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 가는 지하철 안에서 어느 휠체어 장애인이
자신의 딸이 백혈병에 걸렸는데 다리가 아파 돈을 못 벌어 딸 치료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원짜리 하나도
괜찮으니 제발 자기를 도와달라는 호소를 들었다.
그리고 지하철 탄 몇몇 사람들은 구걸하는 휠체어 장애인의 사연이 딱한지, 그 장애인의 무릎 품에 천원, 오천원씩 주고 있었다.
이걸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매일같이 구걸만 해서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돈을
모을 수 있을까?
또한 생계가 어렵고 장애가 있어 보이고 딸이 백혈병 있고 그 치료비 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치고 매일매일 지하철에서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을 정도로 적극적인 사람이라면 딸의 백혈병 치료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근처 복지관도 찾아가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이다.
구걸하는 저 사람의 말이 사실이라면 복지관에서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욕구가 있다는 클라이언트로 판단했을 것이고 집중적인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서 저 장애인분이 일해서 돈 벌 수 있게 취업을 시켜주거나,
지역 내 다양한 자원들을 동원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 것이고 적어도 지하철에서 앵벌이를 하게끔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매우 높은 확률로 매일같이 딱한 사연을 말하면서 구걸하는 저 분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불쌍한 마음
선의를 이용해 돈을 갈취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극소수의 확률로 저 사연이 사실이고 아무런 사회적 도움을 받지 못해 구걸을 하고 사람들이 불쌍한
마음에 돈을 준다고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는 해결 못하고 사람들이 돈을 주니까 계속해서
구걸에만 의존하는 것이다.
그 시간에 구걸을 포기하고 사회적인 도움 및 지원을 받았으면 문제를 해결했을 지도 모른다.
즉 , 사연이 불쌍하다고 돈을 주는 선한 마음과 행동이 정작 문제를 해결못하고 그 사람의 상황만 악화시키는 잘못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저 사연이 사실이 아닌 사기꾼이 구걸하기 위해 지어낸 것이고 그 사연에 낚여 계속 돈을 준다면
그 사기꾼은 매일같이 지하철을 타 큰소리로 구걸해서
이용자들에게 민폐를 줄 것이고 선량한 사람들의
돈을 더 뜯을 것이다.
근데 구걸 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도와주겠다는 선의의 마음과 행동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꽤 있다.
얼마 전 어머니와 강아지 산책으로 어머니와 친분이 있는 휠체어 탄 아저씨와 같이 강아지 산책을 한 적이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오르막길에 어머니가 수동휠체어로힘들게 오르막길 오르는 아저씨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하신 적이 있었다.
나는 그 분이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고 매번 혼자서도 산책 잘하시는데 도와주는 건 동등한 사람 대 사람이 아닌 장애인을 불쌍하다고 생각한다는 마음이 내포되어 있다는 거다.
내가 도움을 주면 쉽게 올라갈 수 있지만 도움 받는 입장에서 마음이 편하지 않을거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스스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고 존중하는 거라고 했고 결국 끝까지 도와주지 않았다.
그 후 그 휠체어 장애인분이 나한테 교육을 잘 받았다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고 원래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하신 게 기억이 난다.
이 외에도 장애인 관련 봉사활동을 하면 장애인은 불편한 분들이니까 내가 대신 책상 닦아주고, 식판 치워주고, 청소해주는 등 장애인분들이 실제로 혼자서 할 수 있는데도 대신 해주는 봉사자들도 꽤 봤고 심지어 그런 걸
당연시 여기는 사회복지사들도 보았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스스로 할 수 있을 때 성취감이
느끼지, 불편할 거 같아서 할 수 있는 것까지 다 해주면
사람이 무기력해지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고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조차 쉽게 포기해버린다.
사실상 불쌍하니 도와주겠다는 선한 마음만 앞서서
안 도와주는 것보다 못한 악영향만 주는 거다.
그래서 나는 봉사활동을 하면 장애인을 도와줄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장애인을 날 돕게끔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먼저한다.
코로나 전 목욕봉사를 했을 때는 장애인 이용자가 스스로 자기 몸 때를 밀게 했고, 내 몸에 있는 때도 밀어달라고 부탁한다.
누군가에는 장애인과 봉사자의 역할이 바뀐게 아니냐
봉사자가 꿀빠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장애인분이 자신의 때를 밀 수 있는 법을 배우게 되면 봉사자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때를 밀 수 있으니까
진짜 도움을 준 것이다.
그리고 그 장애인분이 나도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다라는 성취감을 느껴 추후에는 뿌듯해하면서 나 말고 다른 장애인 및 봉사자 때를 밀어주기도 하셨다.
장애인은 불편해서 무조건 도와줘야한다는 선한 마음만 앞서면 도움이 되지 않고 장애인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스스로 하게끔 하며 더 나아가 장애인이 다른 장애인,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끔 (ex. 설거지를 하게 하고 청소당번을 맡거나 물건들 대신 정리해주는 것) 해야한다
정리하면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는 선한 의지를 갖는 것은 잘못된 마음가짐은 아니지만, 때로는 마음과 반대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는 선한 의지만 앞서서 행동으로 옮기기 보다 도와주고 싶은 대상이 있으면
도움을 받는 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고 나의 행동이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게 아닐까라고 또 한 번 고민해서 신중하게 도와줘야 한다.
특히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사명감으로 봉사하는 분들과 일하시는 분들은 이런 마인드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선의와 자기만족을 구분할 줄 알아야
진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선의를 포장한 자기만족하니 캣맘이 떠오름 걔들은 불쌍한 고양이를 도와주는 난 착하다
도와주지 않고 나한테 머라고 하는 사람들은 나쁘다 그 생각을 가지고 행위를 하기에
선의보다는 자기만족, 결핍을 해결하기 위한
심리에 가까움
근데 본문에 예시로 들은 케이스들은 자기 만족을 위해 선의를 베풀기보다는 선의를 베풀고 싶다는
마음으로 했는데 결과가 긍정적인 방향이 아닌 거에 가깝다고 봄
그런 분들은 기본적으로 배려하는 마음을 탑재하고 있으니 이 행동이 진짜 대상자에게 도움이 될까?라는 고민하고 행동하면 큰 도움이 될 듯
그래도 팍팍한 사회 속에 남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는 거 자체를 높게 생각하는 편이라
기부는 왼손으로 하되 오른손이 모르게 기부금은 정직하고 투명하게 관리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