ydol7707
    오주한
    작성자
    2023.07.19
    @ydol7707 님에게 보내는 답글

    저도 영남출신으로서 제 주변 많은 분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본문에 썼듯 조속히 이번 사태가 당익에 민심에 맞는 방향으로 봉합되길 바랍니다.

  • 오주한
    ydol7707
    @오주한 님에게 보내는 답글

    지금 상황은 가능성이 제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답답합니다.

  • ydol7707
    오주한
    작성자
    2023.07.19
    @ydol7707 님에게 보내는 답글

    제가 여의도에서 들은 바로는, 오늘밤 내일낮 상황이 또 어떻게 변할진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당 책임자들이 잘하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 오주한
    작성자
    2023.07.19

    홍 시장님께서 누구보다 더 참담한 심정이실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이번 전국적 수해피해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께 진심을 다해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 오주한
    작성자
    2023.07.20

    참 그리고 저는 초고대문명이라든가 이상한 종교 신자는 결코 아닙니다. 괴베클리 테페에 대한 '주류학계' 연구결과를 인용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