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롤스로이스男' 마약상습 투약 혐의 2심서 징역 3년 구형

약물에 취해 차를 몰다 행인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가해자의 약물 상습 투약 혐의에 대해 검찰이 2심에서도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이성복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모씨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신씨 측 변호인은 이날 "마약류가 오남용된 사건은 대부분 집행유예로 형이 선고됐다"며 "다른 사건들에 비해 훨씬 중한 형을 선고받아야 하는지 유심히 살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신씨는 최종진술에서 "9년을 더 복역해야 출소가 가능한 상황에서 잘못을 통감하고 있고 피해자 유족과의 합의 과정에서도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며 "치료와 관리를 통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거듭나겠다. 한 번만 선처를 베풀어달라"고 했다.

신씨는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8월 2일 해당 사건이 벌어질 때까지 약 1년 2개월간 57회에 걸쳐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신씨는 필로폰 마약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서울 압구정역 인근에서 자신의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인도에 있던 20대 여성을 치어 뇌사 상태에 빠뜨린 뒤 도주한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신씨는 프로포폴을 투약한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사고 이후 피해자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운전석에 2분간 머물다 하차한 뒤 압구정역 방향으로 걸어가 사고 현장을 이탈했다. 그는 3분 뒤 사고 현장에 돌아와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자는 이 사고로 전치 24주의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으나 사건 발생 4개월여 뒤 끝내 숨졌다.

신씨의 약물 투약 혐의 사건을 맡은 1심은 신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신씨와 검찰이 모두 항소했고 2심 선고는 내년 1월 23일에 내려진다.

한편 신씨는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죄)에 대해서 지난달 20일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을 확정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