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합뉴스가 을지학원 재단을 맹비난하는 보도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주 내용은 연합뉴스TV의 2대 주주인 을지학원이 1대 주주로 등극하기 위해 자기들 몰래 방송통신위원회에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며 악의적 보도를 퍼붓고 있다. 연합뉴스는 특히 이 기사들을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의 가장 주요한 곳에 배치.대서특필하면서 마치 전쟁에 비견할 큰일이 난 듯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어 여간 꼴불견이 아니다. 이에 연합뉴스의 보도행태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과 비난들이 언론계 안팎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참 ‘나쁜 언론’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연합뉴스가 해당 기사들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쓴 것이 아니다 보니 적대적 감정이 풀풀 난다. 기사를 너무 아전인수격으로 작성했다. 을지재단과 관계자에 대해 지나치게 악의로 가득찬 비난을 쏟아내며 국영 성격의 연합뉴스를 마치 한 개인의 소유물인 양 ‘찌라시식 보도’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엔 연합뉴스가 늘 주창하던 공정보도의 정신은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고 ‘보도지면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나아가 정치권까지 끌어들여 자기들에게 유리한 성명을 쓰도록 하거나 언론학자들의 그럴싸한 코멘트도 받아 을지재단을 흠집내고 자기들의 주장을 합리화.정당화하는데 온갖 열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의 지주회사이자 감독기관인 뉴스통신진흥회 홈페이지에는 “언론의 빛, 뉴스 통신의 미래미래, 뉴스통신진흥회가 함께 합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언론의 정도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연합뉴스가 비추는 빛이라면 아무도 그 빛을 바라보고 싶지도 않고 함께 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요 며칠간 기사를 보면, 연합뉴스가 을지에 대한 새로운 공격 포인트를 찾아내는데 벌써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이미 나왔던 기사를 그 다음날 다른 기사에 또 녹여 쓰고 삶아먹고 우려먹고 재탕 삼탕 하는 듯하다. 을지재단과의 집안싸움에서의 승기를 잡기 위해 언론의 본연의 기능을 내팽개치고 나아가 악용하고 사유화하는 것은 연합뉴스가 줄곧 자랑해 온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온당한 역할과 태도가 정녕 아니지 않는가? 이런 측면에서 매년 3백억 이상 지원하던 연합뉴스에 대한 국가보조금을 윤석열 정부가 대폭 삭감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고 만시지탄(晩時之歎)인 면이 있다고 하겠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을지재단의 연합뉴스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심도있게 철저히 검토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 차제에 연합뉴스가 과연 연합뉴스TV의 1대 주주 자격이 있는지도 깊이 들여다보고 내년 초의 재승인 심사에 꼭 반영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지난해 3월 말부터 연합뉴스TV의 사외이사를 하면서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는 연합뉴스는 TV 방송사를 운영할 자격과 능력이 없다. 연합TV의 1대 주주는 바뀌어야 한다. 방통위는 연합뉴스로부터 보도채널을 회수해야 한다. 연합뉴스 사장이자 연합뉴스TV 대표인 성기홍 사장은 “을지재단에 연합TV를 넘겨선 안될 이유가 차고 넘친다”고 했지만 그 이전에 연합뉴스가 연합뉴스TV에서 손을 떼야 할 이유는 더욱 더 차고 넘친다.
폭넓은 이해를 위해 역사를 좀 거슬러 올라가면, 연합뉴스TV는 태생부터 잘못됐다. 연합뉴스는 연합통신 시절인 1993년(김영삼 정부)에 보도전문채널을 허가받아 연합TV뉴스(지금의 YTN)를 운영하다가 운영 능력 미비 등으로 재정난이 가중되자 운영 4년 만인 1997년 12월 1일,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KDN에 대주주 자격을 넘겼다. 연합TV뉴스는 당시 부실기업으로 애물단지가 돼 제대로 정신있는 기업은 아무도 매수자로 나서지 않았다. 급기야 정치권을 동원해 강매를 해 결국 힘없는 공기업 한전KDN과 마사회 등에 300억원의 거액을 받고 팔아넘겼다. 그 당시 국내에서 첫 보도채널이 나올 때 CBS 등 주요 언론사들이 영상매체와 신사업 진출을 위해 보도전문 채널 확보에 사운을 걸다시피 했다. 그런데도 연합통신(지금의 연합뉴스)은 이렇게 귀한 것을 귀히 여기지 않고 단지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그것도 남의 팔을 꺽어 강매한 행위는 마치 돈에 눈이 멀어 네 살배기 자기 자식을 돈 받고 팔아넘긴 영혼없는 부모와 다를 바 없다. 법인도 하나의 인격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YTN이 오늘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보면 근원적으로 연합뉴스의 덕분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이런 몰지각한 연합뉴스에 지금의 보도채널 ‘연합뉴스TV’를 또 하나 허가해 준 것은 역사에 남을 오점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그날이 하필 연합통신이 14년 전 한전KDN에 웃돈 받고 팔아먹은 12월 1일이다. 딱 1주일 뒤면 슬픈 그날이 또 온다. 각설하고, 연합뉴스TV가 이렇게 복잡하고 아이러니컬하게 탄생했다면 연합뉴스는 YTN 경영의 실패를 거울삼아 연합뉴스TV경영을 잘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사외이사로 현장에서 목도한 것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연합뉴스는 지금도 사규의 헌법이랄 수 있는 정관조차 무시하고 지키질 않고 있다. 불합리를 넘어 불법과 탈법 경영이 있고 또한 갑질과 노예계약이 있고 경영 무능력까지 활개치고 있다. 그러고도 버젓한 언론사로 12년째 굴러오고 있다는 것이 희한하다.
