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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홍버지께서 말씀하셨던 플라잉카란 무엇인가?" <미래 신교통수단 UAM(Urban Air Mobility;도심항공교통)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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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정의가빗발친다

들어가기 앞서 세줄 의견

  1. 플라잉카가 우스갯소리 같냐? 이름 들으면 알만한 중견기업 이상의 방위산업체, 항공기생산업체, 자동차생산업체는 이미 다 발 담근지 오래

  2. 10여년 전 처음 제시했을 때는 우스갯소리 맞다.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성을 논하는 수준에서 수익구조까지 진지하게 보는 상태

  3. 라이트형제가 1903년에 처음 유인+동력+제어 비행에 성공한지 66년 만에 달에 자기네 종족 보낸 게 인류라는 족속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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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UAM 컨셉 아트>

 

Ⅰ. UAM을 알려주겠다.

 1. 이게 무슨 소리인가?

  UAM은 Urban Air Mobility로 국토교통부 공식 번역명은 도심항공교통이다. 즉 UAM은 플라잉카 즉 항공기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플라잉카와 이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교통 제반 체계를 통째로 가리키는 말이라는 거. 이해하기 쉽게 항공교통이라고 하면 B747 같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거지만 비행기만 있다고 그걸 교통이라고 부르지는 않지. 목적지와 출발지 역할을 하는 공항, 신호등 같은 역할을 하는 관제, 의도한 시간에 출발하고 도착할 수 있게 하는 스케줄 관리 등 이런 종합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비로소 교통이라고 부를 수 있는거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UAM이라는 표현이 공식적이고, 미국은 더 나아가 AAM(Advanced Air Mobility;선진항공교통)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공식화해서 쓰고 있어. 이 둘의 차이는 이따가 설명해줄게

 

 2. 이게 어떤 건데?

  특징이라고 해봐야 헬리콥터를 타고 다닐 때 장단점이랑 크게 다르지 않아. 낮은 고도에서, 어중간한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다만, UAM이 진지하게 신 교통수단으로 논의되는 것은 이게 대중화가 된다는 거거든. 우리가 헬리콥터를 이용할 생각을 하지도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게 뭐겠어? 바로 가성비 따윈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는 미칠듯이 비싼 가격이지. 미국판 카카오택시 Uber에서 2019년 - 20년 즈음에 UberCopter라는 걸 운영했는데, 미국 뉴욕 존에프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맨하탄까지 헬리콥터로 10분 이동하는 데 두당 200$ 정도 들어. 우리로 치면 김포공항에서 강남 코엑스 가는데 25만원 정도 쓰는 거야. 대중화가 된다는 건 가격경쟁력이 생긴다는 거지. 그래도 여전히 비싼 축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우리가 헬리콥터가 자주 머리 위에 떠다닐 일이 없어서 그렇지 조금만 상상해보면 여러가지 단점이 많이 나와. 가장 먼저 시끄럽다. 쪼그맣고 많아야 4명 타는 아래 사진의 MD500 헬리콥터도 머리 위를 지나다닐 때 87dB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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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육군 MD500 헬리콥터>

 

  참고로 85dB이 청력 안전 기준이다. 저런게 한두대도 가끔다니는 게 아니고 항상 수십대가 우리 머리 위에 떠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람 살 맛 나겄냐? 

  다른 단점으로는 사생활 노출도 있다. 뭔 소리냐고? 건물 근처로 날아다니기 때문에 고층 사는 꿈붕이는 커튼과 블라인드를 잘 쳐야 될 거라는 거지. 헬리콥터 타고 강남 가면 대체로 건물 옥상에서 타고 내릴텐데 착륙 접근하다 보면 보일 수도 있겠지?

