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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지드래곤 모두 '음성'… 경찰 '마약 수사', 용두사미되나?

뉴데일리

경찰이 지난 9월부터 내사를 벌이다 지난달 23일 배우 이선균(48)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한 '연예계 마약 투약 의혹 사건'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이선균과 '빅뱅' 출신 가수 지드래곤(35·권지용)이 '모발 정밀 감정'과 '소변 간이 시약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경찰이 최악의 경우 1~2명의 '진술 증거'만으로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힌 것.

내사 단계부터 수사망에 오른 인물들의 신원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관심을 모았던 이번 사건은 이선균의 상습투약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고 지드래곤이 혐의를 전면 부인함에 따라, 경찰이 제보자 등의 말만 믿고 다소 무리하게 수사를 벌인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인천항을 거쳐 들어온 마약이 서울 강남에서 유통된다는 첩보를 입수한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 투약(제공)자로 의심된 'G업소' 전 실장 A씨(29·여)를 지인 오피스텔에서 체포해 구속한 뒤 함께 투약한 사람들과 공급책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 과정에서 이선균과 지드래곤의 혐의점을 포착하고, 마약 공급책의 신원을 확보한 경찰은 지난달 23일과 25일 두 사람을 각각 형사 입건하고 법무부를 통해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지난달 28일 이선균을 인천논현경찰서로 불러 '마약 진단 키트'로 간이 시약 소변 검사를 진행하고, 모발 샘플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낸 경찰은 "이선균을 포함한 입건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정작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국과수 모발 정밀 감정'에서도 마약 투약 흔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자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당시 경찰이 채취한 이선균의 모발 길이는 8~10cm로, 모발 1cm가 자라는데 한 달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선균이 최근 10개월 간 마약을 투약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

당초 이선균의 내사 소식이 알려진 후 다수 언론은 '이선균이 올해 초부터 1년간 A씨의 자택에서 마약류를 여러 차례 투약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고 전하며 상습투약 가능성을 거론했으나, 모발 정밀 감정에서 '음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상습투약은커녕 단순투약 여부조차 가리기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선균은 지난 4일 경찰 2차 소환조사에서 "A씨가 불면증으로 처방받은 약이라며 준 약을 먹었다"면서 '그게 마약인 줄 몰랐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다.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물의 투약 사실은 인정했으나 고의적인 투약은 아니었다는 취지다.

이선균이 고의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국과수 정밀 감정에서 음성 판정이 나온 점을 고려할 때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이선균을 마약 혐의로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광삼 변호사는 지난 6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마약 투약 사건은 고의범인지 아닌지를 본다"며 "마약인 걸 알고 투약해야 죄가 인정된다. 고의성 없이 한 경우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단, 경찰은 이선균이 'A씨 등에게 공갈협박을 당해 수억원을 뜯겼다'는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이선균이 A씨 등에게 협박을 당하기 전 마약 관련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현재 이선균의 다른 체모에 대한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마친 뒤 이선균을 재소환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유흥업소 실장 진술만 의존? 지드래곤 수사 난항

경찰이 마약 혐의로 입건한 지드래곤의 수사 역시 난항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구속한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드래곤의 혐의점이 드러나자, 지난달 25일 지드래곤을 입건하고 이틀 후 출국까지 금지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언론을 통해 이러한 사실이 공개되자 지드래곤은 즉각 반발했다.

지드래곤은 지난달 27일과 30~31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거듭 부인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 진행을 위해 11월 6일 자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6일 인천논현경찰서에서 4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나온 지드래곤은 취재진을 향해 "경찰이 제시한 증거는 없었다"며 "(경찰 조사가) 웃다가 끝났다. 장난이다"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여유를 보였다.

이날 마약 간이 시약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힌 지드래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진행하는) 정밀 검사 또한 긴급으로 요청드린 상태"라며 "이제부터는 수사 기관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결과를 빨리 표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시약 검사로는 5~10일 내 마약을 투약한 경우에만 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실질적인 투약 여부는 1~2주 후에 나오는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에서 가려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드래곤이 초반부터 투약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정밀 감정에서도 음성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견해가 많다.

앞서 경찰이 지드래곤의 휴대전화 통신내역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범죄 사실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한 점도 경찰 수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관련 영장을 다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재신청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만일 영장 신청이 다시 기각된다면 경찰은 피의자에 대한 물증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남은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지드래곤은 2011년 5월 일본에서 대마초를 1회 흡연한 혐의를 받았으나, 당시 검찰은 지드래곤이 초범이고 흡연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재벌 3세'로 유명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5)와, YG엔터테인먼트 수장 양현석과 법정공방을 벌였던 가수 지망생 한서희(28), 한서희와 연인 관계였던 작곡가 정다은(31, 개명 후 이태균), 일반인 2명 등 5명도 마약 혐의로 내사 중이나, 여전히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하나는 이선균과의 관련성은 물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11/07/20231107002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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