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삼겹살 코스프레', 일그러진 분식과 위선의 가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자신의 SNS에 '삼겹살 인증샷'을 올렸다가 여권으로부터 "거짓 서민 코스프레"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위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친서민 이미지', '관대함'을 내세우면서 정작 자신과 관련돼서는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與 "위선으로 살아 온 이재명, 소고기 먹고 삼겹살 먹은 척"

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전 유성구 지원 유세 현장에서 "이 대표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라며 "왜 굳이 삼겹살 안 먹고 삼겹살 먹은 척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SNS에 "계양 밤 마실 후 삼겹살, 눈이 사르르 감기는 맛, 이원종 배우님과"라는 글과 함께 고기를 먹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나 이 대표의 식사 장면이 담긴 영상을 살펴보면, 이 대표 우측에 앉은 배우 이원종 앞에는 소고기로 보이는 음식이 보인다.(참조: [단독] 대파 들고 서민 외치던 이재명, 저녁식사는 한우 전문점에서 … '컵라면' 한동훈과 대조)

한 위원장은 "법카(법인카드)로 엄청난 액수의 과일을 먹고 일제 샴푸를 쓰고 자기들 제사까지 법카로 시키는 것, 제가 계속 애기하는데 (이 대표가) 저를 고소하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자기가 거짓말이니 지금 이야기하면 선거법 위반이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유권자들을 향해 "위선의 시대가 오길 바라나. 그렇게 위선으로 살아온 것을 알고도 권력을 부여하실 것인가"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도 논평에서 "대파를 흔들며 서민 행보를 하다가 그 구호가 사라지기도 전에 한우 먹는 미식가, 식도락가로 변신했다"며 "돌아서서는 '삼겹살 먹었다'며 서민 코스프레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유세 현장에서 유권자 표심 공략을 위해 연일 대파를 손에 쥐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며 '친서민 행보'를 보였지만 결국 '위선'이라는 역풍을 맞은 셈이다.

◆"대통령 비하해도 된다"는 李, 정작 자신에 대한 비판엔 '소송'

이 대표가 표면적으로는 '친서민 이미지', '관대함'을 내세우면서 정작 위선이 드러난 장면은 몇 차례 더 포착됐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유세 지원에서 대통령부터 구청장까지, 좀 비하해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자신을 향한 비판에는 소송으로 대응했다. 이 대표는 2012년 성남시의회에서 이 대표와 판교 철거민 사이의 몸싸움,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관용차 이용 의혹을 언급한 이덕수 당시 성남시의원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형사 고발했고, 1억 원을 배상하라며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2013년에는 형수 욕설을 최초 보도한 성남일보를 고소했고 2014년에는 성남시 수의계약 문제와 가족과의 분쟁을 소개했던 방송사, 제작자, 진행자, 출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두 사건은 그러나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이 대표 비서실은 또 같은 날 이 대표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굽이 떨어진 상태의 이 대표 구두 사진을 공개했다가 '빈곤 코스프레' 논란을 빚었다. 이 대표 비서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떨어져 버린 구두 굽, 이번 선거에 임하는 이 대표의 절박함"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미래의 김시관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일제 샴푸, 초밥, 샌드위치, 제수용폼 등 이 대표 부부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거론하며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니 갑자기 살림이 궁핍해진 것인지 많은 사람이 의아해 한다"고 꼬집었다.

◆고 김문기 관해 "모른다" "박근혜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 … 與 "거짓 일상화"

이 대표가 2021년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발언, 논란을 자초한 장면도 이번 총선에서 재차 거론됐다. 이 대표의 '존경'이라는 표현이 '조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당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 통보를 받고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서울 영등포갑 후보는 지난 2월 이 대표를 향해 "저를 존경한다는 대표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지 않고 조롱하는 말로 느껴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했던 이 대표의 발언도 여전히 논란이다. 김 전 처장은 2021년 말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가 시작된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시관 대변인은 논평에서 "호주 출장을 함께 한 측근도 알지 못하고 '성남 사는 총각' 신분으로 만났던 여배우도 부정했다. '박근혜를 존경한다고 하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았냐'는 주옥 같은 어록도 남겼다"라며 "거짓의 일상화에 말문이 막힌다"고 비판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이 대표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최근 출간한 '당신들의 댄스댄스' 책에서 이 대표에 대해 "말 뒤집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데엔 타고났다"며 "문제는 그 거짓말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하는 것을 '임기응변'이라고 여긴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는) 끊임없이 가짜뉴스를 만들어 내는 좀비"라며 "이재명에게 국민은 일신의 욕망을 위한 도구"라고 했다.(참조: 유동규 "'권순일이 우리 사람이라고 상상들이나 하겠나' 낄낄대고 웃었다")◆대장동 변호사 5인방 공천에 … 與 "방탄 호위무사 진용"

'친명횡재' 공천으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을 받았던 이 대표가 국민의힘은 '막천', 민주당은 '혁신 공천'이라고 자평한 대목도 여전히 회자된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달 7일 정우택 전 충북 청주 상당구 예비후보의 공천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단수 추천"이라고 주장했다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피소됐다. 정 전 후보는 당시 경선을 통해 공천을 확정받았던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정 전 후보의 돈 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되자 정 전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반면 민주당의 '친명(친이재명) 공천'은 계속됐다. '대장동 변호사'로 알려진 김동아 변호사가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을 대신해 전략선거구로 지정된 서울 서대문갑 최종 경선 후보 3인에 올랐고 이후 경선에서 공천장을 받았다. 김 변호사를 비롯해 김기표·박균택·양부남·이건태 등 '대장동 변호사' 5인방은 민주당 텃밭에서 모두 공천권을 획득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당시 "이들이 국회의원의 자리를 꿰찬다면 말 그대로 이 대표의 '방탄 호위무사' 진용이 제대로 갖춰질 듯 보인다"며 "이러니 '노골적 보은 공천', 변호의 '대가'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