  가장 중요한 단점은 사고다. 지금도 어디서 하늘에서 멀쩡히 날아야할 게 지상으로 자유낙하하면 긴급속보, 헤드라인 뜨고 항공기 제조사, 정부 담당자 최소 한달 철야 확정인 세상이다. 생각해봐라 최소 수백kg짜리 쇳덩이 수십대가 항상 꿈붕이 머리 위를 날아다니고 있는데, 사망률 9000%짜리 사고의 가능성을 추가로 달고 살아야 한다는 거다. 기계가 오작동한다던지, 항공기끼리 부딪치거나 건물에 들이 받는다던지 등등 꿈붕이가 상상 가능한 모든 가능성보다 더 많은 시나리오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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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광주광역시 수완지구에 추락한 강원도 소방본부 소속 AS365>

앞으로 인생에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품고 살아야 한다는 것

 

  이러한 단점으로 인해 산업계 내부에서 논의되는 가장 큰 부작용이 있는데 Public Acceptance(대중수용성)이라는 거다. 그니까 사람들이 위험하니 까 하지 말자는 거고, 사람들이 하지 말자고 하면 표로 먹고 사는 정부에서 하지 말자고 하겠지? 그러면 이거 막으려고 법도 만들겠지? 산업계가 망하겠지?

 

  근데 이걸로 돈 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런 단점을 생각 못 했을까? 이거도 이따 설명할게.

 

 3. 그럼 대체 이거 왜 하는 건데?

  지상이 포화상태다. 출퇴근 시간에 서울역, 강남대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한강의 각종 대교들 차 타고 다녀봤으면 알 거다. 이런 거 해결하려고 인간은 차 길이를 좀 늘려서 한 번에 수십명씩 태워보기도 했고, 그거도 모자라서 땅 밑에 한 번에 수백명씩 태워도 보고 했는데, 이것도 답이 없다. 국토교통부 추산 2017년에만 교통혼잡비용이 59.6조원이다. 전국민 성교육 한바퀴 돌리고도 25조가 남고, 누리호를 20번 쏴도 10조가 넘게 남는 비용이다. 미국도 2030년에는 356조원으로 예상하고 있어서 3년이면 이딴걸로도 천조국 타이틀을 달성할 예정이다. 땅 아래도 모자라서 이제는 하늘길을 생각하게 된거다.

 

Ⅱ. UAM의 구성요소

  1. 항공기(eVT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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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 Overair 공동개발 eVTOL 항공기 Butterfly>

 

  매우 당연하다. 지금까지는 이해를 돕기 위해 '플라잉카'라는 말을 썼지만, 이제는 업계 공식용어인 'eVTOL' 혹은 '항공기'로 표현하겠다. eVTOL은 플라잉카와는 다르다! 플라잉카와는! VTOL은 수직이착륙기를 나타내는 말인 Vertical Take-Off & Landing의 약자로 읽을 때는 브이톨 혹은 븨톨이라고 하면 업계에서는 알아 듣는다. 대표적인 VTOL 항공기로는 헬리콥터와 포클랜드 전쟁의 주역인 AV-8B 해리어 전투기, 그리고 이번에 경항모 사업하면서 거론되는 F-35B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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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착륙 중인 미국 해병대 AV-8B 해리어 II>

 

  VTOL 앞의 eElectrcity를 뜻하는 것으로 전기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UAM의 항공기인 eVTOL은 전기를 동력으로 삼는 수직이착륙 항공기이다. 전기를 동력으로 삼아서 얻는 장점 중 가장 큰 2가지는 친환경, 소음절감이다. 친환경은 말할 것도 없고, 전기동력 덕분에 세계적인 eVTOL 소음 기준인 60dB보다 낮게 스펙을 뽑아낼 수 있게 되었다.

  아래 영상은 현재 가장 개발속도가 빠른 Joby Aviation의 S4라는 항공기 소개 영상이다. 1:30에 항공기가 시동을 걸고 비행하기 시작하는 데 그 정숙도가 바로 체감이 된다.

