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교 탈레반>

(12월 3일, 지금으로부터 이틀 전에 썼던 글임을 감안하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유교 탈레반>
 

이준석 당 대표를 패싱하는 국힘 구태 똥파리들과 윤석열, 그 측근들을 보면 참 이게 정말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윤석열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이수정도 마찬가지이지요. 공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서 진행자가 던진 질문, 이준석 당 대표가 자신의 영입을 반대한 것에 대해 의견을 묻자, 갑자기 자신의 30대 아들을 거론하며 30대인 이준석을 아들과 동년배이므로 그 심정을 잘 안다는 말을 했는데요.
 

한 번 생각해 보죠. 지금 우리가 소통하는 이 공간, 페이스북의 창업자 주커 버그도 이준석과 불과 1살 밖에 차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미 이 나라 공당, 제1야당의 당 대표로 공정한 과정을 거쳐 선출되었고요. 그 밖에도 나이를 가지고 모든 것을 재단할 수 없음을 설명할 근거는 수두룩빽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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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이에 집착하는 문화가 우리의 기성 세대에는 뿌리 깊게 박혀 있습니다. 나이가 일단 자신보다 어리면 자기가 윗사람이라고 가르치려고 해요. 하지만 막상 길고 짧음을 대보면, 쥐뿔도 없어요.

이게 흔히들 꼰대, 틀딱이라고 하지만 그 기원이 유교 문화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분들을 두고 종종 유교 탈레반이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유교 전체라기보다 우리 조상들이 고집했던 주자성리학으로 인한 영향이지요.

아프간 탈레반 극단주의자들과 똑같아요. 그들은 꾸란(코란)이라고 이슬람 경전 율법대로만 하기를 원하는 것이거든요. 그와 똑같이 구시대적 유교 문화 관습대로 할 것을 요구하는 겁니다. 그걸 당연시 여기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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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실제로 윤석열을 지지하는 기성세대 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숨이 턱턱 막힙니다. 우리 인간의 두뇌에서는, 근본 사고 체계와 가치관이 어떠한 선택과 판단을 내리는 데에 지식이나 정보보다 우선하여 적용되는데, 이런 유교적 관습이 깊이 배어있는 분들은 우리와 사고 체계가 아예 달라요.

우리는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한 자유주의 가치관이 몸에 배어있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집단으로, 하나로, 국가 중심으로 뭉치는 전체주의 내지는 국가주의에 익숙하거든요.

그러니까 경선에서 졌으면 깨끗하게 승복하고 하나로 뭉치라는 것인데, 이것은 엄밀히 표현하자면 승복이 아니라 굴복을 요구하는 것이고 그걸 합리화하는 논리가 바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림으로 받아들이는 파시즘이거든요.

바로 이게 다른 부분이라... 백날 얘기해도 서로 말이 안 통합니다. 감정 싸움만 반복돼죠. 그래서 그럴 땐 그냥 갈 길 가는 게 낫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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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기성 세대를 비하하거나 굳이 욕보이려는 생각은 절대 없으며, 진심으로 존경스러운 분들, 훌륭한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만, 자연의 법칙이란 것이 뇌세포도 노화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세월을 절대 거스를 수 없지요.

끊임없이 깊고 넓은 사고를 하거나 두뇌를 단련하지 않는다면 유연했던 사고는 자신도 미처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차츰 굳어지기 마련이며, 알게 모르게 선입견과 고정 관념은 점점 더해가게 됩니다. 따라서 오직 나이를 가지고서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 결정, 사리분별 과정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기성 세대는 이제 자신들로부터 후배 세대들에게 밝은 미래와 희망찬 세상을 물려주고 그 뒷배를 든든히 후원하는 태도도 함께 견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존중과 배려는 모두에게서 모두에게로 흘러야 하는 것이지, 상하관계에 따라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언제까지고 주인공일 수는 없으며, 시대가 변함에 따라 주인공도 흘러가는 게 자연의 순리입니다.

"장강후랑추전랑. 장강의 뒷물결은 앞물결을 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