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4년에 일어나 1785년 1월 20일 끝난 역잠취멸전투(陣瀝涔吹蔑, Trận Rạch Gầm – Xoài Mút)는 완혜(阮惠, Nguyễn Huệ)가 이끄는 서산군(軍西山, Quân Tây Sơn)이 섬라(สยาม, 暹羅, Siam)의 왕자 끄롬 루앙 테파리악(กรมหลวงเทพหริรักษ์, Krom Luang Thepharirak)이 이끄는 침략군을 역잠(瀝涔, Rạch Gầm)과 취멸(吹蔑, Xoài Mút)에서 격파한 전투입니다.
당시 완씨정권의 마지막 집권자 완영(Nguyễn Phúc Ánh, 阮福映)은 완혜의 서산군에게 패해 오늘날의 푸꾸옥섬인 부국도(富國島, Đảo Phú Quốc)까지 도망치다가 거기서 부하장수 주문접(朱文接, Châu Văn Tiếp)을 사신으로 보내 초대 섬라왕 라마 1세(รัชกาลที่ 1, Rama I)에게 끄롬 루앙 테파리악을 지휘관으로 하는 2만의 군사와 300척의 함대를 지원받고, 캄보디아에서 징발한 병사들까지 모아 서산군에게 반격을 가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정(嘉定, Gia Định)을 비롯한 서산군의 수중에 있는 영토들을 차례차례 수복했지만, 섬라군 병사들이 현지인들에게 완영도 반발할 정도의 대민범죄를 저지르는 바람에 이는 섬라군의 패착이 됩니다.
기회를 잡은 완혜는 역잠과 취멸 사이에 복병을 배치한 뒤 휴전을 빌미로 섬라군 함대를 사정거리까지 유인해 총공격을 가하여 격침시키고 대승을 거뒀습니다.
이 전투는 현재 동남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서로 으르렁대는 월남과 태국의 관계를 나타내는 전투로, 많은 월남인들은 자신들의 숙적인 태국을 이 전투로 이긴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편입니다. 또, 월남사의 대표적인 민족영웅 중 하나인 완혜의 군사적 안목을 볼 수 있는 전투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