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을 담은 담론
만약 당정 주장이 맞다면 강성희 퇴장은 당연
다만 용산도 ‘文 기관단총 경호’ 여파 감안해야
동서고금(東西古今) 막론하고 국가지도자의 신체는 임기 시작과 함께 그 자신의 것이 아니게 된다. 국가의 자산으로 귀속된다.
미국 대통령의 경우 비밀경호국(USSS) 조치에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동선(動線) 등을 마음대로 짤 수 있는 게 아니다. 다수 헐리웃 영화에서 경호원들이 총성(銃聲)과 동시에 대통령을 마치 짐짝 다루듯 방탄 리무진 캐딜락 원(Cadillac One)에 던져 넣은 뒤 강제로 머리 숙이게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실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국가지도자 경호 수위가 적절한가 지나친가 문제는 해당 지도자가 성군(聖君)이냐 암군(暗君)이냐와 결부지어 판단할 게 아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훌륭한 지도자든 훌륭하지 않은 지도자든, 지도자인 이상, 그 신체는 국정(國政) 컨트롤타워로서 국가자산이기에 그 자신이 좋든 싫든 안전에 만전 기해야 한다.
성군 중의 성군으로 칭송 받는 세종대왕(世宗大王)을 실례로 살펴보자.
세종실록(世宗實錄) 등에 의하면 1444년 세종은 어가(御駕)에 몸 싣고 충북 청주의 한 약수터로 향했다. 임금이 행차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백성들은 용안(龍顔)을 보고자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거리는 인산인해(人山人海) 이뤘다고 한다.
그런데 세종이 한양으로 돌아올 때는 강아지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궁금해진 세종이 승정원(承政院)에 연유를 묻자 “충청감사(忠淸監司)가 도내 모든 수령(守令)들에게 군중의 접근을 막으라고 지시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세종은 보기 드물게 벌컥 화를 냈다. 또 형조(刑曹)에 관련자들 조사를 명했다.
그런데 2014년 9월 노혜경 덕성여대 연구교수의 동아비즈니스리뷰 기고 칼럼에 의하면 세종의 대로(大怒)에는 다른 까닭이 있었다. 그는 가여운 백성들 손을 어루만지며 대화하지 못해 분노한 게 아니었다. 백성이 임금 얼굴을 보는 것조차 막은 것에 화가 난 것이었다.
당대 국법(國法)은 테러 가능성 등을 우려해 백성이 임금과 코앞에서 대면하고서 직접 하소연하는 걸 엄격히 금지했다. 노 연구교수는 “세종도 이를 알고 있었다. 세종이라면 무한정 모든 일을 착하게 처리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았다. 세종은 원칙주의자였고 포퓰리즘(Populism)을 싫어했다”고 설명했다.
옥체(玉體) 훼손은 의도된 테러가 아닌 과실로 인한 것이라 해도 일벌백계(一罰百戒)해 국가자산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선 17대 국왕인 효종(孝宗)은 1659년 얼굴에 난 종기 치료를 위해 어의(御醫)인 유후성(柳後聖)과 침술로 유명한 신가귀(申可貴) 등을 불렀다. 신가귀는 침을 놔 나쁜 피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유후성은 머리에 침 놓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만류했다. 신가귀가 기어이 자침(刺鍼)하자 검붉은 피가 마구 뿜어져 나왔다. 효종이 과다출혈로 승하(昇遐)하자 유후성은 의례상 잠깐 귀양 다녀온 뒤 복직한 반면 신가귀는 교수형에 처해졌다.
‘쿨(Cool)함’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전 미국 대통령도 일신(一身)이 국가자산임을 잊지 않고서 테러에 무관용 대응했다.
2010년 10월 오바마는 필라델피아에서의 중간선거 지원유세 후 청중을 향해 손 흔들었다. 그 때 갑자기 책 한 권이 오바마에게로 날아와 왼쪽 어깨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다. 만약 책이 아닌 총탄‧날붙이였다면 미국은 국정 컨트롤타워를 잃고 큰 혼란에 휩싸일 뻔한 순간이었다. 범인은 ‘쿨하게’ 용서받는 대신 USSS‧경찰 등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미국 경찰의 무자비함은 유명하다. 범인은 자신이 오바마 팬이라고 주장한 끝에야 겨우 풀려났다.