그 실예는, 끝없이 나열할 만큼 많고 많지만, 대표적인 몇 가지만 들자. 무엇보다 지난해 까지만해도 연합뉴스TV에 방송되는 광고는 연합뉴스TV 직원들이 영업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연합뉴스TV에는 마케팅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TV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연합뉴스가 광고영업을 대행해 왔다. 그러면 연합뉴스에 눈물나게 고마워해야 하느냐? 하면 그것은 결단코 아니다. 연합뉴스TV의 자생력을 없애기 위해 그동안 직접 영업을 못하도록 한 매우 악랄한 정책이다. 이를 위해 연합뉴스TV에는 광고영업을 위한 마케팅팀을 두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광고영업 대행 수수료를 턱없이 높게 책정해 수탈해 가 그동안 연합뉴스를 향한 원성이 자자했다. 그러다가 주주들의 거듭된 항의와 시대 변화에 따라 수수료도 조금씩 낮추고 지난해부터 광고 영업을 담당하는 마케팅팀을 연합뉴스TV에 약간 명이나마 두고 있으나 돈이 되는 주요 재벌 대기업군은 아직도 내주질 않고 있다. 소위 연합뉴스는 그동안 연합뉴스TV에 빨대를 꽂아 많은 이익과 재미를 봐 왔다고 하겠다.
급기야 을지학원을 비롯해 소액주주들이 성기홍 대표를 배임혐의로 고발해 지금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 고발장 등에 따르면, 연합뉴스가 연합뉴스TV의 최대주주로 연합뉴스의 대표이사를 연합뉴스TV의 대표이사로 겸임시켜 오면서 광고대행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2011년 개국이래 지금까지 매년 150억원 내지 180억원 가량을 부당하게 수취해 연합뉴스TV에 수백억원의 엄청난 재산상 손해를 가한 혐의다. 또한 부당.불공정거래 등의 혐의로 공정거래위위원회에도 신고돼 역시 조사가 진행중이다. 여기에 더해 연합뉴스TV는 설립 후 12년이 지난 아직도 연합뉴스 직원 15명 안팎을 불법적으로 파견해 주요 보직을 거의 다 차지하고 있고 비교적 고연봉인 파견자들의 인건비를 연합뉴스TV에서 부담하는 등으로 연합뉴스TV는 그동안 자체적 발전을 도모하기보다는 연합뉴스 하청업체로의 역할에 충실한 기형적인 경영을 해 왔다고 진단하겠다. 그러나 검찰과 공정위가 고발 1년이 넘어도 언론사의 위세에 눌려 아직 피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정말 지난해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었는지? 윤석열 정부의 검찰과 공정위는 국정철학인 공정과 상식에서 업무를 공평무사하게 제대로 추진하고 있는지 심히 궁금하다.
