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담] 고마해라, 마이 망쳐무따 아이가

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 소견 담은 담론

부산에 긍‧부정적 영향 끼쳤던 영화 친구

이번엔 100% 폐기물 등장…환장할 노릇

15일의 국민의힘 부산 서동 경선에서 곽규택 변호사가 총선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곽 변호사는 영화감독 곽경택 씨의 친동생이다. 곽 변호사의 고향은 부산이다. 필자도 40여년 전 부산 서북부에서 태어났다.

전국에서 약 800만명이 관람한 곽경택 감독의 2001년작 영화 ‘친구’ 배경도 부산이다. 스토리는 조직폭력단 두목의 아들, 가난한 장의사의 아들, 밀수업자의 아들, 부유한 집안 2세로 각기 출신이 달랐으나 어릴 적 친구였던 이들의 성인이 된 후 엇갈린 비극적 운명을 담았다. 필자도 아직 이따금 찾아보는 영화다.

영화는 개봉 당시 100% 영남 방언(方言)으로만 이뤄진 대사로 큰 주목을 받았다. 주옥같은 명대사들도 많이 배출했다. “마... 마이 무따 아이가. 고마해라(많이 했으니 그만해라)” “아부지 머하시노” “우리 아부지 건달입니더” “(중후한 목소리로) 니가 가라 하와이” “길에서 내하고 만나지 마소” 등이 그것이다. 한창 때는 많은 개그맨‧예능인들이 이 대사들을 따라 하기도 했다.

때문에 한 때 부산은 건달 천지이고 서로 만나면 싸운다는 식의 이상한 오해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필자도 20여년 전 부산을 떠난 후엔 ‘억수로’ 억센 말투를 고치려 애썼다. 혹 “쟤가 지금 내게 시비거나” 오해 살까 해서. 그 이전까지만 해도 아무 의심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영남 방언을 구사했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해운대해수욕장 등 방문차 부산을 가보신 분들은 아시리라 생각한다. 부산사람들 말투가 투박하고 꼭 다투는 것 같지만 실은 여느 대한민국 지역들처럼 인정 넘치는 사람들 많은 곳이라는 걸.

부산을 널리 홍보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본의 아니게 부산에 대한 편견을 낳기도 했던 영화 친구 이후 모처럼 ‘지역 명물(名物)’이 하나 등장했다. 그런데 아주 안 좋은 방향으로만 유명한 명물이다. 떼로 몰려 땀 흘려 뭘 해도 출세할 수 있다고 주장한 부산 동부 출신의 J씨다. J씨의 각종 논란성 발언들은 워낙 많고 또 유명하고 입에 담기도 민망하기에 본 개담에선 설명을 생략한다.

몸은 서울에 있지만 늘 고향을 그리워하는 ‘영원한 재경(在京) 부산맨’ 중 한 사람으로서 “이런 난교(亂攪‧어지러워 시끄러움)법석이 다 있나” 필자는 크게 염려된다. 혹 J씨로 인해 부산에 대한 오해‧편견이 크게 발생하게 되는 건 아닌지. ‘부산엔 저런 사람들만 산다’는 식으로. ‘부산이 구도(球都‧야구팬들의 도시)인 줄 알았는데 난도(亂都)였나’ 식으로.

분명히 말하건대, 부산에 J씨 같은 부족은 소수민족이다. 많은 부산인들은 J씨 같은 족속을 대단히 경멸하고 증오한다. 비록 가족 모두가 부산 떠난 지 오래 됐고 고향을 방문한지도 먹고 살다보니 부득이하게 수년이 지났으나 필자는 그렇게 믿는다.

바닷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다 시킨다고, J씨는 하루빨리 스스로 ‘교양 없고 거친 사람들’만 산다고 주장했던 부산에서 나가고 정상인들의 정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나가길 요구한다. 영화 친구 명대사를 빌려 한 번 더 경고한다. “고마해라, 마이 망쳐무따 아이가. 니가 가라 더부러”

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