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이》신삼국지
국힘 내분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이 상황을 두고 딱 들어맞는 말은 바로 《어부지리》다.
새와 조개가 열심히 싸우고, 어부가 그 두 마리를 손쉽게 잡아 이익을 챙기는 상황. 지금 이 분열 증후군엔 이기적 욕망이 있다. 지금 국민의힘 당원들의 선호도는 엇갈린다. 선호도는 《 > 》를 통해 표현한다. 《A > B》이면 《A》를 《B》보다 더 선호한다는 의미다.
친윤계의 선호도는 《윤석열 > 이재명 > 한동훈》이고, 친한계는 《한동훈 > 이재명 > 윤석열》이다. 온라인 상에서 앙칼지게 싸우는 와중에 자주 등장하는 게 《누가 이재명보다 더 싫어》라는 표현이다. 여기까지는 다 알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원들이 알아야 할 건 따로 있다. 바로 소위, 《개딸》들의 선호도이다.
어떻게 될까?《이재명 > 윤석열 > 한동훈》과 《이재명 > 한동훈 > 윤석열》.
그 둘 중에 어느 쪽일까?
그게 국힘 분열 소용돌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보라고 볼 수 있다. 지피지기다. 그것을 알아야 한다. ■《이재명당+개딸》의 노림수
그 속내는 《개딸》들만 알고 있다. 전형적인 《정보 비대칭》 상황인 것이다.
먼저, 《이재명 > 윤석열 > 한동훈》일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차기 대선 경쟁자 한동훈 대표(이하 존칭 생략)가 현재 권력자보다 더 밉다는 뜻이다.
《이재명 > 한동훈 > 윤석열》일 수도 있다. 이 경우는 현재 권력을 쥔 대통령이, 미래의 가능성으로 남아 있는 한동훈보다 더 밉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권력 싸움에 이골 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들의 선호도 정보를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
보수 진영이 지금처럼 어수선한 상황에서 위험한 《개딸》들의 지능적인 전략 선택이다. 즉, 《개딸》들이 자신들 선호도에 대한 정보를 역으로 흘리면, 보수 진영은 역선택이 실현되고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민주당은 지금 그걸 노리고 있다.
■ 한동훈만 아는 사실
정보 부족 상태에서 양쪽 주장만을 듣고 쉽사리 시비를 따지기 어렵다. 지금 내분의 이유는 당게시판 소동 때문으로 보인다. 한동훈과 그 가족 이름으로 올려진 글들이 대통령 내외를 심하게 비난했다는 것이다.
먼저 그 사실 여부가 궁금하다. 한동훈을 저주하는 쪽은 그게 사실이라고 단정짓는다. 여기서 드는 의문이 있다. 생각해보라. 한동훈과 그 가족이 바보들이 아니라면, 그만큼의 헤아림도 없었을까? ★익명도 아니고 실명을 써서 ★그것도 한동훈 대표 혼자도 아니고 온 가족이 나서서 ★모두 실명으로 ★그것도 적당한 시차를 두고 ★그 해괴망측한 글들을 전시하듯 직접 써 올렸다 는 게 얼뜻 믿겨지지 않는다. 좌파 진영 쪽에서 틈입된, 독살스러운 이간책일 수도 있다. 경계를 넘나드는 세작들의 농간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음모론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통계적으로 봐도 그렇다. 당원이 몇십만명이고, 그 게시판에는 하루에도 몇 만개의 글들이 올라갈 것이다. 동명이인도 많다. 지능 높은 이가 그토록 험한 말을 버젓이 실명으로 썼을 것 같지 않다. 만약에 한동훈이 그걸 모두 직접 썼다면, 대실망이다. 그렇게 어리석은 이가 당대표일 수는 없다. ■ 《친윤》과 《친한》이 싸우면?
어쨌거나 지금의 내분 상태가 계속되면, 가장 큰 수혜자는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이하 존칭 생략)다. 의석수 100석 안팍의 소수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이 다시 친윤과 친한으로 정분할되면 어떻게 될지 뻔하다. 교섭력 약한 두 개의 군소정당이 등장, 새와 조개처럼 서로 싸우는 격이다. 그 경우 균형경로는 예측이 쉽다. 일단 한 군소정당의 도움으로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 미주알고주알 앙드레 킴 본명과 나이 밝히듯, 관음증으로 발광난 국민들 기호에 맞게 시시콜콜한 사실들이 드러나고 탄핵 폭풍이 몰아칠 수밖에 없다.
그 다음은 다른 군소정당의 도움으로 《한동훈 특검법》이 통과될 것이다. 이건 후폭풍이다. 한동훈 신상털기에 나서면, 그의 공적 마인드도 필요없어진다. 자극적인 뉴스들은 유언비어 바이러스를 퍼트릴 것이다. 특검법 정국은 블랙홀이다. 한국 보수 진영엔 최악의 시나리오다. 폭풍에 이은 후폭풍.
보수는 궤멸된다. 지금 벌이는 친윤계와 친한계의 싸움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이익과 불이익의 문제로 보인다.
정치는 이익의 세계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참는 이유다. 지금 벌이는 국힘 내전은 사실상 인질극이다. 보수의 미래, 한국의 미래를 인질로 잡았다.
■ 뭐가 중헌디?
그나저나 이재명 은 억세게 운좋은 사나이다. 호로곡에 갖혀 촉군의 화공을 맞고 최후를 기다리던 사마의 삼부자 이야기가 떠오른다. 난데없이 퍼붓는 소나기가 사마의 삼부자를 살렸다.
지금의 국힘 내분사태가 이재명 에겐 한줄기 소나기같을 수도 있다. 퇴로없이 몰려 있는데, 불화살든 군사들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 서로를 향해 이재명 편이라고 삿대질 하는 중이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알아야 할 건 따로 있다. 앞서 언급한 선호도인데 바로 《이재명의 선호도》이다.
《이재명 > 윤석열 > 한동훈》일까? 아니면 《이재명 > 한동훈 > 윤석열》일까?
즉, 이재명 이 누구를 더 힘든 상대로 여기느냐는 것이다. 그걸 알아내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은 꼭 알아야 할 건 알려고 하지 않고 몰라도 될 걸 알아내기 위해 들추는 격이다. 영화 《곡성》의 대사다. 뭐가 중헌디?
뭐가 중한지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 그게 바로 전략부재 상태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2/02/202412020000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