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10兆 규모 현대 조지아 전기차공장 환경허가 재검토"

미국 연방정부 기관이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州)에 짓고 있는 전기자동차 공장(HMGMA)에 대한 환경허가를 재평가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육군공병대(USACE)는 23일 서한을 통해 공장 건설을 허가한 주·지방 경제개발 기관이 현대차그룹이 지역 주요 식수원인 지하수에서 하루 최대 660만갤런(2500만ℓ)을 사용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서 환경허가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USACE는 연방정부 기관으로, 미국 내 주요 인프라 설립 프로젝트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환경보호단체가 규제기관에 공장의 물 공급이 지역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다고 이의를 제기한 뒤 이러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지아주 환경보호단체는 6월 미국 정부기관 두 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이 짓고 있는 76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의 환경적 영향을 적절히 평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소송을 낼 방침으로 알려졌다.

비영리 환경보호단체 리버키퍼의 법률책임자 벤 커쉬는 "한 지역에 물 공급이 집중되면 가정용 및 농업용 우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 모든 일에서 우리가 갖는 가장 큰 의문은 그것이 다른 자원, 즉 해당 지역의 천연 샘, 습지, 지류 및 개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환경영향 재평가에 들어가면서 HMGMA 가동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경단체를 대표하는 변호사인 도널드 DJ 스택은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활동은 중요한 단계(환경평가)가 제대로 완료될 때까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2년 10월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8000명 고용 규모의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에 착수했고, 올해 10월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환경평가를 다시 받아야 할 경우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USACE는 당장 공장 건설 중단이나 지연을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AP는 설명했다.

조지아주 환경보호부 대변인 사라 립스 역시 "연방정부의 추가 감시가 현대차 공장에 대한 조지아 규제기관의 최종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공장 완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공장 프로젝트로 현대차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누리고, 조지아주는 대규모 사업 유치로 지역경제 성장과 고용에 힘을 받는 '윈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HMGMA가 완공되면 아이오닉7을 포함해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 6개 브랜드 차종 전기차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고, 50만대까지 증설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현대차그룹 측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총 9만4340대의 전기차를 팔아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