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의 초보 칼럼 / 불공정하다는 착각

불공정하다는 착각   / 앵무새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공정'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느끼고, 누군가는 충분히 공정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너무나도 바쁜 일상에 잡스러운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을 수도 있다.



공정이란 단어는 치우침이 없이 평등하고 정의롭다는 것이다.
평등은 신분, 출신, 성별에 관계 없이 인간의 기본 가치가 모두 동등하다는 것이고, 정의는 사회 구성원이 올바르다고 믿는 도리, 도덕적 규범을 뜻한다.

공교롭게도 기나긴 역사의 세월 속에서 공정의 가치와 개념은 항상 변화해 왔으며,
이 변화에 맞추어 우리 사회는 언제나 이 모든 공정의 가치에 대해 단 한글자, 법이라는 사회적 협약을 맺었다.

물론, 세대를 거슬러 올라갈 수록 법 위에 군림하는 자들 또한 많았다.
악법에 의해 수탈당한 역사 또한 많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함이 있기에, 악법은 오래 지나지 못해 폐지되고, 법 위에 군림한 자는 언젠가 법의 발밑으로 끌어내려지기 마련이었다.

우리 인간은 수천년간 이러한 과정을 거쳐 법을 개정하고, 다듬었다.
주술사, 부족장을 거쳐 왕이 군림하였고, 때로는 무정부상태가 되어 혼돈의 역사를 겪은 때도 있었다.
이윽고 사회주의-공산주의 사상을 거쳐 우리가 마침내 도달한 곳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이다.
자유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이 동등한 법을 적용받고, 법 앞에 평등하다는 기본 원리를 지킨다.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예전 세대와는 다르게 모두가 평등한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
오로지 그 과정의 정의로움(법과 사회도덕적 규범에 부합)과 결과의 뛰어남을 바탕으로 평가 받고, 보상을 쟁취한다. 바로 능력주의 이다.

수천년 역사중, 민주주의 체제 아래 능력주의 사상은 인류를 가장 빠르고 눈부시게 성장시켰다.
이는 더 뛰어난 자들의 가치를 오롯이 인정 해 주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결과의 평등을 주장한 나라의 비참한 말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 따로 서술하지 않겠다.

혹자는 말한다.
능력주의는 과연 공정한가?
우리는 모두 환경과 여건이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 혹은 협력한다.

일반적으로, 여건이 좋은 자들은 그렇지 않은 자들에 비해 노력의 효율이 좋다.
심지어는 노력을 할 여건 자체가 되지 않는 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충분히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여건이 좋은 자들은 높은 그렇지 못한 자들에 비해 더욱 빨리 성공할 수 있고, 노력의 댓가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능력주의 사회는 불공정한 사회인 것인가?

나는 이것이 불공정이라고 한다면, 묻고싶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공정한가?
뛰어난 자의 것을 부족한 자에게 나누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
좋은 환경을 가진 자에게 기회의 불평등을 주는 것은 정의로운가?
특정 집단의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혜택을 주는 것은 과연 올바른가?

그렇다면, 결과의 평등을 원하는가?
모두가 동일하게 살아가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인류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필자는, 그 누구도 나아가려 노력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



우리 사회의 리소스는 한정적이다.
나는 이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인류가 선택한 가장 진화한 방법이 바로 능력주의 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환경적, 재능적, 금전적 요인이 다르다.
이것을 인정해야만, 비로소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재능을 따라잡으려 노력할 수 있고, 환경을 바꾸려 노력할 수 있고, 재정을 늘리려 노력할 수 있다.

만인은 평등하다.
하지만, 만인은 결코 동일하지 않다.
우리는 이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