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신구·박근형·박정자…"평소 하고 싶었던 작품"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 신구·박근형·박정자가 제대로 망가졌다.

국립극장과 공연제작사 파크컴퍼니가 공동 주최하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오경택 연출)의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 배우들의 모습은 벌써부터 캐릭터 그 자체로 변신한 모습이 담겨있다.

이번 촬영을 위해 배우들은 전례없던 파격적인 변신 감행했다. 촬영이 들어가자마자 작품 한 장면의 대사를 읊으며 캐릭터로 몰입함과 동시에 완벽한 싱크로율을 선보여 전 스태프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1906~1989)의 대표작이다. 에스트라공(고고)와 블라디미르(디디)라는 두 방랑자가 실체가 없는 인물 '고도(Godot)'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내용의 희비극이다.

인간의 삶을 '기다림'으로 정의하고 그 끝없는 기다림 속에 나타난 인간존재의 부조리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1953년 파리에서 처음 선보인 후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해석으로 공연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연출을 통해 1969년 초연돼 50년 동안 약 1500회 공연, 22만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인간의 육체적·탐욕적인 면을 상징하며 단순하고 감정적인 인물인 '에스트라공(고고)' 역은 신구가 맡았다. 그는 "신체적으로도 그렇고 쉽지 않은 작품이기에 부담은 크지만 평소 하고 싶었던 작품 중 하나였기에 무리하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지성을 상징하며 지적이고 말이 많은 '블라디미르(디디)' 역의 박근형은 "이 작품의 초연 준비 중일 때 극장에 연습을 왔다 잠깐 몇 장면을 보고 꼭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졌다. 마침내 이렇게 기회가 찾아와 여러분에게 선보일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고 전했다.

포조의 짐꾼이자 노예인 '럭키' 역은 역대 남자 배우들이 주로 출연했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박정자가 연기한다. 그는 "작품이 올라간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손을 번쩍 들고 럭키를 하겠다고 했다"며 "인간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럭키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럭키의 주인이자 권위적이고 멋부리기 좋아하는 인물인 '포조' 김학철은 "정말 연극다운 연극 맛이 나는 작품이다. 관객 여러분에게 영원한 추억을 남겨드릴 수 있도록 유쾌한 공간으로 만들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고도의 심부름꾼으로 나오는 '소년' 역의 김리안은 "멋진 선생님들과 함께 훌륭한 작품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며 "누를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열의를 내비쳤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12월 19일부터 2024년 2월 1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