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진, 또 한번의 굴욕 … 애스턴 빌라전 "기회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캡틴' 손흥민이 결정적 득점 기회를 놓친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 FC가 애스턴 빌라 FC에 무릎을 꿇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4-2025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에서 1대 2로 패하며 32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에서 리버풀 FC에 막혀 결승 진출이 좌절되고, FA컵마저 32강에서 추락을 맛본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EPL)마저 14위로 밀려있는 만큼 16강에 올라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가 이번 시즌 유일한 우승의 기회로 남게 됐다.

반면 16강 티켓을 따낸 애스턴 빌라는 1956-1957시즌 우승 이후 68년 만의 통산 8번째 우승을 향해 전진했다.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의 득점 실패가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였다.

토트넘은 최근 영입한 공격수 마티스 텔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놓고 손흥민과 마이키 무어를 좌우 날개로 배치한 4-2-3-1 전술로 나섰지만, 헐거운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애스턴 빌라의 첫 득점은 전반 1분 만에 터졌다. 중원에서 모건 로저스가 내준 침투 패스를 제이콥 램지가 잡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 맛을 봤다.

좀처럼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한 토트넘은 전반 24분 손흥민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우측면으로 전개된 공격에서 무어가 내준 패스가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뛰어든 손흥민의 발끝에 정확히 도착했고, 손흥민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시도한 것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득점이 불발됐다.

전반을 0대 1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5분 데얀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돼 또다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9분 페드로 포로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사각 지역에서 내준 컷백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잡아 슈팅을 시도하는 척하면서 옆에 있던 이브 비수마에게 패스했다. 비수마는 곧바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벽에 막혀 득점 기회를 날렸다.

토트넘이 골 맛을 보지 못하는 사이 애스턴 빌라가 한 발짝 더 도망갔다.

애스턴 빌라는 후반 19분 도니얼 말런이 골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투입한 크로스가 수비를 맞고 흘러나오자 모건 로저스가 왼발로 밀어 넣어 스코어를 2대 0으로 벌렸다.

토트넘은 패색이 짙어진 후반 추가시간 텔의 만회골이 터졌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 32강 탈락의 좌절을 맛봤다.

축구 전문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팀 내 가장 낮은 평점 4점을 주면서 "전반전 무어의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한 공이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전 슈팅은 수비수에게 막혔다"며 "토트넘은 중요한 순간 주장의 활약이 필요했지만, 손흥민은 기회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는 손흥민에게 평점 5점을 주면서 "동점을 넣었어야 했지만, 슈팅이 마르티네스 골키퍼에게 막혔다. 결국 이 장면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손흥민이 결정적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부분을 지적했다.

소파스코어는 한 차례 유효슈팅만 남긴 손흥민과 토트넘의 수비수 케빈 단소에게 나란히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낮은 평점 6.2를 줬다. 축구 통계업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5.6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평점 5.9점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