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古來)로 감동 선사한 스포츠 역도
‘차관’ 장미란, 與 지지율도 들어올리길
‘힘(力)’의 상징 네안데르탈인
현생인류 즉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는 조류(鳥類) 및 소수 포유류‧설치류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군(動物群) 중 근력 면에서 가장 약한 축에 속한다. 언뜻 보기엔 어리숙하고 귀여워보이는 영장류 침팬지마저도 힘은 인간보다 높다. 수북한 털을 깎아낸 침팬지 몸은 ‘근육덩어리’다. 내외신 뉴스에서는 침팬지에 공격당한 사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생인류는 기원전 30만년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탄생했다. 지금의 아프리카 사하라(Sahara)사막 이남 등지에서 출현한 인류 직계조상은 정복의 종족답게 지구 곳곳으로 뻗어나갔다. 그 과정에서 인류는 거대한 맹수(猛獸),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er) 등 이종(異種)인류와의 피의 경쟁을 벌였다.
흰 피부에 붉은 머리털일 것으로 추측되는 네안데르탈인 근력은 현생인류보다 월등했다. 네안데르탈인 중 ‘가장 가녀렸던 여성’이 최홍만 등 지금의 ‘가장 강인한 남성’보다 훨씬 힘이 셌다는 추측도 있다.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경쟁 그리고 공존(共存) 흔적은 지금의 우리 몸속에 남아 있다. 사하라 이남 지역 혈통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서는 1.8~2.6%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발견된다. 슬프게도, 복부에 (쓸데없이) 축적되는 지방질은 이 때문이라고 한다. 생의 절반은 굶주렸던 네안데르탈인들은 복부에 잉여영양소를 저장한 뒤 필요 시 소비했다고 한다.
네안데르탈인 멸종원인으로는 현생인류와의 교배(交配) 과정에서의 흡수, 선사시대 기준으로 각종 첨단무기를 만들었던 현생인류에 의한 학살, 힘에 걸맞은 막대한 식사량을 감당 못한 아사(餓死), 소(小)빙하기 때의 동사(凍死) 등 설이 분분하다. 어느 하나가 아닌 다양한 원인이 맞물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네안데르탈인 극복 꿈꾼 현생인류
이렇듯 맹수에게 치이고 물리고, 멸종 이전 네안데르탈인에게 신나게 얻어맞던 현생인류는 석기(石器)문화 즉 무기개발에 목숨 걸었다. 불을 만드는 법은 직계조상 중 하나인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에 의해 앞서 발견됐다. 따뜻한 모닥불 옆에 둘러앉은 인류는 언제 습격할지 모르는 적에 대비해 사주경계(四周警戒)하면서 돌을 갈아 정교한 투창(投槍) 등을 생산했다.
2010년대 초 커티스 마리안(Curtis Marean)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박사팀이 발굴한 석기는 길고 가는 모양으로 너비 1㎝, 길이 3㎝ 크기다. 한쪽 모서리는 나무‧뼈의 파낸 홈을 붙일 수 있도록 처리됐다. 연구팀은 7만년 전 인류가 이 도구를 투창에 달아 투사체의 사거리‧파괴력을 높였을 것으로 추측했다.
여담이지만 인류 외에 최초로 석기시대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동물이 있다. 카푸친(capuchin)원숭이는 단순히 도구를 쓰는 걸 넘어 돌을 ‘가공’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한다. 학계는 이 원숭이가 지금의 진화속도가 유지된다면 수백만년 뒤 농경(農耕)문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인류는 한편으로는 맹수‧네안데르탈인과 같은 괴력(怪力)을 얻기 위해 노력하며 힘의 위대함을 숭상했다. “남녀를 평등하게 만든 무기” 총이 탄생하기 전엔 투창을 하든 수렵‧채집을 하든 농사를 짓든 뭘 하든 강한 근력은 필수기본이었다. 힘을 숭배하는 문화 흔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발견된다.
유럽 최초 문명인 미노아(Minoan)문명은 소의 머리에 사람 몸뚱이를 한 미노타우로스(Minotauros)라는 가상의 괴물을 만들어 이를 극복코자 기원했다. 그리스신화에는 미궁(迷宮)에 들어간 영웅 테세우스(Theseus)가 이리저리 들이박는 미노타우로스를 단신(單身)으로 무찌르는 내용이 나온다. 또다른 힘의 상징으론 삼손(Samson)·헤라클레스(Heracles) 등이 있다.
