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연인 도주치사 '마세라티男' 징역 10년 선고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20대 연인을 치어 한 명을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일명 '마세라티 뺑소니범'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남·32)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김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공범 오모(33)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9월24일 오전 3시10분께 소주 2병 이상을 마시고 마세라티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사고 피해자 중 뒷자리에 탄 여성 1명이 숨졌다.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50km였지만 김씨는 시속 128km로 과속하다가 추돌사고를 냈다.

사고 이후 김씨는 지인 오씨의 도움을 받아 도주했다. 그는 오씨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고 도피시켜달라고 부탁한 뒤 대전으로 달아났다.

이후엔 그는 현금을 사용해 택시 등을 타고 서울에 갔다. 범행 2일 만인 9월26일 밤 9시50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긴급 체포됐다. 김씨는 수사기관에 "사고 직후 겁이 나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고등학교 동창인 오씨는 김씨의 범죄사실 알고도 텔레그램에서 구매한 대포폰을 제공하는 등 김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하면서 "김씨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중상해에 입는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켰음에도 피해자들을 방치한 채 도주했다"며 "오씨는 지인들에게 도피 행위 조력을 종용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이들을 질책했다.

휠체어를 탄 채 방청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A는 "10년은 너무 형량이 적다고 생각한다"며 "사고로 사망한 여자친구에게 미안할 뿐이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이 사건과 별개로 김씨가 불법 사이버 도박 운영에 관여한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마세라티 차량이 대포 차량이라는 점에 주목해 소유 법인 명의로 등록된 대포 차량 10여대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법인 대표 등 4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