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통합의 정신으로 유능함을 증명했다. 개인적으로 닮고 싶은 근현대사 위대한 지도자이다."(2022년 7월 18일), "정치가 국민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노무현 정신이 곧 이기는 민주당의 정신이다."(2022년 7월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하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 한 발언이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횡횡하던 시기였는데, 오늘날 돌이켜 보면 그는 발톱을 숨긴 채 DJ와 노무현 정신을 꺼낸 셈이다. 만약 이 대표가 조금이라도 DJ와 노무현 정신을 본받으려 했다면 '어대명'을 넘어 '재명당'으로 가는 길을 택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민주당의 이번 공천 막판 뇌관은 '친명'(친이재명) 양문석 안산갑 후보에 대한 공천 유지 여부로 귀결되는 양상이다. 양 후보는 2008년 한 언론에 '미친 미국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이 글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을 '불량품' '매국노'라고 일컬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는 양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노무현 정신을 찬양한 이재명 대표와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은 양 후보 공천 철회 요구를 일축했다.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을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며 나도 마찬가지"라고 양 후보를 두둔했다. 자기 합리화로 노무현 정신을 편리하게 해석하는 모습에 민주당 적통인 비명(비이재명)계는 아연실색하는 모습이다.
오늘날 '이재명 사당화'는 노무현 정신과는 극도로 상반된다. 예컨대 이 대표는 방탄을 위해 보궐선거에 출마했다는 의심을 사며 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다. 당시 인천 계양을 출마를 놓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셀프공천'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과거 노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당선 가능성이 큰 서울 종로를 버리고 '험지'인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다. 이후 고배를 마신 노 전 대통령은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노무현 정신을 운운한 이 대표는 자신에게 유리한 지역으로 공천을 받은 것도 모자라 막말과 범죄 경력으로 얼룩진 자격 미달의 후보들을 '친명'이란 이유로 대거 양지로 보냈다. 사당화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이 대표가 닮고 싶다는 DJ는 어떤가. 오직 선거 승리에 초점을 맞춘 이 대표의 결과 만능주의에 가까운 정치관과 달리, DJ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공당(公黨)으로서의 역할에 힘을 쏟았다. 과연 이재명 대표는 자기 권력의 공고화를 위해 '재명당'을 만들지 않고 있다고 부정할 수 있는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현관에는 DJ와 노 전 대통령 흉상이 나란히 설치돼 있다. 민주당이 이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런 민주당이 '거짓 DJ', '거짓 노무현 정신'을 앞세운 어느 권력가에 의해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양 후보의 '노무현 막말'에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을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으나, 당의 사당화 막장극을 보면서 오히려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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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인간들이 노무현 걸고 넘어지면서 개소리 할 때 마다 진짜 죽이고 싶어짐. 노통이 저딴 인간들을 후임이랍시고 정당 육성 계획 세운 것도 아니고 외교 기틀을 다진 것도 아닌데, 하늘을 우러러 어떻게 부끄러움 한 번을 못 느끼고 저렇게 고개를 빳빳이 들고 사는지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