 

  지금까지 개발 중인 항공기 가운데 대략 15개 모델이 유력한 시장개척 후보이다. 좋은 소식을 전하자면 한화와 현대자동차가 개발 중인 2개 모델 모두 15개 유력 시장개척 후보 항공기에 포함된다. 이 이상의 비행방식 같은 내용은 여기서 논하기에는 다소 깊은 내용이니 패스하도록 하겠다.

 

  2. 이착륙장(Verti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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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 한국공항공사의 김포국제공항 Vertihub 조감도>

 

  UAM 개념이 정립되기 전에 새로운 항공교통 수단은 건물 옥상에서 이착륙하는 수준으로 생각했었다. 탐색개발과 연구가 들어가니 다소 충격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인프라를 새로 깔아야 한다는 것. 건물 옥상이 eVTOL을 운영하기 위해 부적합한 이유는 전기충전, 보안검색, 항공기 유지보수, 항공기 보관 등의 이유가 있다. 버스를 위한 터미널, 열차를 위한 역, 항공기를 위한 공항처럼 eVTOL을 위한 인프라를 별도로 구성해야 하는 데 이걸 통틀어서 Vertiport라고 부른다. Vertiport는 Vertical + Port의 합성어로 수직이착륙을 하는 eVTOL에 걸맞는 이름이다. Vertiport는 처음에는 eVTOL 인프라의 개념 용어였는데 이것도 세분화 되어서 Vertistop, Vertiport, Vertihub 총 3가지로 나눈다. Vertistop은 진짜 이착륙만 하는 현재 건물 옥상의 기능이고, Vertiport는 전기충전, 경정비가 가능한 휴게소 수준의 기능을 하며, Vertihub는 중정비, 미운항 항공기 보관 등 공항 수준의 기능을 맡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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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ocopter - Skyports 공동 버티포트 'Voloport' 조감도>

 

이미 우리나라는 김포국제공항에 Vertihub 구축 계획을 시작으로 서울에 같은 규모의 Vertihub를 최소 3개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이고, 구글에 Vertiport 치고 뉴스 검색하면 유럽, 동남아에서 얼마나 짓겠습니다 하는 내용이 잔뜩 나오니 이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라는 점은 확실히 알게 될거야. 버티포트는 말로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아래 영상 하나 보는 게 얻어가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3. 항로관제(UTM)

  항로와 관제는 2가지 이유에서 가장 중요하다. 첫째는 사고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한 안전 측면이고, 둘째는 스케줄에 의한 On-time 운항이 가능하도록 하는 효율성 측면이지. 아무것도 없는 고고도 공간에 선긋기가 가능했던 기존의 항공기와는 다르게, UAM은 항로도 건물 높이 수준으로까지 내려올 수 있다보니 지상 구조물, 빌딩풍, 이착륙장, 비상착륙 등 고려해야할 요소가 더 추가가 되었어. 거기에 eVTOL은 궁극적으로 무인운항이 목표이다 보니 관제 또한 복잡해지게 되었지. 그러다보니 UAM 관리도 중요하지만, 아예 도심권의 교통을 일괄적으로 제어하는 UTM(Urban Traffic Management)라는 개념까지 등장하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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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 UTM ConOps 2.0의 공역관리 모델>

 

  UTM의 모델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세우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시험단계에 있어서 가시적으로 나온 게 거의 없다. 현재 유럽에서 추진 중인 중앙집중형

UTM 프로그램인 U-Space 정도가 있는데, 이것도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아직 진전이 되지 않은 상태야.

 

Ⅲ. UAM은 월클인가?

 1. 국내외 전반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2040년까지 UAM 산업 규모는 1조 4770억달러로 예측하고 있어. 2021년 항공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대략 1조달러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오니("Global Aerospace Parts Market Size to Grow at a CAGR of 3.7% from 2021 to 2030", GlobeNewswire, 2021.10.25) 하나의 별개 산업군 수준으로 가늠할 수 있지. 국내에서는 이미 2020년 6월에 UAM Team Korea라고 정부와 기업, 연구소 등 사회 각계의 연합을 결성해서 국내 UAM 산업 기반 구축이 진행 중에 있어. 특히 현대자동차는 자동차사업부문을 50%로 UAM사업부문을 30%로 구성해 버려서 비공식적으로나마 UAM이 자동차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놓았다.

