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을 담은 담론
‘셰셰당 지지=김치 中 문화 인정’ 꼴 될 수도
고려양(高麗樣)은 원(元)나라~명(明)나라 초 시기에 중국에서 유행한 고려 풍습이다.
고려는 몽골족의 요구에 따라 많은 공녀(貢女)를 원나라에 바쳤다. 이들은 원나라 황족‧귀족들의 후궁‧궁녀‧시첩(侍妾)‧시비(侍婢) 따위의 대우를 받으며 인고(忍苦)의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고려 공녀들이 입던 한복이나 먹는 음식 등이 도리어 몽골의 전통풍습을 누르고 원나라에서 유행한 게 고려양이다. 고려양의 대표적 문물은 한복‧떡‧야채요리 등이다. 원래 유목(遊牧)민족이었던 몽골족은 야채 섭취를 금기시했다. 고려양 유행과 함께 중세 시기의 김치도 대륙의 식탁에 올랐던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양은 원나라가 멸망하고 명나라가 들어선 뒤에도 100년 이상 한족(漢族)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이어갔다. 대표적인 게 조선(朝鮮)식 속치마인 마미군(馬尾裙‧말총치마)이다. 마미군은 ‘중국식 강남 스타일’로서 많은 귀부인들의 애용품으로 사랑받았다. 원래 여성 의복이었으나 명나라에선 ‘남성’들까지 너도나도 착용했다.
결국 명나라 9대 황제 홍치제(弘治帝‧재위기간 서기 1487~1505)가 법적으로 금지하고 송(宋)나라 때로의 복식 회귀를 추진함에 따라 고려양은 대륙에서 완전히 자취 감췄다.
홍치제는 “고려양은 한족의 원래 풍습이 아니다”며 한복‧김치 등이 ‘한국의 문화’임을 강조했다. 15세기 명나라의 관료 육용(陸容)도 숙원잡기(菽園雜記)에서 “마미군은 조선에서 시작돼 경사(京師‧남경)로 유입됐다. 처음엔 부유한 상인‧귀공자‧기생들만 입었는데 이후 조정관료는 물론 무신(武臣)들까지 걸쳤다” 기록했다.
이렇듯 한복‧김치 등은 한국 문화임을 역사가 명명백백히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21세기판 마오쩌둥(毛澤東)인 시진핑(習近平)은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해 막가파식 우기기를 자행 중이다. 시진핑과 그 충견들이 자기네 꺼라 짖어대는 한국 문화는 한복‧김치‧삼겹살‧삼계탕‧태권도‧상추쌈 등 분야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게다가 시진핑은 2017년 만난 미국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에게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는 망언도 서슴지 않고 지껄였다. 한일(韓日)이 한자(漢字)를 쓰는 이유는 한 때 한자 문화권이었기에 그럴 뿐임에도 말이다. 마치 영국이 한 때 로마 문화권이었기에 고대 로마어에서 파생된 론디니움(Londinium‧런던) 등 용어를 지금까지도 쓰듯 말이다.
한자 사용을 이유로 한국이 중국 속국(屬國)이라 주장한다면 이는 “영국은 이탈리아 속국이다”는 궤변과 다를 바 없다. 영국‧이탈리아가 그렇듯 한중(韓中)은 언어도 풍습도 다른 완벽한 남남이다. 이는 한족이 주축인 또 다른 나라인 대만(타이완)도 분명히 인정하는 주지(周知)의 사실이다.
이렇듯 망언‧망발 일삼는 시진핑의 중국을 두고 최근 우리나라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나왔다. 모 정당 대표는 최근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서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謝謝‧고맙습니다) 하면 된다. 대만에도 셰셰하면 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비록 양안(兩岸)관계를 언급하면서 나온 발언이었으나 시진핑의 중국이라면 충분히 ‘한국 정당 대표가 높은 산봉우리에 고개 조아렸다’ 왜곡하기 십상이다.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중국의 동북공정 선전전(宣傳戰)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2009년 개봉한 브루노(Bruno‧동성애를 수위 높게 다룬 영화라고 하니 혹여 관람 시에는 주의가 요구된다)라는 미국 영화에는 “남북한은 더 이상 싸우지 마라. 어차피 둘 다 중국인이잖아(You're both basically Chinese)”라는 가사의 노래가 나온다고 한다.
이렇듯 중국 선전‧선동에 노출된 국제사회는 4월의 한 이벤트 결과에 따라 ‘한국인들이 중국 셰셰라는 당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한복‧김치 등이 중국 문화임을 인정했다’ ‘한국인들이 중국 속국임을 인정했다’ ‘자존심도 없이 셰셰당을 따르는 걸 보니 한국은 중국 노예인 게 맞나 보다. 어쩐지 탕O루 등 많이 먹더라’ 자칫 큰 오판을 할 수 있다. 국민의 결정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 현명한 판단이 절실히 요구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