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자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상하면서 해당 국가들의 화폐가치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각)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취임 당일 중국에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시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6일 오후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한때 0.7% 급등했다.
반면 멕시코 페소는 1.3% 급락하며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캐나다 달러도 한때 1% 이상 떨어지며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캐나다 달러는 낙폭을 조금 만회해 0.9% 하락했다.
중국 역외 위안화 가치도 한때 0.4% 하락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 당선인 특유의 돌발성 발언을 좀 더 차분하게 해석하려는 분위기다.
싱가포르 TD증권의 알렉스 루 외환 매크로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매일 아침 일어나면 최신 발언에 따라 시장이 휘둘리던 4년 전이 많이 생각한다"면서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싶고 아직 트럼프는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여러 가지를 던지고 다양한 숫자를 언급하고 시장은 반응하며 (그가 던지는 공약은) 실현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첫 임기 당시 합의한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협정은 2026년 재협상이 가능하지만, 관세를 통해 재협상 절차를 시작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ITC마켓의 션 캘로우 수석 외환 분석가는 해석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관세 계획을 거의 두 달 전에 발표함으로써 캐나다·멕시코·중국 정부 모두 대응할 시간을 갖고 대안을 협상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추가 관세 발언은 전날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와 국채가격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동반 상승한 뒤 나왔다.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베센트가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를 시장 친화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다만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협상을 통해 최대한 얻어내려는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종종 시사했지만, 15일 폭스뉴스 기고문에서는 관세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도쿄 미즈호증권의 수석 전략가 쇼키 오모리는 "시장이 베센트 지명자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한 것"이라며 "베센트가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미국 재정에 영향을 미칠 궁극적 권한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있기 때문에 글로벌 자산에 변동성이 큰 4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폭탄' 투하 예고장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CNN에 따르면 류펑위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당선인의 10% 추가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중국은 양국 경제 및 무역 협력이 본질적으로 상호이익이 된다고 믿는다"며 "무역·관세 전쟁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다"고 비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국영 중앙(CC)TV도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예고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멕시코 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 모레나)의 리카르도 몬레알 하원 원내대표는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무역 보복을 확대하는 것은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을 해칠 뿐"이라며 "관세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국영 방송사인 캐나다방송협회(CBC)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조치에 대해 "수년간 캐나다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고 평했다. 다만 캐나다는 양국이 상호간 이익이 되는 관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차기 행정부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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