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ID/PW 찾기
아직 회원이 아니신가요? 회원가입 하기

[칼럼] '청년 성적표' 확인의 시간이 다가온다.

치자피즈

 11월에 있는 한 해의 중요한 행사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다사다난했던 2021년도 마무리를 향해 달려간다. 11월 18일에 행해진 이 큰 시험을 끝낸 우리 학생들은 다양한 심정으로 성적표를 기다리고 있다. 성적표라는 것은 참 신기하게도 그저 시험의 결과를 담은 종이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기다리는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 성적표에 적히는 것은 단순한 숫자라 하더라도 실제로 담기는 내용은 내 지난 노력과 그 과정 전부이기 때문이다. 성적표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우리는 해왔던 노력이 틀리진 않았는지 확인하고 고쳐야할 부분을 찾기도 한다. 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갖는 용도로도 사용되는 것이 성적표이다.

 

 이런 성적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그 형태가 조금씩 다를 뿐 기업에는 기업의 한 해 성적이, 사회인에게는 사회인의 한 해 성적이 있고 정부에는 정부의 한 해 성적이 존재한다. 대선 정국이 다가온 지금은 이번 투표에서 캐스팅보드로 작동할 확률이 높은 청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년도 청년에 대한 성적표는 현 정권의 청년에 대한 결과를 보여줌과 동시에 대선 후보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보여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청년 성적표는 과연 무엇인가?

 

 필자는 출산율이야말로 청년 성적표라고 감히 말해본다. ‘헬조선’, ‘N포 세대’라는 말을 기억하는 가? 몇 년전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단어들이다. 지옥을 뜻하는 헬에 조선을 붙인 헬조선은 지옥과도 같은 대한민국을 뜻하는 말로 한국 사회가 살기 힘들고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등장한 말이다. N포 세대는 처음에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로 시작한 단어였는데 시간이 지나며 취업과 집 마련을 포기했다며 5포 세대, 꿈과 희망까지 포기했다는 7포 세대까지 등장하며 N포 세대로 늘어나게 된 안타까운 단어이다. 이 단어들이 등장한 배경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이 포기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원하던 것이라는 뜻이다. 청년들은 사랑하는 이와의 연애와 안정적인 결혼을 꿈꾸고 출산을 하고자 했다. 그걸 위해서 취업과 자신의 집을 마련하고자 했고 그것이 그들의 꿈이자 희망이었다. 그런데 이를 이룰 수 없게 되면서 자조적인 단어들이 등장한 것이다.

 

 방금 말한 청년들이 포기한 것들이, 원래는 바랐던 것들은 저출산에 이유로 항상 논의되는 것들이다. 높은 집값으로 자신의 집을 얻지 못해서, 취업을 못해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지 못해서 청년들은 각자도생할 길을 찾기 시작한다. 사랑을 포기하고 연애나 결혼에 대한 꿈, 희망을 접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성에 대한 분노로 번지는 사람들도 등장한다. 혹자는 저출산이 사회적인 추세이자 세계의 흐름이라고 말하지만 청년들이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이 진정 정상적이라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하는 지 오히려 되묻고 싶다. 젊은 청춘들이 사랑을 논하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대상에 대한 분노만 키우는 요즘 세태에 대해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느냐고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떨어지던 출산율은 결국 세계에서 주목할 정도의 저출산을 기록하며 유례없는 수치를 경신중이다. 현 정권을 꼬집어 비판하고자 하는 얘기는 아니다. 출산과 같은 분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한 정책적인 요소와 사회적 분위기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 결과가 나타나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출산율은 그야말로 청년 성적표라고 말 할 수 있다. 국가가 어떤 청년 정책을 펼쳤고 청년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으며 그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기로 했는가가 모두 담겨 나오는 결과가 바로 출산율인 것이다.

 

 출산율은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사회에 던지는 직접적인 메시지라고 봐야한다. 당연하게도 출산율이 줄어들고 있다는 말은 우리나라에서 출산 자체가 줄고 있다는 얘기다. 매년 나라에 사랑을 하고 가족을 꾸리는 청년들이 없어지고 있다. 새로이 태어나 나라를 이끌어 갈 가능성들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 꿈과 희망을 가져야 할 어린 청춘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배척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상황인가? 앞서 말했듯이 이번 성적표가 현 정권 혼자 만들어낸 성적표라는 말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책임감은 필요할 것이다. 이제 이번 정권이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청년 성적표가 나온다. 지금까지 청년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였는지 생각해 볼 시간이 다가온다.

댓글
5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 타키

    이제는 헬조선이라는 말도 사라졌죠.

    그래도 청년들이 이전에는 그래도 희망이 보이고 먹고 살 여유가 되니까 헬조선 헬조선 그랬는데

    진짜 헬조선이 되니까 그런 말도 사라지는 현실

  • 타키
    치자피즈
    작성자
    2021.11.20
    @타키 님에게 보내는 답글

    청년 아니 국민들이 희망을 말할 수 있는 나라를 꿈꿔봅니다.

  • 홍뷔
    2021.11.20

     '지금까지 청년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였는지 생각해 볼 시간이 다가온다.' 는 글귀가 화두로 남습니다.

    청년을 자식으로 둔 청년으로서 고민하고 있는

    숙제이기도 합니다.

    공명하고 울림이 큰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홍뷔
    치자피즈
    작성자
    2021.11.20
    @홍뷔 님에게 보내는 답글

    저희가 계속 생각해 나가야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