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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파동이 이재명의 '단두대'를 '방탄 무대'로 바꿔주는 건 아니다

뉴데일리

계엄 파동으로 일주일을 보낸 더불어민주당이 조기 대선을 통한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사법리스크 방어를 위해 재판 지연 전략 등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이 대표가 마치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1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시간 끌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6일 이 대표의 선거법 재판 사건 항소심이 접수됐는데, 이 대표가 별도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고 소송기록접수 통지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은 본인 또는 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를 수령해야 사건이 개시되도록 하고 있다. 이 대표의 소송기록접수 통지는 지난 9일 발송됐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과거에 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3차례나 소송기록 접수통지를 수령하지 않는 방법으로 무려 2개월 가까이 재판을 지연한 전례가 있다"면서 "이재명 대표가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소송기록 접수통지를 즉시 수령하고 당당하게 2심에 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현재 이 대표는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정국의 추가 야권으로 기울었지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하다.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이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선거법 재판 지연이다. 공직선거법 재판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 대표에게는 이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선거를 치르는 것이 어떤 것보다도 최우선이다.

2심과 3심에서 각각 3개월 안에 재판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강행법규가 있는 만큼 내년 5월경 대법원 재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선거법 재판 결과가 대법원에서도 1심과 같다면, 이 대표는 10년 동안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사실상 정치생명이 끊어지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윤 대통령 퇴진이 정국 최대 이슈로 부상했는데, 이 대표가 대선에 나서지 못한다면 남 좋은 일만 만든 셈이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빠른 탄핵과 조기 대선이다. 개헌 등 시대적 과제와 정국 안정을 위한 '질서 있는 퇴진' 등은 모두 후순위로 밀렸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금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서 이 대표가 굉장히 조급해 보인다"면서 "개헌이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말들을 저쪽(친명계)에서 많이 한다. 탄핵을 통한 조기 대선만 선택지라는 뜻"이라고 했다.

실제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에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일 부결됐던 윤 대통령 탄핵안을 10일에 재발의했고,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탄핵안 표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이탈표 만들기에도 분주하다. 이미 각 상임위에서는 친분이 있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당 의원들에게 개별 접촉이 진행되고 있다.

이 대표도 적극적이다. 그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루빨리 대한민국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은 오는 14일 2차 탄핵 표결에 국민의 뜻을 받들어 투표 참여 의원의 소신 보장해 줘야 한다"고 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거법 재판 결과가 조기 대선보다 앞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지연될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을 우리도 염두에 두고 대응을 해 나가야 된다"면서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공직선거법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선거법 재판 지연 전략과 함께 위증교사 재판·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재판과 대북송금사건 재판 등에서도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법 재판보다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나머지 재판들에서 민주당과 이 대표 측이 적당한 지연 전략만 구사하더라도 대선 전에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미 이 대표는 계엄 정국도 자신의 재판에 활용하고 있다. 정국 상황을 재판 불출석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 6일에는 윤 대통령 탄핵 표결 등의 일정을 이유로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재판에 불참했다. 탄핵 표결은 7일 저녁에 진행됐다.

10일에는 오전 재판에 출석했다가 국회 본회의 일정을 이유로 오후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은 공전 중이다. 검찰은 "증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재판부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재판이 이런 식으로 공전하는 것은 검찰로서는 상당히 유감"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각종 재판을 늦추고 대선 일정을 당겨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모든 재판이 올스톱될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때문이다. 피고인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전례가 없어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재판이 계속되더라도 제대로 된 판단이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서울 소재 한 대학의 법학과 교수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결국 이 대표의 재판을 계속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재판이 진행되더라도 현직 대통령에 대한 판단을 재판부가 올바로 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는 것과 별개로, 차기 대통령이 또 재판을 받아야 하는지를 가지고 국력을 소비하는 것 자체가 국가 불행"이라고 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2/11/20241211000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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