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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까닭

오주한

힘없는 종주국에 무력시위·월권 일삼은 정나라

그 결과는 난세… 민주당의 폭주에 우려 고조

 

정(鄭)나라는 고대 주(周)나라의 제후국 중 하나다. 동주(東周) 시대가 열리자 정나라 국군은 주나라 경사(卿士) 즉 재상으로 활동하며 종주국의 국정을 주천자(周天子)와 함께 다스렸다. 지금으로 치면 동쪽으로 쫓겨 온 주나라는 힘없는 정부였고 여러 제후국들의 패자(霸者)인 정나라는 거야(巨野) 맹주 격이었다.

 

주천자 환왕(桓王)과 정국군 장공(莊公)은 팽팽한 힘겨루기를 펼쳤다. 환왕은 장공의 힘이 지나치게 커지고 폭주가 펼쳐질 것을 경계했다. 실제로 장공은 겉으로는 ‘건전한 야당’을 자처할 뿐 주나라 영토를 침입해 곡식을 빼앗는 등 집단 무력시위에 나서곤 했다. 장공은 환왕의 국정 파트너가 아닌 자신이 종주국 임금 노릇을 하려 했다.

 

기원전 717년 장공이 주나라 조정에 첫 조현(朝見)함에 따라 처음 열린, 오늘 날로 치면 첫 영수회담에서 양 측의 불편한 관계 기류는 여실히 드러났다. 환공이 장공을 질타하자 장공도 노골적으로 야욕 드러내기 시작했다. 장공은 정나라 내에 있는 노(魯)나라 월경지와 노나라 안에 있는 정나라 월경지를 주천자 허가 없이 맞바꿔버렸다. 행정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한 것이었다.

 

국가 근간을 뒤흔드는 있을 수 없는 월권에 일은 터졌다. 환왕은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기원전 707년 거병했다. 장공도 군사를 일으켜 환왕의 군대에 맞섰다. 용상(龍牀)에 앉으려는 장공의 꿈이 반영이라도 된 듯 정나라 대부 축담(祝聃)은 ‘화살’을 날려 환왕의 어깨를 맞췄다. 주나라는 패했으며 천하는 “힘세면 만사형통이구나” 여겼다. 그 때부터 법도 질서도 필요 없고 오로지 힘의 논리만이 세상을 지배하는 춘추전국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이 수백 년의 혼란의 시대는 뭇 백성을 도탄으로 몰고 갔다.

 

영수회담과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이 끝나자 야당이 본격적 대여(對與) 투쟁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협치 차원의 건전한 투쟁이 아니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22대 총선에서 범야권 192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의 초선 당선인들은 천막 농성 즉 사실상의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처분적 법률’이란 이름으로 국회가 행정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즉 삼권분립은 필요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온다. 정장공의 질서 유린 결과는 난세였다. 민주당 폭주에 우려가 고조되는 까닭이다.

 

※5.13 전국 일간 스카이데일리 지면·온라인에 송출될 예정인 필자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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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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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oop
    2024.05.11

    떼법과 선동으로 재미를 본 정치인들이 많으니.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이미지 정치와 선동으로 한 탕 해먹을 려는 놈들이 많아 졌습니다. 우리 국힘이라도 당령과 당칙을 바로 세워 간자들이 당내 질서를 어지럽히지 못하게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