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투약' 유아인, 2심 첫 재판 … "악의적 법 위반 아냐"

프로포폴, 대마 등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은 배우 유아인(38·본명 엄홍식)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는 항소 이유를 밝혔다.

유씨는 29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 심리로 열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향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서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씨는 이날 수의가 아닌 검정 정장을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유씨 측 변호인은 이날 수면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것을 두고 1심 재판부가 유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며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든 극한의 상황에 몰린 상황에서 수면마취제에 대한 의존성이 생긴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 수사 개시 전부터 개선하기 위해 정신의학과를 내원하는 등 수면장애를 건강한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해왔다"며 "그럼에도 실형을 선고한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고 했다.

변호인은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수면제를 매수한 혐의에 대해서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성립한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도 했다.

검찰은 1심에서 일부 무죄가 선고된 부분에 대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심의 형 또한 가벼워 양형부당을 항소 이유로 들었다. 1심은 유씨의 대마수수 및 대마흡연교사,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유씨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을 위한 수면 마취 명목으로 프로포폴을 181차례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타인 명의로 44차례에 걸쳐 수면제 1100여 정을 불법 처방받아 매수한 혐의와 지난 1월 미술작가 최모씨(33) 등 4명과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 등도 받는다.

유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오랜 기간 우울증을 겪으며 수면마취제에 의존성이 생겨 투약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대마 흡연 사실도 인정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대마 흡연 등을 교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1심은 지난 9월 유씨에게 징역 1년에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약 154만 원을 선고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1심은 "의료진 중 일부가 프로포폴 등 과다투약의 위험성을 명확히 설명하고 주의를 준 바 있는데도 계속 범행을 저질렀다"며 "수면마취제, 수면제 의존과 더불어 대마까지 흡연하는 등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고 관련 규제 등을 경시하는 모습 보였다"고 했다.

유씨와 함께 대마를 흡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피고인 측과 검찰은 1심 판결에 모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