동양에는 창해역사(滄海力士) 등이 있다. 사기(史記)에 의하면 창해역사는 장량(張良)과 함께 진시황(秦始皇)을 암살하려다 실패했다. 이 때 창해역사가 이쑤시개처럼 휘두른 무기는 ‘120근(현대 기준 72㎏)’이나 되는 철추(鐵椎)였다고 한다. 창해역사는 우리 한민족 원류(源流) 중 하나인 예맥(濊貊)족이었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지금도 강원도 지역에선 창해역사 설화(說話)가 전승되고 있다.
18세기까지도 신석기 문명이었던 남태평양 이스터(Easter)섬 원주민들의 거대석상 모아이(Moais)가 힘 숭배 문화의 가장 근래 흔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고립된 섬에서 한정된 자원을 두고 서로 싸우던 원주민들은 공멸(共滅) 위기에 처하자 대신 모아이로 승부를 내려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더 크고 더 많은 모아이를 세우는 부락, 즉 역사(力士)들이 더 많은 부락이 이긴 셈 치는 식으로 말이다.
인류뇌리 깊이 각인된 한판의 드라마
동족(同族)끼리 힘을 겨루는 건 아무래도 모아이에 쓰인 돌조각처럼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려 승부를 결정짓는 게 가장 좋다. 쓸데없는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고 서열을 쉽게 나눌 수 있다. 실제로 선사시대 동‧서양에선 큰 바위‧나무통 들기 시합 즉 원시적 형태의 역도(力道)가 성행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대한체육회 체육연감 등에 의하면 역도경기가 근현대적 형태를 갖춘 건 19세기 무렵이다. 일부 영국인들은 덤벨(Dumbbell)운동을 즐겨했으며, 이는 독일의 체육지도자 요한 구츠무츠(Johann Guts Muths‧생몰연도 1759~1839), 프리드리히 얀(Friedrich Jahn‧1778~1852) 등에 의해 보급됐다. 얀의 제자에 의해 덤벨 운동지도서가 출간됐으며 현대 역도의 형태가 정립됐다.
역도가 국제무대에서 선보여진 건 1896년 그리스 아테네(Athenae)에서 열린 1회 올림픽대회 때다. 체급제한은 없었으며 한손‧양손 들어올리기의 두 종목이 실시됐다. 1920년 안트워프(Antwerp)올림픽 때 5체급으로 구분됐고 동년 국제역도연맹(IWF)이 출범했다. 네안데르탈인 등을 극복코자 했던 고대인류의 기억이 뇌리에 깊이 남은 듯, 현대에도 남녀역사들의 한판승부의 드라마는 보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역도스타는 아무래도 장미란이다. 장미란은 2005~2009년 세계역도선수권 4연패를 이뤘고 아테네(은메달)‧베이징(北京‧금메달)‧런던(London‧동메달)올림픽 메달리스트(Medalist)에 등극했다. 장미란은 수많은 ‘약쟁이’들의 반칙을 극복하고 오로지 실력만으로 올림픽 메달을 쟁취했다. 그럼에도 항상 겸손했으며 은퇴 후에는 후학(後學)양성에 매진하고 불우이웃들을 묵묵히 도와 만인의 귀감(龜鑑)이 됐다.
그런 장미란이 최근 개각(改閣)에서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깜짝발탁됐다는 소식이다. 그간 그녀의 소식을 궁금해 했던 많은 국민은 한편으로는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차관은 정책홍보 및 체육‧관광 등을 담당한다. 전세계 역도계를 평정했던 선수 장미란에서 이제는 ‘차관 장미란’이 된 그녀가 바벨(Barbell) 못지않게 국민의힘 지지율도 번쩍 들어 올려주기를 내심 기대해본다.
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참된 여전사 그 자체이죠
언론계에선 라임 맞추는 게 습관이다보니, 지금은 제가 언론쪽이 아닙니다만, 분에 넘치게 정치부장 달 정도로 십수년 오래 라임 습관 따라하다 보니 여전사란 표현을 불가피하게 쓰게 됐습니다만, 혹여라도 불편하실 여성분들껜 양해 부탁 드립니다.
말씀하신대로 장미란 차관은 모두에게 귀감이 되시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화이팅입니다.
바벨에 올라타지마라 유승민 가서 물이나 떠와
장 차관께서 잘 하시지 않은까 생각합니다.
보수 이념에 맞는 미담이
늘 끊이질 않았는데 영입 잘 했네요.
장 차관께서 올바른 길, '국민의힘'을 위해 '늘' 잘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순수한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동물의왕국이 다 된 정치판에서 혹여 상처나 받지 았았으면 합니다. 벌써부터 개x들이 개거품을 물고 있다고 합니다. 염려되네요.
광견병 걸린 미친개들 인신공격도 서슴치 않는데 잘 버텨주길 기대해 봅니다.
이왕 한 거 모쪼록 마음 독하게 먹고 오래오래 국민의힘 인재가 되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