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사상가 관중(管仲)은 '예의염치(禮義廉恥)'를 나라를 버티게 하는 네 가지 덕목, 즉 '사유(四維)'로 꼽았다. 그는 이 중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둘이 끊어지면 위태롭게 되며, 셋이 끊어지면 뒤집어지고, 다 끊어지면 그 나라는 멸망한다고 강조했다.
예의가 없고 의리도 없으며 청렴하지 못한 어떤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한다면 '갱생'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마지막 '부끄러움'마저 느끼지 못한다면 남은 미래는 '파멸'뿐이라고 관중은 경고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두고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각종 형사사건에 피의자로 휘말린 이재명 대표가 이른바 '방탄정당'을 만들기 위해 친명계 위주로 공천권을 행사했다는 비판이다.
심지어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변호를 맡았던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이 광주 광산구갑에 도전 중이고,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변호를 맡았던 김동아 변호사와,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대선 경선 자금 수수 의혹 사건 변호를 맡은 김기표 변호사도 출마한 상황이라, '보은공천(報恩公薦)'이자 '사천(私薦)'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과거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서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를 보좌했던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텃밭'인 호남지역에 전략공천된 것도 구설에 올랐다.
민주당은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를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한 뒤 지난 2일 권 전 비서관을 단수 후보로 결정했다. 그 결과 현역인 서동용 의원은 컷오프됐다.
민주당이 이 지역을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하면서까지 권 전 비서관을 공천한 것은 사실상 김 여사와의 '인연' 때문이라는 의혹이 짙다.
"어차피 다 들켰으니 '사천의 끝판왕'을 보여주겠다고 작정한 것 같다"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처럼, 최근 일어난 민주당의 공천 행태는 '후안무치' '파렴치'한 민주당 지도부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옛 선현들은 염치를 모르는 자들이 설치는 것을 제일 경계했다. 실제로 관중이 살았던 춘추시대에 '사유(四維)'가 사라진 나라는 오래 존속하지 못하고 멸망했다.
지금 이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자들은 누군가.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지난 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는 총선을 이기는 것보다 당권을 잡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을 무리하게 잘라내고 있다"며 "그걸 '혁신'이라고 부르는데 저는 정말 '파렴치'하다고 느낀다"고 비난했다.
파렴치한(破廉恥漢)이 판을 치면 그곳은 파멸로 치닫기 마련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는 것과 이번 공천 파동이 무관하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나.
비단 정당을 떠나, 각계 모든 분야에서 염치를 모르는 자들이 함부로 권력을 잡게 해선 안 된다.
감히 염치를 안다고 자부한다면, 염치를 모르는 자들을 그대로 두어선 곤란하다. 갱생불가 존재인 무염치자(無廉恥者)들은 담장 밖으로, 우리가 사는 공동체 밖으로 몰아내야 한다.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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