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지휘자 하차, 운영 미숙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오페라 '어게인 2024 투란도트'가 오는 31일 예정됐던 마지막 공연을 취소했다.
2024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의 박현준 총예술감독은 "공연 티켓 판매 부진 등으로 31일 공연을 취소하고, 판매된 티켓에 대한 환불 조치를 했다"며 "30일 공연은 원래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주최사인 2024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는 당초 '투란도트' 31일 공연을 '제야 블록버스터 뮤지컬 오페라'라는 제목으로 기획했다. 오후 9시 30분 시작해 자정 직전 공연을 종료, 새해를 맞아 제야의 종소리를 함께 듣는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현재 티켓 판매는 중지된 상황이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개막한 '투란도트'는 2003년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던 '투란도트'를 재현한다는 취지로 제작비 200억 원을 투입했다. 지휘자 플라시도 도밍고·호세 쿠라·파올로 카리야니, 소프라노 아스믹 그리고리안·마리아 굴레기나,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 등 초호화 출연진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개막 당일 연출가 다비데 리버모어는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서울에서의 '투란도트'를 내 작품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하차를 선언했다. 첫날에는 예매 떄와 다른 좌석 배치로 인해 관객들의 항의가 잇따랐고, 공연은 30여 분 지연돼 일부 관객은 환불을 요구했다.
이후에도 음향 밸런스 문제, 단차를 확보하지 않은 좌석, 가독성이 떨어지는 흰 글씨 자막, 기둥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는 무대 등 미숙한 운영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티켓 가격으로 100만 원을 지불한 VIP석 관객들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기둥만 보다 왔다", "최악의 공연"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29일에는 지휘자 중 한 명인 파올로 카리냐니가 하차하며 논란이 이어졌다. 그는 "한국에 도착한 16~25일 코엑스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 리허설을 진행한 것이 전부다. 18일 이후부터는 언제 지휘를 하는지도 정해지지 않은 채 계속 호텔에 머물러야 했다"며 "지휘 일정을 확정해 달라고 9번이나 요청했으나 모두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계약금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호텔에서 언제 지휘를 할지 예상도 할 수 없는 상태로 12월 25일까지 방치돼 심한 불안과 수면장애에 시달려야 했다. 한국 변호사를 통해 24일 계약이 해지됐음을 통지하고, 25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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