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김어준 씨가 비상계엄 사태 때 군 '암살조'에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사살하라는 임무가 부여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씨는 이런 의혹을 제보 받은 출처에 대해서는 "국내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김 씨의 주장이 '황당하다'며 믿기 어려운 무책임한 낭설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 씨는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비상계엄 사태 관련 현안 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지금 말씀드릴 내용은 사실관계 전부를 다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걸 전제하고 말한다"며 제보 내용을 밝혔다.
김 씨는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군 암살조에 '체포돼 이송되는 한동훈을 사살한다', '조국·양정철·김어준이 체포돼 호송되는 부대를 습격해 구출하는 시늉을 하다가 도주한다', '특정 장소에 북한 군복을 매립한다', '일정 시점에 군복을 발견하고 북한의 소행으로 발표한다' 등의 임무가 부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대표의 사살은 북한의 소행으로 몰기 용이한 여당 대표이고, 조국·양정철·김어준의 구출 작전의 목적은 호송하는 부대에 최대한 피해를 줘 북한이 종북 세력을 구출하는 시도를 했다고 발표한다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세 사람의 사살 여부에 대해선 듣지 못해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김 씨는 또 "생화학 테러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며 제보 내용을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김 의원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암살조에 관해 언급한 것에 대해 "김 의원에게 암살조 제보를 한 사람이 나"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 씨는 '미군 몇 명을 사살해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 폭격을 유도한다', '북한산 무인기에 북한산 무기를 탑재해 사용한다' 등의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날 밝힌 제보 출처와 관련해선 "워낙 소설 같은 이야기라 출처를 일부 밝히자면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김건희 여사가 은퇴한 요원에게 독촉 전화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씨는 "독촉의 내용은 저도 모르겠다. 사회 질서 교란과 관련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더군다나 남편이 군 통수권자라면 어떤 위험도 감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방조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역시 평상시라면 황당한 이야기여서 다루지 않을 제보인데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를 듣고 생각을 바꿨다"며 "김건희가 계엄 후 개헌을 통해 통일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었고, 지금도 여전히 믿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씨는 "윤석열의 군 통수권과 김건희의 통신 수단을 하루빨리 제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제 정보가 아니라 사견"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의 체포 대상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때 군인들이 자신의 방송 스튜디오가 있는 건물 앞에 집결해 있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야권 편향 방송을 해오며 온갖 음모론을 설파해 온 김 씨의 발언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나온다. 앞서 김 씨는 '여론조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씨가 만든 여론조사 업체인 '여론조사 꽃'이 지난 10월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 직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보다 앞선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큰 격차로 승리해 논란을 키웠다. 이에 앞선 선거에서도 '여론조사 꽃'은 타사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를 발표하는 등 꾸준히 구설에 올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김 씨의 주장은 신뢰도가 높지 않다. 제보 출처가 우방국이라는데 한 둘이 아니고 모호하다"며 "계엄이 실제로 이뤄져 의혹 제기에 대한 문턱이 낮아진 틈을 타 또 다시 음모론을 주장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김 씨의 주장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충분히 그런 계획을 했을 만한 집단"이라고 했다.
김병주 의원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김 씨가 언급한 제보와 관련해 의원실에도 여러 제보가 접수됐다"며 "일부 제보는 국회 과방위에서 공개 질의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또 다른 제보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방지를 위해 긴급수사를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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