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동훈 등장이 불행의 시작 ‥ 한 대표의 총구는 늘 대통령을 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장은 불행의 시작이었다"며 지난 총선 패배는 물론 대통령과 여당이 동반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원인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실정(失政)을 꼽아 주목된다.

나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대표가) 대통령과의 신뢰가 그리 두텁다고 하니 민심 전달을 잘 해주기를 바랐다"며 "근데 웬걸? 한 비대위원장이 오자마자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과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회상했다.

나 의원은 "그 자세한 내막까지는 언급 안 하겠다"면서 "한 비대위원장이 비례공천과 국민공천 이름으로 지역공천 일부를 먹었으니 한 비대위원장 승, 그 싸움 중에 결국 우리 당은 총선 참패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선 후 대표로 등장한 한 대표는 총구가 항상 대통령에게 가 있었다"고 지적한 나 의원은 "야당이 무자비한 탄핵으로 방통위원장 하나 제대로 임명 못해도, 감사원장을 탄핵해도, 중앙지검장을 탄핵해도 우리 당 대표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며 "예산을 몽땅 깎아도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의 수장 자리에 오른 한 대표가 내부 결속을 꾀하고 야당의 공세에 맞서기보다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데 열을 올려왔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나 의원은 "탄핵표결 전에도 우리 스스로 언론기사 63건만으로 탄핵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차분히 절차를 진행하자고 한동훈 대표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어이 한 대표는 끝까지 어제 속전속결 탄핵을 고집했다"고 토로한 나 의원은 "우린 모두 당인이라서 최대한 내부 비판을 자제해왔고 어떻게든 수습하려 했지만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밀면 밀리는 정당, 당 정체성, 이념, 가치를 진정 지키는 노력이 부족한 정당이 무엇을 가지고 국민에게 소구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나 의원은 "이런 허약한 정당이 된 것은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며 "우리 정당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인물을 그저 이용해 보려는 욕심이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홍준표 시장의 '용병불가론'에 적극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것"이라며 "당헌 96조 제3항에 따라 전국위원회 의장은 비대위 설치를 위한 후속조치를 지체없이 진행해야 한다. 빠른 체제전환과 당의 정비, 작지만 강한 정당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