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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 핵무장 전략과 대미(對美) 협력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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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려져가는 북한 비핵화 전망, 북핵 대응에 의한 미국의 전면전 우려, 미국 핵우산의 신뢰도 문제, 중국의 핵무기 증강, 중-러 묵인에 기반한 북한의 핵능력 증강 등으로 인해 한국의 안보 옵션들이 좁아지고 있다. 북한은 수십 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가진 반면, 핵무기 없는 한국은 5천만 핵인질을 갖게 되었다. 동북아시아 내 미국 주도의 동맹은 공산사회주의 블록에 비해 정치적 제한사항에 발이 묶여 불리한 안보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엄중한 동아시아 안보 상황으로 인해 여당과 대통령실에서는 나토식 핵공유 또는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을 역설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옵션들은 한국이 핵무장을 하기 전까지의 임시적인 조치일 뿐이며 영구적인 안보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독자 핵무장을 통해 국지적 핵균형 (peripheral nuclear parity (PNP))를 고려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가 왔다. PNP를 열강이 아니지만 핵을 보유한 국가 간에 존재하는 국지적 균형을 의미하는 단어로 정의한다면, 북한 간의 핵 갈등은 전형적인 PNP의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안보적 불안 사례이다. 한반도의 PNP가 이루어질 시 미국의 안보이익에 도움이 되는 동북아시아의 지역적 핵균형 (Regional Nuclear Parity (RNP))이 수립되어 다자 공포의 핵균형을 이룩하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

 

동북아 교착 상태

엄밀히 말해 한국에는 핵무기가 없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애초부터 북한 비핵화였다. 1992년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은 핵무기, 재처리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미 북한이 6번의 핵실험을 강행했고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으므로 이 선언은 이미 북한에 의해 일방적으로 폐기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상호주의에 기반해 공동선언의 폐기를 선언하지 못하고 쓸모없어진 종잇조각을 일방적으로 존중하고 있다. 결국 이 선언은 대한민국 비핵화 선언으로 전락했다. 한국 정부는 이미 죽어버린 지 20년이 지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폐기를 공식 천명해야 한다.

그동안 유엔안보리에서의 대북 제재가 북한 경제에 부분적인 타격을 주기는 했지만 대체로 일시적이었고,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사로 인해 결코 핵개발 의지를 꺾어버릴 만큼 충분하지는 못했다. 앞으로도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이 계속되어 지지부진 할 것이다. 국제사회가 제기능을 못하고 맥을 못추는 상황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 예정된 시나리오다. 이 추이를 지켜보면서 한국 정부는 자위적 핵무장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핵우산을 통해 한미 양국은 기본적으로 전쟁 예방 및 억지 성격을 근본적으로 갖는 핵무기의 의미를 자발적으로 퇴색시키고 있다. 나라가 초토화되고 생존의 위기를 직면한 때에 뒤늦게 미국의 핵으로 보복 차원의 대응을 하는 것은 동맹의 입장에서 큰 의미가 없다. 예방적 선제타격의 경우 어떠한 기준으로 적의 핵공격이 임박했는지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미동맹이 굳건한 것은 사실이나, 이제 동북아시아의 핵전쟁이 발생할 경우 이는 시간 싸움이다. 북한은 이미 분 단위로 핵공격을 한국에 가할 수 있으나, 미 본토나 괌에서 미국의 핵자산이 전개 또는 핵보복을 하는 것은 수시간 단위로 소요된다.

한미동맹은 강력하고 미국의 핵무기도 신뢰성 있는 역량을 갖췄지만, 북핵과 미사일이 완성된 현 상황에서 핵우산은 완벽하지 않다. 우크라이나가 1994년 미영러로부터 안전보장을 대가로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긴 부다페스트 안전보장각서 (Budapest Memorandum on Security Assurances)는 얼마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서방은 직접적인 전쟁 지원을 꺼리고 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가 핵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해도 프랑스는 핵무기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고, 얀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감행해도 나토 차원에서 핵무기로 직접 대응하진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아프간 철군과 우크라이나전 불개입 등에서 보듯 타국이 제3국에 제공하는 대리 방어 공약에 대한 신뢰도 문제는 상호방위조약이나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친밀한 외교관계와는 상관없이 태생적으로 존재해왔다.

