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HYBE)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에 소속된 걸그룹 '뉴진스(NewJeans)'가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어도어를 떠날 수밖에 없다"며 "29일 자정을 기점으로 어도어와 뉴진스의 전속계약은 해지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28일 오후 8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 갤럭시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뉴진스 다섯 멤버(민지·하니·다니엘·해린·혜인)는 "지난 13일 소속사 어도어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 등 뉴진스의 원상회복을 위한 다양한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14일이 흐른 지금까지 성의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어도어의 무성의한 태도에 지친다"고 토로했다.
앞서 뉴진스는 ▲어도어 이사직을 사임하고 하이브에서 퇴사한 민희진 전 대표의 복직과 ▲하니에게 '무시해'라고 발언한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 매니저의 공식 사과 ▲'음반 밀어내기'로 뉴진스가 받은 피해 구제 ▲뉴진스 멤버들의 동의 없이 사용된 자료 삭제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감독과의 분쟁 및 작업물 삭제 문제 해결 ▲뉴진스의 고유한 색깔과 작업물을 지켜줄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어도어에 보낸 뒤 "위 요구 사항들이 14일 내에 시정되지 않을 경우 전속계약을 해지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이에 어도어는 지난 27일 '아티스트의 내용증명에 따른 조치사항의 이행'이라는 제목의 공식입장문을 통해 "하니는 2024년 5월 27일 빌리프랩의 한 구성원이 하니에 대해 '무시해' 또는 '무시하고 지나가'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어도어와 어도어의 구성원들은 당사 아티스트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하니가 입은 피해를 진정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빌리프랩 측이 하니의 피해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상호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라고,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이 지속되지 않도록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뉴진스는 "어도어에 시정을 요구한 내용증명은 저희 다섯 명이 결정한 것"이라며 "오늘 긴급 기자회견을 열게 된 건, 저희가 요구한 시정 기한이 오늘 자정이 되면 끝나는데, 하이브와 어도어는 저희의 요구를 들어줄 의지가 전혀 안 보였고, 저희가 해외 스케줄을 소화하는 동안 어도어가 언론플레이를 할 것이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진스는 "어도어가 마지못해 낸 입장문에는 우리의 요구 사항에 대한 개선 조치가 담겨 있지 않았다"며 "그동안 계속 저희 의견을 전달해 드렸는데, 지금까지 어떠한 시정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 5명은 오늘부로 전속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진스는 "저희가 어도어를 떠나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저희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어도어에 계속 남아 있는 건 시간이 아깝고, 저희들의 정신적인 고통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일적으로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전혀 없다는 점"이라며 "이미 신뢰관계가 깨져버린 어도어에 남을 이유도, 전속계약을 유지할 이유도 전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뉴진스는 "위약금 기사를 봤는데, 저희는 전속계약을 위반한 적이 없다"며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있으므로 위약금을 물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이 모든 책임은 지금의 어도어와 하이브에 있다"고 주장했다. 뉴진스의 잔여 계약기간은 5년으로, 업계에선 뉴진스의 상품 가치를 감안할 때 위약금이 발생할 경우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뉴진스는 "민희진 대표님이 선례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 말이 크게 와닿았고 저희에게 큰 용기가 됐다"며 "그런 다짐을 자신의 인생을 걸고 지킨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민희진 대표와 다시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뉴진스는 "앞으로 어도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을 해 나가려 한다"며 "다만 계약된 스케줄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들을 믿어주는) 광고주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저희는 계약 해지로 다른 분들께 피해를 드릴 마음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뉴진스는 "어쩌면 당분간 '뉴진스'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지만 저희는 '뉴진스'라는 팀명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이를 지키기 위해 법적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뉴진스는 "어떤 분들에게는 그냥 단순한 상표권 문제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저희에게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며 "저희가 맨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의미가 담겨 있는 이름이다. '뉴진스'라는 이름에 대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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