미국에선 잠재적 국정 컨트롤타워 즉 대선주자에 대한 테러 시도도 엄격히 처벌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쿨한’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에게 2014년 4월 신발‧서류뭉치를 던진 여성도 도주 과정에서 경호원들에게 붙잡혔다. 신발 등은 힐러리 오른쪽 머리 옆을 지나갔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 강제퇴장 사건이 논란이다. 18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의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행사에 참석한 강 의원은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에 의해 사지(四肢)가 붙들려 나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고 “국정기조 바꾸셔야 된다” 등을 외쳤다.
사건 경과에 대한 당정‧야권 설명은 다르다. 강 의원 측은 “악수하면서 말 몇 마디 건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강 의원이 대통령 손을 놓지 않고 고성을 질렀다”는 입장이다. 현장에 있었던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강 의원이 대통령 손을 꽉 잡고 놔주지 않은 채 연이어 소리를 질러댔다”고 했다.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분명한 건 만약 후자(後者)가 맞다면 강 의원은 퇴장으로 끝난 걸 다행으로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강 의원이 초법적(超法的) 소지의 ‘칠성시장 기관단총 경호’ 문재인 씨에게 똑같이 했더라면, 그리고 그가 불체포특권의 국회의원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경(黥)을 쳤을 터였다.
다시 말하지만 당정 주장이 맞다는 전제 하에, 경호처로선 손을 꽉 잡고 놔주지 않는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도리가 없기에 퇴장시키는 건 당연한 조처였다고 본다. 필자가 무슨 대통령 팬이라서 이러는 건 아니다. 국법을 말하고자 함이다.
물론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붙잡은 채 들어낸 건 과한 감이 없잖아 있긴 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언급대로 ‘만들어진 사건’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 대통령실은 국가자산을 보호하면서도 ‘칠성시장 기관단총 경호’ 비스무리한 제2의 정권 탄생을 막연하게 우려하는 일부 민심(民心)을 안심시키기 위해 유연함 발휘할 필요가 있다.
※ 요즘 필자 정신이 어지러운 탓에 본 개담 내용이 다소 뒤죽박죽 난해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 부탁드린다.
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뭔가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과 8년간 정계에서 업무적으로 싫든 좋든 얽히다 보니, 사회적으로도 무슨 미친 x들이 8년새 이리 많아졌는지, 그것도 매일, 저도 마음이 피폐해질 뻔하다가 조금씩 추스리는 중입니다. 8년 전 이전의 제정신인 세상 다시 돌아오리라 생각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나요 ~
참고로 윤석열도 기관총 경호했습니다.
기관총 경호를 문제 삼을 거면 똑같이 비판해야 옳을 줄 압니다.
그리고 쉴드칠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지만,
아무리 전과 5범이라도 보는 신원 미상의 일반인도 아니고 의원을 단순 제지나 격리가 아닌 입을 막고 사지를 붙들어 끌어내는 것은 과잉대응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총선을 앞두고 승리를 원한다면 저래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중도 쪽 여론 또한 냉담합니다.
칼럼 비판이 목적이 아니라 제 개인적인 생각이오니 너른 양해 바랍니다.
악수는 1초컷입니다. 악수 5초했다고 끌고나갔다는 기사를 보면서 어느 방향성을 가지고 대단히 준비하고 쓴 기사로 보였습니다. 4초간 손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은 행위는 경호의 입장에서 보았을때 상당한 경계심을 가지게 되고 뒤에도 조용하지 않고 마그네슘 타는 반응을 보였으니 저는 제지되는게 맞다고 보여집니다. 저는 정치인을 대부분 혐오하고 따라서 윤석열에도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으나 이것은 윤석열의 문제가 아니라 경호가 옳았느냐 옳지 않았느냐는 문제같습니다.
'현직' 대통령인 이상 나라의 공공의 자산이니 경호는 필요하고, 현 여야 막론 초법적 소지 기관단총과 이른바 손타쿠와 그걸 지시했을 수 있는 뭣들은 똑같이 국법 알기를 국밥처럼 아니 지탄받아야 마땅한 줄 압니다.
ps. 국밥 비하 의도는 아닙니다. 국밥아저씨입니다 저도.. 사랑합니다 국밥. 파송송 육수꿀꺽..
제가 문재인 씨나 이재명 씨나 대통령을 언급하더라도 과민반응은 좀.. 근 몇달 동안 혹자들 사이에서 청꿈 일부 회원님의 정체성을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듯합니다. 예전에 저도 참 몇몇의 견딸 같은 무논리 집단행동에 놀라서 절필할 뻔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