 

 2. 미국

  미국은 항공우주산업에 있어서는 자타공인 세계 넘버원이고, 항공기 쪽에 있어서는 선도를 하는 중이다. 미국 정부 주도 UAM 프로젝트 중 대표적인 거 2개가 큰데, 하나는 미국항공우주국 NASA에서 진행하는 AAM National Campaign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공군에서 진행하는 Agility Prime이라는 게 있다. 미국은 UAM의 개념을 AAM으로 확장해서 운영 중인데, UAM을 에어택시와 화물운송 개념으로 한정짓고 UAM을 이용한 관광, 소방, 경찰, 기타 레저 및 공익활동 시장까지 확장한 AAM(Advanced Air Mobility)이라는 개념으로 규정지었어. AAM National Campaign은 산업 전반적인 개발지원 프로그램이고 현대자동차가 이 프로젝트의 일원이야. Agility Prime은 미국 공군 주도로 감항인증 지원을 해주는데 벌써 Joby Aviation의 S4와 Beta Technologies의 ALIA S250, Archer Aviation의 Maker 항공기가 미국 공군 인증마크 찍었음. 특이할 점은 Lockheed Martin이나 Boeing 같은 대형 항공우주기업보다 Joby Aviation이나 Beta Technologies 같은 벤처나 스타트업 주도로 키워나가고 있다는 거지. 물론 대형 기업은 자본투자나 파트너십 협약 등으로 간접적 참여하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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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AAM National Campaign 비전 조감도>

 

 3. 유럽

  항공기 개발 능력도 미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지 않고, 이 쪽은 UAM이라는 하나의 교통시스템 측면에서는 미국보다 앞서나가 있다. 얘네는 한 지역 내에 30개 가까이 되는 국가가 연합체도 이루면서 옹기종기 살다보니 아예 유럽연합이 칼 빼들고 SESAR(Single European Sky ATM Research)라고 유럽 공역을 UAM에 맞춰 단일화를 시도하고 있고, U-Space라는 비교적 구체적인 관제 프로그램을 만드는 중이지. 감항기관 EASA 또한 UAM에 FAA보다 훨씬 진심이고 아예 임시 eVTOL 기준인 SC-VTOL을 내놓고 감항인증을 작업 중이다. 개인적으로 UAM 인증기준에 대한 국제적 통용성을 보았을 때는 미국보다는 유럽 쪽이 글로벌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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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AR ConOps>

 

Ⅳ. 마무리

 이 정도 설명이면 홍버지께서 플라잉카 산업을 육성하시겠다는 말이 공상이나 판타지가 아니라는 건 알게 할 수 있을 거 같다. UAM은 이미 2019년부터 전 세계적인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르지만, 이미 충분히 실체화가 된 산업이다. 오히려 당장 추세를 따라가기 시작하더라도 산업 후발주자는 될 수 있을지부터가 의문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최소한 선두주자 위치에 있네. 처음에 말했듯이 10년 전에 이런 거 하겠다고 하면 말도 안되는 개소리가 맞았는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들 중 하나이다. 지금 말도 안된다고 여겨지는 게 미래에는 진짜 가능하게 되는 게 많기는 한데 내 생각에는 그 간격이 점점 짧아지는 거 같다고 느끼는 중. 당장 내년에 또 뭐가 등장할지 모른다는 거임.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엄청난 비효율 문제로 중단되었고, 20년 가까이 초음속 항공여객은 시장성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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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m Supersonic의 초음속 여객기 Overture>

 

  이런 걸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고, 이미 글로벌 항공사 유나이티드는 15개를 주문해놓았단다. 2030년에는 초음속 여객이 다시 가능하단다. 이게 요즘 세상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고 간다.

 

개 추 부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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