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가 사실이고 뭐가 허구인지, 온통 뒤범벅
김성수 감독, 황정음·정우성 주연 영화 <서울의 봄>이 상영 며칠 만에 관객 200만을 동원해 화제다. 미디어들은 그것이 실제와 픽션을 섞은 것이라고 쓰고 있다. 이건 좀 신경이 쓰인다.
오래전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가 있었다. 거기서도 실제와 픽션이 섞여 있었다. 군인들이 시민을 정조준해서 쏘는 장면이 픽션 대목이었다.
그러나 그걸 본 17살의 한 여고생은 그게 마치 실제였다는 듯, 울부짖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실제 아닌 장면을 넣을 수가 있느냐고 물으면, “픽션을 왜 시비하느냐?”란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적잖은 관객은 그것을 보고 “아, 저랬었구나!”라고 분노하면서, 그것이 마치 사실이었다는 듯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 영화란 이름으로 '죽일 놈' 좌표 찍고
<서울의 봄>은 1980년 [12.12 사태]를 그린 영화다. 그러나 물론 픽션을 섞었다. 관객 다수가 만약 특정한 정치적 방향으로 선동당하는 게 감지될 경우, 그것은 [정치적 영화]란 평을 들어도 일리가 있을 것이다.
미국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영화들이 넘쳐 흘렀다. 예를 들어 케네디 암살을 둘러싼 음모론 영화들이 그러했다.
흉악한 보수적 보스들이 밀실에 모여 앉아 케네디를 흑인 인권에 우호적인 자라고 낙인질 한다. 그들은 [케네디는 마땅히 제거돼야 한다]라고 결론 내린다. 그는 마침내 잘 짜인 각본에 따라 꼭두각시 오스월에게 무참히 죽임을 당한다.
사람들은 이 [사실 + 픽션]을 보고서 머리끝까지 흥분한다. [죽일 놈들] 하면서.
■ 분별력 있는 관객, 얼마나 될까
헐리우드 영화계도 그렇다지만, 한국 대중 연예계도 언제부터인지, 특정 성향의 주도 아래로 들어갔다고 한다. 예술 하는 사람들은 어디나 비슷하다는 체념과 함께. 여기다, 예술·표현·창작의 자유란 거창한 구호까지 내걸면, 누가 뭐라고 섣불리 따져볼 수도 없다.
다만 소망하는 바는, 국민적 양지(良知)다. 한국의 평균적 관객들은 어느 정도의 분별력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큰 사회적 풍조를 이루는 [정치 광(狂) 팬] 현상을 두고 볼 때는, 이게 거의 절망적이다.
그런 광기(狂氣)가 있다가도 줄어들어야 나라가 희망적일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세상은 갈수록 더 홍위병 같아지고 흉포해지고 있다.
■ 정치 영화의 편향·선동
이런 판에 [사실 + 픽션]?
무섭다. 두렵다.뜨거운 불길에 기름을?아예 화약은 어떻고?
때마침 사생결단의 총선이 불과 4~5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이기면윤석열 대통령이 뭐, 계엄을 선포할 것이다?웃기는 선동이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11/28/202311280026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