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컵-FA컵 '광탈' 토트넘, 헤어질 결심? … 손흥민 퇴출설 솔솔

잉글랜드 리그컵 '카라바오컵'과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에서 광탈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FC가 손흥민을 방출해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11일(한국시각) "토트넘은 손흥민의 퇴출 가능성을 고려하며 신중하게 개편을 검토할 예정이다. 토트넘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으며 다니엘 레비 회장 체제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이제 그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17년 동안 이어진 무관 탈출을 꿈꿔 왔다. 하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번 시즌은 더더욱 그렇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EPL 14위(8승 3무 13패, 승점 27)에 머물러 있으며 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도 탈락했다.

기브미스포츠는 "토트넘은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후 새로운 추가 선수를 영입하고 교체하려 한다면 선수단은 불만을 가질 수 없다. 토트넘은 한국인 공격수인 손흥민의 퇴출을 고민 중이며 신중하게 개편을 검토 중"이라면서 손흥민의 방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수년간 클럽의 아이콘이자, 토트넘의 충성스러운 선수였음에도 토트넘은 손흥민이 떠나는 것에 대해 개방적이다. 손흥민은 최근 계약을 1년 더 연장했지만, 토트넘이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며 공격진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히샬리송과 티모 베르너가 팀을 떠날 수 있으며 마티스 텔(FC 바이에른 뮌헨, 독일 분데스리가)의 완전 이적 옵션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손흥민과 히샬리송, 베르너는 44만5000파운드의 주급을 받기 때문에 연봉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토트넘은 공격진 재구성을 위한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편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다.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손흥민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 현 상황의 모든 책임을 손흥민에게 돌리는 것처럼 보인다. 분명 손흥민의 이번 시즌은 예전에 비해 아쉬운 편이다. 최근 들어 빅찬스 미스도 많아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는 토트넘 선수단 내에서 그나마 제 몫을 하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 33경기에 출전해 10골 8도움을 기록했다. 그보다 공격포인트가 많은 선수는 9골 10도움의 데얀 쿨루셉스키 뿐이다.

뿐만 아니라 시즌 10골을 넣으면서 2016-2017시즌부터 EPL에서 뛰는 선수 중 유일하게 9개 시즌 연속 공식전 10골 이상 기록을 이어갔으나, 느닷없이 도매급으로 묶어버렸다.

또한 브레넌 존슨, 도미닉 솔란케, 제임스 매디슨 등 함께 팀을 이끌어야 할 공격수들이 줄줄이 쓰러진 와중에도 손흥민은 최근 부상 없이 꾸준히 팀을 위해 나서는 중이다. 지칠 법도 하지만, 주장다운 모습을 보이며 출전을 이어갔다.

이러한 헌신에도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차디찬 방출이다. 토트넘은 최근 들어 손흥민에게 아쉬운 대우를 이어가고 있다. 세월이 흐르며 손흥민이 예전 같지 않자, 결별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당시 손흥민의 계약은 이번 여름에 끝날 예정이었으나, 토트넘은 이를 인지하고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에서야 기존계약서에 포함된 조항인 1년 계약 연장을 발동했다. 해당 조항은 손흥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토트넘이 강제로 발동할 수 있는 조항이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2026년까지 토트넘에서 뛰게 됐다.

하지만 이 1년 계약 연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손흥민을 팔아 이적료를 챙기려는 의도인지, 혹은 장기 재계약을 위한 초석인지를 두고 축구 팬들의 의견이 갈렸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적료를 챙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 입장에서 올여름은 손흥민을 팔아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장기 재계약을 통한 레전드 대우는커녕 10년 가까이 토트넘에 헌신한 손흥민의 앞에는 선택지가 많아 보이지 않는다.

현지 여론도 손흥민에게 등을 돌렸다.

토트넘은 7일 영국 머지사이드주 안필드에서 열린 카라바오컵 4강 2차전에서 리버풀 FC에 0대 4로 졌다. 앞서 펼쳐진 1차전에서 1대 0 승리를 거두며 결승 진출의 가능성을 남겨뒀던 토트넘이지만, 2차전 내내 리버풀에 밀리며 대역전극을 허용했다.

충격적인 패배 후 영국 '스퍼스 웹'은 "10대 선수들보다 리더십이 부족했으며 손흥민은 부끄러운 성적을 냈다. 대부분 기회를 낭비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혹평했다.

현지 해설가도 나섰다. 토트넘 출신의 제이미 레드냅은 리버풀전이 끝난 후 "손흥민이 팀을 제대로 이끄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난 손흥민을 주장으로 보지 않는다. 팀이 힘들 때 그가 무엇을 가져다주나"고 지적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10일 "믹 브라운은 올여름 토트넘이 주전 공격수를 교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손흥민은 올 시즌 10골 8도움을 올렸지만, 일관성에 대한 의문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는 더 이상 예전 같은 활약을 펼치기 어려운 선수"라고 꼬집었다.

믹 브라운은 과거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블랙번 로버스 FC 등에서 수석 스카우트로 활동했다.

심지어 애스턴 빌라 FC와의 FA컵 4라운드(32강) 경기에 마저 1대 2로 패했다. 그나마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던 2개 대회를 날린 셈이다.

이제 토트넘이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대회는 16강에 진출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뿐이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유로파리그에서도 살아남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손흥민은 2015년 바이엘 04 레버쿠젠(분데스리가)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뒤 줄곧 토트넘을 위해 뛰었다. 2018-2019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토트넘을 올려놓았으며 2021-2022시즌에는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EPL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어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주장 완장을 착용했다.

이처럼 손흥민은 어느덧 토트넘의 레전드로 거듭났다. 하지만 최악의 결과 앞에서는 레전드도 소용이 없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에이징커브'를 빌미로 모든 책임을 손흥민에 돌리기 급급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