또 연합뉴스TV 경영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무늬만 사외이사제‘와 있으나 마나 한 이사회다. 연합뉴스TV 이사회는 사내이사(사장.전무,상무)3명과 사외이사 4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는 회사 발전을 위해 경영진의 독단을 견제하고 전횡을 감시하는 장치로 도입된 제도인데도 연합뉴스TV의 사외이사는 이런 역할을 전혀 기대할 수가 없다. 사외이사가 경영진과 독립적으로 선임되고 또 똘똘뭉치면 가능하나 연합뉴스TV의 사외이사진은 구성 때부터 잘못 조합돼 있기 때문이다. 회사 출범 이후 지금까지 4명의 이사 중 1명은 친(親)연합인사를 연합뉴스가 선임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합뉴스 퇴직 인사가 TV사외이사로 들어와선 TV입장과 반대되고 TV발전을 저해하는 연합뉴스 입장을 주구장창 강변해 이사회를 할 때마다 이게 연합TV 이사회인지 연합뉴스 이사회인지 헷갈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러한 구조하에 열리는 이사회에선 어떤 안건이라도 경영진에게 유리한 4대 3의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배임문제 등 경영상 불합리하고 불법적인 어떤 중차대한 의결안이 나와 사외이사 중 3명이 결사 반대를 하더라도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무조건 통과되는 것이 연합뉴스TV 사외이사제와 연합뉴스TV 이사회의 현주소다. 그러면 왜 개살구 같이 허울만 좋은 사외이사제를 운영하고 있을까? 그것은 보도전문채널을 허가받고 3년마다 재승인을 받을 때마다 평가 점수를 1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 쇼윈도 상품처럼 현혹적으로 갖다 놓고 시행은 변칙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심각한 문제들과 관련해 지난해 8월 그 무더운 날씨에 과천 방송위 앞에서 1주일 이상 1인 시위를 하면서 개선을 촉구했으나 한상혁의 방송통신위원회는 초록이 동색인 듯 연합뉴스와 성기홍 사장 앞에 서기만 하면 그저 작아질 뿐 아무런 시정 조치도 안하는 죄를 범했다. 그러나 이제 험난하고 어려운 시절이지만 이동관 위원장 시대의 방송통신위원회는 분명히 달라지리라 크게 기대한다.
연합뉴스TV 경영의 또 하나의 문제는 경영진의 높은 급여다. 연합뉴스TV 성기홍 대표의 연봉은 3억원(연합뉴스에서 1억5천만원, 연합뉴스TV에서 1억 5천만원 지급)이다. 전무는 2억원 을 넘고, 상무는 2억원 정도다. 물론 판공비는 별도다. 기업에 따라 경영진의 급여나 연봉이 많을 수도 있고 높을 수도 있다. 그러나 누울 자릴 보고 발을 뻗어야 하는데 너무 염치가 없는 경영진들이다. 연합뉴스TV가 올해 출범 12년째인데도 아직 자본금 잠식 상태다. 올 3분기 실적도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이미 45억 정도 미달된 상태라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연말 결산은 더 나빠질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연합뉴스TV 경영진들의 연봉을 대폭 줄여야 한다. 연합뉴스TV 성기홍 사장의 3억 연봉은 매출과 영향력이 더 큰 타 방송사 사장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안다. 특히 매출과 이익, 직원 숫자 등의 규모에서 연합뉴스TV보다 훨씬 더 큰 YTN 사장의 연봉도 이보다 낮다. 더구나 YTN에는 임원 중에 전무도 없는데 연합뉴스TV에는 전무가 있다. 연합뉴스가 TV에 출범에 기여한 주주들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렇게 방만 경영을 해서는 안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연합뉴스가 집안싸움 끝에 기자들에게 을지학원을 비방하는 기사 발굴과 취재를 계속 강요한다면 연합뉴스의 문제만 아니라 언론계 전체의 부끄러움이 된다. 연합뉴스는 이제라도 을지재단에 대한 공격성 편파보도를 하기 위해 특별취재팀을 운영하고 ’보도지면을 사유화‘하는 등의 작태를 당장 중지하길 바란다. 을지의 1대 주주 자격과 경영능력 재단에 앞서 연합뉴스와 조직원들은 그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를 스스로 중간 평가하길 바란다. 연합뉴스는 그 옛날 ’가루방 통신‘에서 이제는 서울 중심에 번듯한 사옥도 갖고 있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이제 여기에 감사.만족하면서 더 이상 언론의 소매상 영역을 탐하지 않으면 좋겠다. 연합뉴스가 언론 도매상 역할에 충실히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고 언론 종사자들의 바램이리라. 스스로 돌아봐 부족하다면 우사와 챙피를 더 당하기 전에 뼈를 깎고 살갗을 벗기는 자기 혁신을 하면서 방통위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 결과를 의연하게 기다릴 것을 권면한다. 그렇지 않으려면 우리 사회와 언론의 발전을 위해 보도전문 채널을 반납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
아울러 연합뉴스TV 경영진은 지금까지 회사에 끼친 손해가 막대한바 더 이상 그러한 피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방통위가 지난 2017년과 2020년 재승인시 조건으로 내걸고 권고한 여러 제반사항들을 신속히 이행하는데 주력해 주길 간곡히 바란다. 특히 성기홍 사장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한 방송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의 대표이사 겸직을 몇 달 앞으로 다가온 이번 재승인 심사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즉시 해소할 것을 사외이사 자격으로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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