한국이 국가에 비하면 분명 입지나 위상 사회 안정성 면에서 비교가 되는 사실이지만 명심해야 하는 점은 그들 역시 이전까지는 미국을 철석같이 믿는 근거가 있었다. 국제 정치는 한치 앞도 내다볼 없으며 대의민주주의로 돌아가는 미국 특성상 안보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역할에 대해 미국 국내 여론이 피로감을 느끼고 회의적으로 돌아섰던 고려해야 한다.

병아리계획 등으로 2 한국전쟁 시 개입이 확실시되는 중국, 러시아와의 3차 대전 확전에 대한 우려, 그러한 상황에 처했을  워싱턴이 정치적 이유를 고려하지 않고 타국이 무조건 한국을 위해 대북 보복 핵공격을 하리라 당연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 한국은 이미 간접적으로 미국이 안보 위기 시 어떻게 대응할지를 보여주는 선례를 경험했다.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원점 타격을 하려던 한국 정부를 긴장 고조 우려로 인해 미국이 만류하였던 사례가 그것이다.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 (EDSCG)에서 나온 미국의 확장 억제를 새로운 핵억지 공약인 것처럼 평가하였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문서 뿐만 아니라 최근 전략협의에서 미국이 언급한 확장 억제 방안은 오바마 행정부 때의 애매한 입장과 다르지 않다. 미국이 이번 협의에서 내놓은 방안은 기존의 확장 억제 방안에서 크게 진전되지 않았다. 압도적이고 강력한 대응은 북이 최근 개발 중인 신형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시 전략핵으로 보복해 핵전쟁으로 확전되기를 바라는 것과 같으며, 핵무장국을 대상으로 한 비핵국가의 재래식 선제타격론 만큼이나 위험하며 구체적인 핵억제방안은 제시하지 못한 레토릭에 불과하다.

여전히 확장억제에 크게 의존하는 한미 동맹의 전략적 경직성이 우려스러운 수준에 다다랐다. 적국의 전략적 변화에 대해 다른 발전된 해결책 없이 손쉬운 한 가지 방법만 고수하는 것은 미래 안보 위협을 대처하는 데에 있어 부적절하다. 모든 사용가능한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 고려하지 않고 핵 금기에 대한 관성적 집착 때문에 불가피한 대응책들을 미룬다고 해서 다른 나라들이 한국을 대신해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도 답이 아니다

얼마나 우월한 핵무기를 미국이 재배치 또는 공유를 해주든, 한국은 그 핵무기를 사용할 권한이 없다. 핵억지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적의 대량살상무기를 가까이 마주한 국가의 지도부가 핵자산 통권을 쥐고 유사시 비례 대응을 확실히 보할 수 있느냐이다. 한국 머리 위의 모든 국가들이 핵무장 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확장억제의 초기 의도와는 상관없이 미국은 한국의 자국 핵무기 사용으로 인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꺼릴 뿐 아니라, 핵전쟁에서 비롯될 자국의 운명을 동맹이 좌우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자신들의 핵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북이 더욱 대담하게 호전성을 보이며 한국과 미국의 제한된 대응을 역이용한다고 해도, 바이든 행정부는 전술핵을 재배치 해달라는 한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는 미군이 아주 제한된 수의 항공기 투하용 전술핵 폭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미국은 러시아와 전술핵 무기 감축을 약속한 전략핵무기감축협적 (START)를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단순히 한국의 안보를 위해 이 조약을 파기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전술핵무기는 전략핵을 보유한 북한과 중국을 상대로는 저조한 억지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미국이 핵무기 사용의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현재 독자 핵무장까지 고려해야 할지도 모를 절박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거나 만족할만한 해결방안이 아니다. 

전술핵 대신 제시되는 핵공유도 마찬가지로 불가능하다. 현 시점에서 미국이 한국에 전략핵까지 공유한다면 중거리핵무기 정도가 있다. 북핵에 맞서기 위한 핵공유 목적으로 이를 반입할 경우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배치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여당을 비롯한 서울은 북한을 명분으로 삼아 핵공유를 하자고 주장하므로 이미 핵공유 목표에서부터 괴리가 존재한다. 즉, 이는 한국의 의도대로 핵무기를 유사시에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며, 명목상으로는 핵 ‘공유’이나 전술핵과 마찬가지로 핵무기 사용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미국이 가진다.

