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한 후 오후 2시쯤 마쳤다.
이날 회동은 윤 대통령이 먼저 한 대표에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가 탄핵 반대 입장에서 찬성 쪽으로 돌연 입장을 바꾸자 윤 대통령이 독대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독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만남이 탄핵 위기에서 벗어날 마지막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전날만 해도 탄핵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 국민의힘도 의원총회를 통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6일부터 정국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어제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피해를 막고자 이번 탄핵에 대해 통과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새로이 드러나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계엄령 선포 당일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들을 반국가 세력이라는 이유로 고교 후배인 여인형 방첩 사령관에게 체포하도록 지시했던 사실, 대통령이 정치인들 체포를 위해 정보기관을 동원한 사실을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또 "여인형 방첩 사령관이 그렇게 체포한 정치인들을 과천의 수감 장소에 수감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던 것도 파악됐다"며 "앞으로 여러 경로로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계엄이 위법·위헌적 행위였다면서도 탄핵만큼은 저지하겠다던 한 대표가 탄핵 찬성으로 사실상 돌아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자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독대'를 먼저 요청한 것이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윤-한 갈등 국면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줄곧 요청했지만, 탄핵 국면에서 입장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다수 국무위원의 반대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건의를 명분 삼아 지난 3일 밤 10시 27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용산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과 논의도 없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폭탄을 몸에 둘러싸고 불 구덩이에 뛰어든 '정치적 자해'라는 사실이 작금의 탄핵 정국이 증명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자폭 행위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하게 됐다고 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은 오는 7일 오후 7시 전후 열릴 예정이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탄핵 표결 시점을 하루 앞당기자"라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 8명만 이탈해도 윤 대통령의 탄핵안은 가결되고 헌법재판소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정치권을 비롯해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한 만큼, 헌법재판소에서도 파면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한 대표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면 정권을 이재명 민주당에 헌납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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