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파동으로 호재를 만난 더불어민주당이 '집안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예민한 정국에서 말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입단속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SNS 프로필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1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살얼음판 같은 상황에서 한 번의 말실수가 정국을 요동치게 할 수도 있다"며 "당 차원에서 의원님들에게 각별한 당부가 있었다"고 했다.
이미 민주당에서는 '작은 설화'가 있었다. 박구용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집회 참여를 독려했기 때문이다. 박 연수원장은 지난 8일 팟캐스트 '매불쇼'에 나와 "현장에 가보니 20·30대 여성분이 많아 놀랐다"며 "20·30대 남성에게 알려주고 싶은 정보가 있다. 여자분들이 집회에 많이 나온다"고 했다.
박 연수원장에게는 비판이 쏟아졌다. 시청자들로부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다", "여성이 미끼 상품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박 연수원장은 "물의를 빚은 부분에 대한 용서를 구하며 시위를 축제의 장으로 바꿔주신 용기 있는 여성분들께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 소속 인사들의 입단속과 함께 SNS 프로필 사진 바꾸기 '인증'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국민소통국은 전날 당 소속 보좌진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 프로필 사진을 바꾼 의원실 현황을 파악했다.
이들은 "의원님의 페이스북, 카카오톡, 텔레그램의 프로필 사진을 교체한 의원실은 여기 단체방에 인증샷을 올려달라"면서 "위에서 요청했다시피, 중앙당 차원에서 각 의원님 SNS 계정의 프로필 사진 바꾸기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기사에 '밭 갈기'도 진행하고 있다. 탄핵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도록 당 보좌진과 지역위 관계자들에게 지시하고 있는 것이다.
황명선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당 요청 사항입니다. 보좌진·지역위원회 텔레그램 대화방 대문 바꿔주세요. 탄핵과 관련해 기사 댓글도 적극적으로"라고 문자를 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민주당이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지금이 가장 큰 호재라는 인식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시작된 탄핵 정국은 민주당에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사법리스크를 안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꿈꾸던 조기 대선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국민 여론도 윤 대통령 퇴진에 다가가고 있는 만큼 민주당은 모든 상황을 일사불란하게 처리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자연스럽게 진행할 일을 강제할 이유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에 "지금은 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앞으로 어떤 전략을 세울지가 중요하지 이런 지엽적인 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며 "일부 충성 경쟁의 성격도 있는 것 같은데 순리대로 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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