또한 한국 내 미국 핵무기도 워싱턴 소유의 자산이므로, 냉전부터 핵군축 협상을 이어온 러시아의 새로운 핵타격 대상에 포함될 것이다. 중거리핵전력 조약의 파기와도 같으므로 러시아로 하여금 한국 내 배치된 미국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유사시 폭격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착수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핵무기 재배치 또는 공유는 중국 견제 목적일 것이므로 중국도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렇듯 미국의 역내 영향력 강화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로 인해 한국 영토 내에 미국의 핵무기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결국 핵 통제권이 없는 한국만 손해를 보는 전략이다.

이러한 미국 핵무기 반입에 대한 정치적, 지역적 우려도 있지만, 미국이 동맹을 대신해 모든 지역 안보 문제를 항상 해결해 줄 것이라는 한국 내에 팽배한 정서 또한 미국이 핵무기를 공유 또는 재배치 하기를 꺼려하게 만들 수 있다. 백악관은 동북아에서 유럽과 같은 또 하나의 안보 무임승차 케이스를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은 전술핵 또는 전략핵을 한국에 배치함으로써 자국의 작전 반경을 제한하고 싶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핵공유든 전술핵 재배치든 한국을 위해서만 이를 행한다면 중국, 러시아, 중동 및 아프리카의 불량 국가들을 견제하려는 미군의 세계 전략에 제한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김정은의 공격적인 무력시위 속에서 한국 정부의 대미 협력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역내 미국의 전략적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고 한국도 이러한 점을 알고 있는 만큼, 한국의 역할과 양국 협력을 확장시킬 수 있는 적기가 왔다. 그러므로 한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해결책을 단계적으로, 또는 동시에 채택함으로써 더 활발히 미국과 연계해야 한다: 새 전략 '확장거부', 한미동맹 격상, 국제 질서에 대한 현실적 해석.

 

확장 거부’ 전략과 ‘핵전략협력그룹’

이제 확장억제 개념에서 발전해 한미 양국은 '확장 거부 (extended denial)'라는 공격적인 방어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이 전략의 개념은 인도태평양 억제 시스템으로서 한국의 핵무기와 미국의 전략사령부가 연계된 새 작전계획으로 구성된 광역지역 핵방어 전략이다.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기에 기반해 만들어진 연합작계를 통해 핵무장 동맹국 간 '핵 인계철선'을 형성함으로써 더 넓은 구역을 이루어 확장억제전략협의체에서 논의한 압도적인 대응이 가능케 하는 것이다. 확장거부 전략은 미국이  불안하게 동맹 전체에 제공하는 핵우산보다 더 넓은 지역적 상호확증파괴를 보장하는 핵균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방식으로 동아시아 내 반미 핵무장 국가들이 핵 도발 또는 공격 후 감내해야 할 기회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그들의 선택지를 좁히고 미국의 동맹국들을 협박하려는 추가적인 위협 욕구를 단념시킬 수 있다. 또한 유사 시 대규모 핵보복이 핵 동맹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상대에 확실히 각인시켜 국지적 핵균형이 한반도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즉 확장거부 전략은 상대 핵보유국들에게 한미 핵동맹으로부터의 대량 보복이 무조건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인식을 확장억제보다 더 효율적으로 깊이 심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전략과 함께 고위급 핵전략 협력 그룹(NSCG)을 생성해야 한다. 핵협력그룹의 일환으로서 한미군 지휘부가 양국의 핵자산을 주기적으로 공동 참관해 북한과 중국에 메세지를 지속적으로 보낼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한미상호방위조약이나 한미원자력협정을 발전 중인 북핵위협 및 중국 군사굴기 동향에 발맞추어 물밑에서 개정 협상을 시작해야 하며, 이를 통해 동맹간 결속력과 한미 간 핵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북중러와 국제정치적 다면전을 치르는 상황이며 미국의 힘은 점점 부치기 때문에 동맹의 조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동아시아 핵심 맹방인 한국을 핵무장 시키면 북중러의 핵공격 위협을 1차적으로 한국에서 차단하는 이점을 미국에 제공할 수 있다.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미 본토의 핵위협보다 인접한 한국의 핵무기를 더 우선순위에 놓게 만들기 때문이다.

국력이 뒷받침되는 확고한 친서방 진영의 일원이지만, 다른 서방 국가들보다 러시아와 나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동맹국에게는 진영논리에 따른 용인을 구하고, 미 영향력의 약화를 기대하는 중국같은 적성국에게서 묵인을 받아낼 있는 포지션을 가진 국가는 미국의 동맹국 한국 뿐이다. 미국의 안보이익이 자국의 생존을 위한 안보이익인 국가, 그리고 양 진영을 모두 명분 납득시키며 핵무장을 통해 미국의 대전략을 뒷받침할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 한국은 두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드문 동맹이다.

