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유명 애니메이션 중 <검정 고무신>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아마 대부분 한 번 쯤은 봤을 것이다. 사람들은 일명기철이의 불꽃 패드립 “이게 아부지도 없는게 까불어!”를 가장 인상깊게 기억할 것이라고 본다. 나도 그게 기억에 많이남는다. 그러나 나는 <검정 고무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고르라고 한다면, ‘만찐두빵’이라는 에피소드를뽑을 것이다.
기철이가 다니는 학교 근처에 어느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만찐두빵’이라는 가게가 있다. 어느 날 기철이의 친구 영일이가기철이를 데리고 그 가게에 가면서, ‘만찐두빵’을 만두나 찐빵을 주문하면 찐빵 2개를 서비스로 주기 때문에 만찐두빵이라고 설명한다. 나중에 기철이와 영일이가 만두와 찐빵을 다 먹고 계산을 하는데, 할머니가 셈이 약하신 건지 거스름돈을원래보다 더 많이 주신다. 거스름돈을 원래받아야 하는 돈보다 더 받았다면, 더 받은 만큼 다시 돌려줘야 정상이다. 하지만 영일이는 그걸 그냥 받고 가게를 떠난다. 이런 식으로 할머니의 실수를 이용해 학생들이 할머니를 등쳐먹어 온 것이다. 기철이는 그런 영일이의 모습에 ‘이래도 되나?’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기철이도 물들어서 동생 기영이와 기영이의 친구까지 잘못된 버릇을 들이게 한다. 그러나 그 할머니는 이것을 계속 눈치채지 못하신다. 여기까지가 이 에피소드의 주요내용이다.
나는 최근 어느 정치인들의 발언과 행동을 보고, 이 에피소드가 우연히 떠올랐다. 그들은 분명히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을텐데도 고칠 생각을 안 하고 오히려 이용한다. 4월 재보궐선거에서 상대 당 후보가 2030세대에 대해 역사 경험치가낮다고 말했다가 어떤 결과를 받았는지를 봤을텐데 말이다.
소위 언론과 정치권에서 이른바 ‘MZ세대’라고 칭하는 요즘 2030세대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 이념을 떠나서 자기들한테 도움이 되는 정치인을 뽑는 실용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한다. 맞는 말이다. 요즘 사람들은 ‘내 고향이 ㅇㅇ이니까’, ‘그래서 ㅇㅇ당을 찍을 순 없잖아?’, ‘나는 무조건 ㅇㅇ당이다’라고 하면서 투표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데어느 정치인들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고, 자기들을 지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 마냥 행동한다. 마치 만두나찐빵 사 먹고 거스름돈 받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이들은 영일이처럼 사람을 속여서 등쳐먹으려고 하는 모양새다.
다시 돌아와서 아까 이야기한 ‘만찐두빵’의 결말을 이야기 해보겠다.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 주인할머니는 자기가 만두장사를 하며 벌어 온 돈을 모두 기철이가 다니는 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시고 돌아가셨다. 이 사실을 학교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을 모아놓고 전달한 뒤 그제서야 기철이를 포함한 학생들이 반성한다. 그리고 드디어 깨닫는다. ‘만찐두빵’은사실 세로로 쓰여져 있던 ‘만두’와 ‘찐빵’을 가로로 잘못 읽은 것이었다는 걸 말이다. 그러나 이미 주인할머니는 세상을 떠나신 뒤였다.
2021년 현재,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2030세대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에 대해 경쟁 후보는 ‘역선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2030세대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던 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되는 데 실패하고, 다른 경쟁 후보가 승리했다. 이를 두고 한쪽은 ‘민심과 괴리된 결과’, 한쪽은 ‘역선택의 증거’라고 읽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청년들은 ‘만찐두빵’ 할머니처럼 기억력이 나쁘지 않고 셈을 못하지 않는다. 그래서 혹시 2030세대를 재난지원금 20만원 주면, 지지율 30% 준다고 읽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과연 그대들은 2030세대를, 그리고 ‘국민의힘’이라는 간판을 어떻게 읽고 있는가? 혹시 ‘국민의힘’을 ‘힘의민국’이라고읽고 있는가? 청년들은 셈을 못하지도, 옛날 일을 기억 못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똑바로 쓰여져 있는 글씨를 잘못 읽어서표 잃어버리는 짓은 더 이상 하지말 길 바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만찐두빵’ 에피소드를 애니메이션으로 유심히 보면 알겠지만, 주인할머니는 사실 학생들의 돈 계산을 제대로 보고 계셨다. 그저 손주같은 학생들이 배불리 먹는 모습 때문에 그냥 넘어가 주신 것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현실의 젊은 유권자들은, 정권교체 같은 이유 때문에 잘못을 그냥 봐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라.
라주미힌.
비유가 참신합니다.
저도 칼럼을 쓰고 있는데, 모바일 화면으로 보면 문단을 많이 나누는게 가독성이 좋더라구요 그렇게 하시면 독자들 반응도 더 좋을겁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비유 적절히 잘섞어주셨네요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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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을 읽을때
1-2
3-4 식으로 읽으면 만찐두빵이 되는데
1 3
2 4식으로 읽으면 만두찐빵이 되지요.
사실 거스름돈을 잘못 줬다는 핑계로 학생들에게 용돈을 준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긴 합니다
그렇게도 볼 수 있겠군요
그러네요
ㅊㅊ
섹도시발
형보수지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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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눈팅
공감추
만찐두빵편 보면서 많이 울었는데. 학생들이 비맞으면서 교장선생님 말씀듣고 우는장면에서
글 잘쓰시네요..이렇게 좋은 글을 읽을 수 있는 청년의 꿈이 좋습니다
마음이 짠해지네여.
더블당이나 국짐당 도 알면서 외면하죠. 지들 지역구는 당연히 표를 줄거라. 너희들이 우짜겠어 하는 기고만장한😡.
이제는 당을 떠나 지역을 떠나서.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아니면 나라 부채로 어쨌든 국민의 짐이잖아요.
제대로 일 할수있는 사람을 보고 뽑아봅시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바로 잡아 봤으면 합니다😅
비유가 슬프다....
읽기도 쉽고 이해하기도 쉽고~잘 읽었어요.
네이글 의이은젊 는있어깨.
요어었읽잘~
만찐두빵
만찐두빵졸귀
이런 칼럼 좋네요.재미와 감동이 있어서 기억에 남을 듯
어릴때 인상깊게 본 에피소드인데
저걸 떠올리시다니 참신한 비유네요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비유가 참신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