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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지스타2021을 맞이하여…. <게임산업의 장애물, 확률형 아이템>

할로

<게임산업의 장애물, 확률형 아이템>


최근 게임사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게임 이용자는 이에 즉각 반발하며 넥슨에 해명을 요구하였다. 결국 넥슨이 확률 조작을 인정하며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반면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규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가 필요함을 주장하는 바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과도 같다. 그렇기에 이용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지나친 사행성을 추구할 위험이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랜덤박스를 지칭하는 것으로, 지정된 확률에 따라 구매자가 받게 되는 아이템이 달라진다.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고가의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대부분은 본인이 지출한 금액과 비슷하거나 하회하는 가치의 아이템을 획득한다. 그럼에도 많은 이용자들은 확률형 아이템을 구입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내 게임 3사(넥슨, 엔씨, 넷마블) 매출액의 약 80%가 확률형 아이템에서 나온다고 한다. 게임 이용자들은 매우 희박한 확률임을 알면서도 요행과 즐거움을 위해 확률형 아이템에 많은 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용자에게는 일반형과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선택권이 있다. 그럼에도 확률형 아이템 구매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이용자들이 지나치게 사행성을 추구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확률형 아이템은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기도 한다. 게임 이용자는 아이템을 구입함으로써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가직게 된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은 소비자의 권리 행사를 방해할 염려가 있다. 그 원인은 확률의 불확실성에 있다. 확률은 하나의 사건이 일어날 경우의 수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일단 0.01% 확률로 아이템A가 지급된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100개의 확률형 아이템을 연속하여 구입했을 때, 99번이 꽝이면 100번째에는 아이템A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990번 꽝이 나오고, 이후 연속으로 10번 당첨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경우도 확률은 여전히 0.01%이다('0.01%=100분의 1=1000분의 10'의 수식이 성립한다). 따라서 확률형 아이템은 개발사와 소비자 모두 무지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 소비자는 물론 개발사도 0.01% 확률에서 아이템A가 언제 당첨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된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용자는 자신의 권리를 쉽게 주장할 수 없다. 결국 확률형 아이템 소비자는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어떻게 강화해야 할까? 나는 정부 주도의 규제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지금의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개발사의 자율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규제 정책을 만드는 개발사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개발사와 이용자간 정보의 비대칭성은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나는 법안 마련을 통한 정부 주도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만19세 나이 제한, 1인당 확률형 아이템 구매 횟수 제한 등의 법안을 제시하는 바이다. 물론 내가 제시한 해법도 부족한 점은 있다. 하지만 게임의 오락성과 '게임사-이용자'의 상생을 고려해 절충안을 낼 수밖에 없다. 확률형 아이템이 게임사 매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이 절충안에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규제 강화가 게임 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게임사들이 본인들의 컨텐츠 경쟁력 부족의 책임을 이용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양질의 컨텐츠를 제작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매출 증대는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국내 게임사들은 단기적 이익을 위해 확률형 아이템에 매출을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이는 게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한국온라인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17조 원에 달한다. 심지어 작년 9월 상장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언론사들이 관련 소식을 앞다투어 다룰 정도로 공모 열기가 뜨거웠다. 이는 과거 온라인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발전이다. 이런 상황에서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지나친 수익 의존, 양질의 컨텐츠 부족과 같은 현상은 먼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직면한 문제이다. 만약 이를 방치한다면 게임 산업은 심지어 퇴보할 수도 있다. 부디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강화하여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더욱 단단히 자리 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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