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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웰빙보수이니라

뉴데일리

영화 '건국전쟁'은 가내수공업으로 제작되었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진담이고 사실이다. 3년쯤 전에, 김덕영 감독이 필자를 찾아왔다. 김일성 영화를 만들어서 빈털터리가 된 386세대의 감독이, 이승만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할 때의 강렬한 눈빛이 지금도 생생하다.

제작비 없이, 남편과 아내가 시나리오와 감독과 촬영과 녹음과 음악과 편집의 모든 것을 담당해서 만들고, 홍보비 없이 500여 명의 건국전쟁 동지회원들이 발로 뛰어다니면서 세상에 알린 영화는, 포스터도 없이 포털 사이트에 이름만 딸랑 올라서 117만 관객을 동원했다. 눈물을 흘리게 만들면서, 동시에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영화는 보수층을 집결시키는 정치적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아스팔트 보수들의 눈물겨운 투쟁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웰빙 보수의 저명인사들도 앞을 다투어 영화를 관람하고 감독과 인증샷을 찍었다. "영웅은 외롭지 않다, 이승만 기념관 부지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 서너 번 눈물을 흘렸다"고 전직 총리와 현직 시장이 말했다.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밀물처럼 밀려왔던 그네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총선에 패배하자, 웰빙 보수는 원래대로 웰빙의 자리로 돌아갔고, 남아있는 전사들은 더욱 힘겹게 싸워야 했다.

김덕영 감독의 전쟁기념관 특강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연기되었다. 연기라고 하는데, 연기인지 취소인지는 지켜보아야 한다. 서울에 소재한 신학대학에서는 필자의 설교를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학생회에서 주관하는 채플의 설교자로, 학생들이 추천한 강사를 학교 측에서 거절했다. 담당자인 학생경건처의 교수는 채플에서 ‘세월호를 기억하자’고 말한 바 있다.

학생회에서 필자에게 보낸 카톡의 내용을 인용한다.

"… 설교자와 설교를 검열하며 설교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고, 또한 학생자치활동을 침해하며 결국 편향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건처에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항의하였습니다…. 경건처의 입맛에 맞게 검열하며 사실상 독재를 한다는 점, '중립'이라는 이름아래에 편향된 행태를 보이는 점을 지적했지만, 경건처는 귀를 닫은 상황입니다."

귀를 닫은 자들은 입까지 막으려고 한다. 김덕영 감독의 특강 연기, 필자의 설교 취소는 말할 기회를 막으려는 반격이다.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추어서, 이승만을 칭송했던 현직 시장과 전직 총리는 어느 방송사에서 제작 중인 ‘건국전쟁’ 후속 다큐멘터리에 출연을 거부했다. 역시, 웰빙 보수다운 행동이다. 대한민국 덕분에 돈도 벌고 출세하고 유명해져서 한 자리 차지한 자들이 싸우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다.

비겁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웰빙 보수이니라.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5/03/20240503001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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