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태아 출생 후 방치한 '유튜버 낙태 사건' 명백한 살인"

이른바 '유튜버 36주 낙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태아가 산모의 몸 밖으로 나온 뒤 방치로 숨졌으면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2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분만한 태아는 정상으로 출생했으나 이후 방치돼 사망했다"며 "태아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인정돼 살인죄가 맞다"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이어 "낙태는 살인이다. 분만 이후 살아있었다는 게 명백하다"며 "병원이 방치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면 당연히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은 낙태 경험담을 유튜브에 올린 20대 A씨를 집도한 의사와 병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23일 "기본적 사실관계에 관한 자료가 상당 부분 수집된 점 등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와 관련 우 본부장은 "영장이 기각됐지만 법원이 범죄 사실관계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을 하진 않았다"며 "조만간 영장 재신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찰은 A씨의 수술을 진행한 병원에서 태아가 추가로 화장된 정황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우 본부장은 "수사 과정에서 이 건 외에 다른 내용도 포함해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 아직 입건하지 않았으나 그에 준하는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튜버 A씨는 지난 6월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36주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며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A씨와 수술한 의사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A씨와 병원장, 집도의에게는 살인 혐의가 적용됐고 다른 의료진 4명은 살인 방조 혐의로 입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