 

'전략 핵동맹'으로의 격상

또한 한국 정부는 이제 중소규모의 핵무기 보유를 통해 더 책임있는 국방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며, 동맹을 격상시킴으로써 양국 핵협력 발전도 도모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북핵 묵인에서 보듯이, 미국이 한국 핵무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경우 묵인이 가장 현실성 있고 정치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시나리오일 것이다. 우호적 핵확산을 판단하는 미국의 기준은 양국 관계의  친밀도, 국가의 성숙도 및 잘 작동하는 민주주의, 합리적이고 안전한 핵시설 관리, 기술적 지식, 동맹국 국민들의 마인드 등이다. 한국은 이러한 평가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한미동맹이 '전략핵동맹'으로 격상될 경우 북핵 위협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 뿐 아니라 역내 미국의 패권 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에도 맞서 미국을 지원하는 더 책임있는 국가로서의 한국의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 특히 반미국가들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한국이 더 활발한 국제적 역할을 핵무장 후 맡는 것이 미국에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또한 동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패권 유지에 한국의 핵무장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민-관-군이 적극적으로 설득하며 미국의 반응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핵무장 분위기가 짙게 조성되어 중국이 막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중국은 지금까지 한국에게 바래왔듯 희망적 사고에 기반해 핵무장한 한국이 대미 자주성을 가지고 미중 헤징을 더 융통성있게 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한국은 이 사실을 적극 이용해 추후 중국에 전략적으로 안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이 방식이 미국과만 협의하여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진행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며, 이러한 행위 자체가 중국에 경종을 울릴 것이다.

게다가 단순히 NPT나 국제정치적 논란을 차치하고라도, 한국 및 유럽은 그동안 패권질서 하에서 유지된 평화에 익숙해서 안보 의존도가 높다. 전술핵을 들이고 난 후의 유럽이 보여온 모습처럼 한국도 마치 미국의 핵무기와 도움을 당연시하는 것을 미국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추후 미 핵자산 재배치로 인해 방위비 분담금이 주기적으로 올라간다면 한국 국내 여론도 핵우산의 비효율성을 더 체감하고 비판하게 될 것이며, 미국도 반기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핵확산금지조약(NPT)와 UN 헌장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

그리고 NPT 10조는 조약 탈퇴 후 일방적인 핵무장이 불러올 수 있는 반향과 비확산 레짐 손상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고려해 상당히 주의하여 다룰 필요가 있다. 한국은 더 활발한 자위권의 정당성과 현재의 안보 상황을 전례없이 현존하는 국가 생존 위협으로 정의할 수 밖에 없음을 미국에 정제된 메시지로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남북의 핵무장은 완전히 다른 사례이다. 왜냐하면 북은 군사적, 정치적 목적으로 김씨 일가의 정권 안전을 위해 NPT를 탈퇴했기 때문이지, 해당 조약 10조가 규정하는 핵심 이익의 비상사태 때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북한이 공격적인 행동과 세습 독재 정권으로 인해 국제적 신뢰를 잃었으며 새로운 자위적 조치에 대한 명분을 제공했다고 반드시 천명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은 또한 국제사회가 북한이 중동에서 해온 것과 똑같은 제3세계 국가로의 불법적 핵확산 및 핵선제 사용을 목적으로 한 불량 국가들의 공격적인 핵무기 획득을 규제해야 한다고 명확히 밝혀야 한다.

한국이 NPT 탈퇴를 결정할 경우 초기에는 미국이 공개적으로 또는 사적으로 한국에 외교적 우려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늘 그랬듯 NPT 레짐이 수립되기 전과 수립 후 일부 국가들이 핵무장을 하게 되었을 때 마저도 미국은 기본적으로 우호 여부와 상관없이 핵무장을 하려는 국가들을 견제하는 입장이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후 지금까지 미국은 핵보유국들을 억제하거나 비핵화시키려 하기 보다는 해당 국가들이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하지 않도록 하는 능동적인 억제에 집중해왔다.

