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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홍준표의 정치개혁 신호탄, <청년의 꿈>에 올라탄 몽상가

Beliar

  실체 없는 팬덤 중에서 이렇게 뜨거웠던 팬덤도 있었을까? 홍준표가 이끄는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 꿈>이 첫날 대 호황을 누렸다. 서버가 시도 때도 없이 터져나가는 건 다반사고, 하루에 1만 개가 넘는 게시물이 올라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가히 보수적 성향을 가진 온라인 유저들이 한 번씩 다 들렀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놀라운 반응이다. 대체 무엇이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을까? 홍준표가 이토록 온라인에서 뜨거운 붐을 일으킬 만큼 매력적인 정치인이었는지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홍준표의 피는 왜 60이 넘어서야 끓어올랐는가?

 

  홍준표는 여의도 정가에서도 유명한 '빽없고, 계파없는' 정치인이다. 흙수저라고 불리기도 민망할 정도로 모래알 같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가 받던 핍박을 목도한 자신에게 '경찰보다 힘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을 걸만큼 악다구니 하나는 진짜배기인 정치인이었다. 실제로 그의 인생 대부분은 서민이나 부자같은 일반 국민과 싸우기 보다는 정치인과 권력과 싸우는 일생이었다. 박철언을 잡아넣을 때도 그랬고, 김대중을 저격할 때도 그러했으며, 대통령이 되기위해 문재인과 각을 세웠던 때도 그랬다. 늘 그의 편은 없었지만, 그의 눈은 권력의 반대를 향했다.

  누구보다 정의로운 검사이고 싶었고, 누구보다 정의로운 정치인이고 싶었던 탓에 그의 곁에 돈이 없었고, 그의 곁에 사람이 없었다. 아이러니하게 그의 곁에 돈과 사람이 생기기 시작한 때는 그가 대통령의 꿈을 품기 시작한 뒤였다. 그의 삶이 부각되고, 그의 발언이 부각되면서 그의 철학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한 푼 두 푼씩 유튜브 슈퍼챗(superchat)을 통해 기부하기 시작했고, 홍카콜라(홍준표 + 코카콜라)라는 단어는 그의 철학에 공감하는 이들이라면 어김없이 꺼내는 단어가 됐다. 60이 넘어서야 사람을 품게 된 역설적인 인생의 행보에, <청년의 꿈>은 어쩌면 정점을 찍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청년의 꿈> 위에 올라탄 혁명가, 몽상이 현실이 되길 꿈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소외된 집단이 어디냐고 물으면, 몇 년전 까지만 해도 극빈층, 노인층 다음으로 청년층이었다. 사회가 두 쪽이 나는 바람에 여성이라는 초거대집단이 스스로를 소외라는 방패 뒤에 감추고 있지만, 분명 이 사회에서 가장 취약하고 목소리에 힘이 없는 계층은 청년층이다. 그들의 꿈은 소박하다. 번듯한 정규직 일자리와 학자금 대출로부터 자유로운 세상. 정규직 일자리를 위해 노력하는 사다리가 무너지지 않길 바라고, 민주사회의 시민으로 성장해나갈 사다리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빚이 사라지길 바라는 집단이다. 

  홍준표의 역할 역시 그간의 기성 정치인과 다르지 않았다. '듣고, 검토하겠다'와 같은 원론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청년의 꿈>을 개설한 홍준표의 모습은 기성 정치인과 갈래가 달라 보인다. 이 나라의 사다리가 무너지는 원인이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를 진솔하게 듣고 싶어하는 의지가 보인다. 홍준표의 지상과제를 떠올린다면 항상 언급되는 '부패에 대한 개혁의지', 사다리가 오랜 시간 낡다못해 무너진 현실에 빗대자면 고루한 정치집단의 개혁보다 뿌리를 다시 어루만지는 일이 절실하다고 느꼈던 건 아닐까?

  홍준표를 두고 혹자는 '혁명가'라 부른다. 직함을 얻은 자리에선 항상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뜯어고치는 전면적인 개혁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항상 어딜가든 왕따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청년층은 다르다. 이미 수많은 체계적 병폐 탓에 '사회는 뜯어고쳐야 맞다'고 그들은 여긴다. 그들에게 홍준표는 사회를 개조할 기수이자, 개혁을 선도할 혁명가이다. 홍준표는 항상 '헛된 꿈'이라 지탄받던 그들의 꿈, <청년의 꿈> 위에 올라탄 몽상가를 자처했다.

 


 

  '돈 안드는 싱크탱크', 집단지성이 2027 대선가도를 이끌까?

 

  홍준표는 정치인이다. 정확히 말하면 실패를 모르던 정치인이다. 홍준표 인생에 낙선은 이번 경선을 포함해 고작 3차례 밖에 없었을 정도다. 심지어 여러 차례의 경선 출마에도 불구하고, 그가 유독 이번 경선을 '패배'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그가 걸어온 '제 2의 정치 경력'에 패배나 실패를 안긴 최초의 투표기 때문이다. 홍준표는 그동안 그 어떤 정치인보다도 한 발 빨랐다. 총선 낙선 후, 이명박의 모델처럼 광역 지자체장 출마를 통해 스스로 대권가도를 열고자 했고, 2017년 출마는 그의 혜안이 옳았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대권 낙선 후, 한 차례 더 당대표를 역임하며 내홍을 수습했던 그는 'TV 홍카콜라'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유튜브 정치'의 선구자가 되었다. 이제 여의도 정치에서 '유튜브'는 빼놓을 수 없는 수단이 되었으며, 지지자들은 유튜브를 통해 더 똘똘 뭉치게 되었다. 

  이제 홍준표는 또 다른 정치실험에 자신을 내던졌다. 거물급 정치인들이나 성공했던 팬덤 커뮤니티를 만든 것이다. 재미있는 건, 홍준표가 빠진 홍준표 커뮤니티라는 것이다. 그간, '창사랑', '노사모', '박사모' 등... 정치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정치 커뮤니티는 후보자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 조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청년의 꿈>은 홍준표가 빠졌고, 그저 홍준표는 자신이 청년의 물음에 답해준다는 수준으로 후퇴했다. 이는 '홍준표'로 뭉치되, 홍준표만을 위한 집단은 아니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의 지성을 모아, 정책화 하는 면에서 '청년 싱크탱크'라 불러도 이는 손색이 없다. 하지만 연구나 용역과 같은 돈 드는 일이 결코 아니고, 오프라인 집단화도 현재로선 소원하다. 그저 집단지성 하나에 승부수를 거는 것이다. 하지만 이토록 빠른 시기에 던지는 승부수가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아직 차차기 대선은 5년이 남았고, 그가 상대할 주자는 차기 정부일지, 반대 세력일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꿈에 올라탄 몽상가의 꿈나래를 펼치기엔 아직은 동산이 너무 광활하다.

 

작성자 : Beli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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