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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핫플’ 대구 서문시장 곳곳서 “사진·서명 뗐다”…전국서 ‘윤 흔적 지우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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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윤수호

‘윤석열 핫플’ 대구 서문시장 곳곳서 “사진·서명 뗐다”…전국서 ‘윤 흔적 지우기’ 확산

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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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구경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원본보기

9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구경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윤 대통령 사진) 뜯어냈어요. 귀찮게 하지 말고 가세요.”

9일 오전 찾아간 대구 상권 1번지 서문시장. 칼국수 집을 운영하는 70대 A씨가 불편한 기색으로 말했다. 이곳은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당선인 신분으로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찾았던 곳이다. 맛집으로 유명했던 이곳은 윤 대통령이 다녀간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다녀간 칼국수 집’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가게에는 윤 대통령의 대형 사진 펼침막과 함께 친필 서명이 전시됐다.

하지만 이날 가게 앞에는 윤 대통령의 사진과 서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최근 윤 대통령의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A씨가 직접 사진 등을 철거해서다.인근 상인 B씨는 “이런 사람 사진을 왜 붙여놨냐며 따지는 손님들이 많았다”며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 뭐하러 안 좋은 소리 듣겠느냐. 또 대통령이 잘한 것도 없지 않나”고 귀띔했다.

윤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이라고 애칭했던 대구에서 윤 대통령의 사진·서명 등 ‘흔적’이 사라지고 있다. 비상계엄령 선포로 탄핵·하야는 물론 내란죄 적용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대구에서 윤 대통령을 ‘손절’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이 진행된 지난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현수 기자원본보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이 진행된 지난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현수 기자

대구 중구의 한 유명 국밥집에서도 윤 대통령의 사진 등이 자취를 감췄다. 이곳은 윤 대통령이 초임 검사로 대구에서 근무하던 시절 식사를 위해 자주 찾았던 곳이다.

2022년 5월 윤 대통령이 다시 이 국밥집을 방문하자 가게에는 ‘40년 단골 윤석열 대통령 방문’이라는 펼침막과 친필 서명이 내걸렸다. 윤 대통령이 앉은 자리에는 ‘윤석열 대통령님 식사하신 자리’라는 안내문이 붙었고, 대구시민들은 해당 자리에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이 가게 주인은 “(윤 대통령 사진 등을) 좋아하는 손님도 있지만 싫어하는 손님도 있어 모두 뗐다”고 전했다.

보수 성향이 짙은 이 지역 상인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절대 옹호할 수 없다”고 했다.

서문시장 상인 조모씨(60대)는 윤 대통령에 대해 “하나도 마음에 안 든다. (그중에서) 군인 동원한 것은 아주 잘못됐다”고 했다. 조씨는 윤 대통령이 후보자 신분일 때 서문시장에서 유행했던 ‘윤석열 베개’를 처음으로 팔아 유행시킨 인물이다.

그는 “대통령 하면 잘할 줄 알았는데 이럴 줄 몰랐다”“상인들 사이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해) 좋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탄핵 당시 경기가 너무 안좋았다. 한동훈 대표 말대로 질서있는 퇴진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8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원본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8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서문시장은 대구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곳이다. 대선, 총선 등 각종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이 앞다퉈 이곳을 찾는다.

박종호 서문시장 동산산가 회장은 비상계엄 선포를 ‘핵폭탄급 실수’라고 했다. 그는 “보수 성향이 강한 서문시장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문제가 많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이 정도라고는 생각 못 했다”며 “먹고 사는 게 빠듯한 우리 입장에서는 탄핵이 돼도, 안 돼도 걱정”이라고 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윤석열 지우기’에 나선 민심이 확인된다. 이날 찾아간 충북 청주의 한 식당에서도 윤 대통령의 사진과 친필서명이 사라졌다. 이 식당은 윤 대통령을 포함해 이재명, 안철수, 배현진 등 여러 정치인의 자필 서명이 걸려 있던 곳이다.

인근 상인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식당에 붙어있던 윤 대통령의 사진과 친필사인이 사라진 것으로 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장사가 안돼 힘들었는데 비상계엄 이후 고객이 절반이나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비상계엄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들은 모르겠지만 정말 무서운 것”이라며 “선거철만되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하던 국회의원들이 오히려 국민을 무시하고 탄핵 표결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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