한미 양국의 안보 이익을 고려해 보았을 때, 한국의 NPT 탈퇴는 지금이 적기이다. 미중 무역 분쟁이 NPT 탈퇴 후 한국이 경제 제재 및 고립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빼주고 있고, 아태지역의 드물고 전통적인 동맹국을 포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세계적인 수준의 산업과 시장 점유율을 가진 주요 교역국이자 투자국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크고 발전된 친미 민주 국가를 동맹과 미국의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말려죽일 수는 없다.

유엔헌장 51조는 국가의 고유한 자위권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 이 자위권에는 핵무장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영국과 프랑스처럼 위협이나 안보에 대한 우려를 느낀 선진국들 치고 지금까지 핵무장하지 않은 나라는 없었다. 전시 상황이 아님에도 동서의 강대국들은 적국의 핵무기 비축을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자국의 핵무기를 유지하고 늘려왔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이스라엘의 알 키바르 및 오시라크 원자로 폭격 등도 모두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자위권이자 방어목적으로 감행하였고 국제사회에도 그렇게 받아들여졌다. 즉, 모두 공격이 아닌 자위권 차원에서 핵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안보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이 그들과 같은 권리를 박탈당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국제 사회에 수십 년간 협조적이었던 한국은 핵무기 저장고 또한 투명하게 운영될 것임이 자명하다. 한국은 영국, 프랑스와 같은 모범적인 핵보유국으로서 남을 것이며 이들처럼 검증된 방어적 목적의 핵보유국으로 미국의 안보 전략에 맞게 전략적으로 더 넓게 기능할 것이며, 불량 국가로 핵확산을 야기하거나 미국 몰래 핵으로 거래를 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 맥락에서 필요하다면 한국은 백악관의 비확산 원칙 존중을 위해 미국 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같은 제3자 검증조직을 통해 해외 핵확산 사찰도 과감히 수용할 수 있다. 미국이 핵무장 묵인을 댓가로 우크라이나로의 무기 및 군수 지원 등과 같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한다면, 한국 정부는 국제적 위상과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고려해 기꺼이 응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지금부터 한국은 독자 핵무장이 한미 동맹을 어떻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지가 대미 설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관건임을 명심해야 한다. 물밑 협상 과정에서 한국은 핵보유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이스라엘식 NCND (Neither Confirm Nor Denial) 정책 및 경제적 인센티브, 미국 행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독자 핵억지력 확보를 통한 한미 동맹 확대 등을 워싱턴에 제안해야 한다. 자국의 핵무장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양국 우호관계 파탄의 수단이 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하는 고위급 각서를 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도 아직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은 현 바이든 행정부나 차기 미 행정부가 한국의 독자 핵무장이 미국의 대중봉쇄를 위한 전략적 이익과 부합하다고 판단하면 이를 용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한국 핵을 국제정치적으로 안보적으로 역내에서 활용할 방법을 찾을 것이고, 한미 동맹이 격상되어 미국의 보호대상인 한국이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안보의 린치핀, 혹은 “핵심 축 (key axis)"으로 새롭게 불려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현재 북한의 핵무장 위협 앞에 가장 가까이서 먼저 최대의 타격을 받을 최전선이면서도 여전히 우리 안보를 위한 결심에 있어서는 나태하고 비관적인 낡은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이 아무리 핵무력을 증강한다 하더라도 이뤄지지도 않을 신기루 같은 비핵화를 위해서 핵무장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금기시하는 '안보적 올바름'에 빠져  있다. 북한과 중국으로 인해 우리가 비례적으로 대응할 명분이 축적되고 있음을 부인해서는 안된다. 한국은 워싱턴의 결정에 따라 사용여부가 결정되는 미국의 핵무기, 항공모함, 핵자산 등을 한국의 무기인양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미국은 한국을 재래식 무기 시장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핵균형을 이루게 된다면 더 큰 국제적, 전략적 역할이 가능한 책임있는 안보 파트너로서 활용해야 한다.

 

저자 이대한은 한국핵자강전략포럼 (ROKFNS)의 사무총장 겸 간사를 맡고 있으며, 안보 관련 분석글을 해외 외교안보전문지 및 군사전문 매체 등에 기고하고 있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퍼시픽 포럼 (Paficic Forum)이 선정한 2021년 영 리더(Young Leader) 중 한 명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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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닷지챌린저
    2022.11.08

    우리도 핵으로 대응해야지 대한민국이 북한처럼 핵 통제가 안되는 나라도 아니고 핵무장.해야된다

  • 장
    2022.11.08

    핵무장 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